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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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부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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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탄핵결정과 구속으로 7개월가량 일찍 대선을 치르게 된 요즘 전국은 선거열풍으로 신문과 방송, 그리고 길거리에서는 확성기 소리가 높게 퍼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4월 16일 매스컴은 일제히 지난해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인 조세가 사상 최초로 300조를 넘어서 318조1천억 원에 이르고, 조세부담률도 역대 두 번째로 높다고 보도했다. 국세가 2015년보다 11.3%(24조7000억 원)늘어난 242조 6천억, 지방세는 6.3%(4조5000억 원) 증가한 29조2000억 원이 늘어난 75조5천억으로서 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조세가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도 19.4%(잠정)로서 전년(18.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이다. 조세부담률은 2007년 1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역은 이른바 3대 주요 세목인 소득세(7조3000억 원), 법인세(7조1000억 원), 부가가치세(7조7000억 원)가 모두 전년 대비 7조원 이상 증가했고,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면서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도 1조2000억 원 늘어났다. 특히 담뱃값 인상 영향으로 담배소비세 징수액이 3조7000억 원으로 23.4%(7000억 원)나 급증했고, 지방세도 주민세 16.9%(1조5000억 원→ 1조8000억 원), 지방교육세 7.8%(5조8000억 원→6조3000억 원), 재산세 6.8%(9조3000억 원→9조9000억 원), 자동차세 6.8%(7조1000억 원→7조5000억 원) 등 증가폭이 컸다.

    조세는 국가가 국정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강제적으로 취득하는 것으로서 우리 헌법은 국민을 위한다는 구실아래 무한하게 징수할 수 없고, 세목과 세율은 국회에서 의결된 조세법률주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1997년 말 이른바 IMF외환위기 이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실업과 기업들의 부도가 넘쳐나는 속에서 조세수입이 이처럼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정부가 조세법률주의를 위배하지 않는 방법으로 부과징수과정에서 서민들의 경제사정은 감안하지 않고 악랄하게 갈퀴질을 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뉴스의 보도 경향은 국민의 조세부담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OECD 35개 회원국 중 최하위 권에 속한다고 하면서 앞으로 증세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즉, 35개국의 통계가 모두 확정된 2014년을 기준할 때 우리의 조세부담률은 18.0%로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낮고. OECD 회원국 평균 조세부담률 25.1%에 비해서도 약7%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조세부담률은 49.5%에 이르고, 스웨덴 32.9%, 핀란드 31.2%, 노르웨이 28.8% 등 북유럽 국가들이 대체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프랑스 28.5%, 영국 26.1%, 독일 22.3%, 미국 19.7%, 일본 19.3% 등도 우리보다 높다고 하며, 한국보다 낮은 국가로는 멕시코 12.0%, 슬로바키아 17.9% 뿐이라고 했다. 대선주자들도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머지않아 조세부담률 20%를 넘어설 것 같다. 물론, 국가 살림을 위해서 조세의 징수는 필요하며, 또 국민총생산GNP) 중 국민들이 1년 동안 낸 세금총액을 나눈 비율인 조세부담률(擔稅率)이 낮다고 해서 결코 좋은 것도 아니다. 담세율이 낮을 경우에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많아서 민간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는 재원확보가 불충분해서 사회복지와 공공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조세의 주요기능 중 하나가 조세 징수로 국가정책을 수행한다는 직접적인 측면 이외에 과세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이룰 수 있으나, 담세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에는 조세의 경제적 기능이 약화되어서 계층 간 소득격차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해 국민소득은 고작 2.5%정도 증가했는데도 소득증가율 이상으로 조세가 더 걷혔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들은 사회보장 부담금 등의 이유로 담세율이 높아져서 적정한 조세부담률을 설정하기가 어려운 것도 조세의 이와 같은 양면성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빈곤층의 가구소득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에 고소득 가구는 크게 늘어나서 2008년 이후 7년간 줄어들던 빈부 격차가 다시 벌어진 상황에서 정부의 세제 잉여금만 8조원을 기록하여 2007년 이후 최대 세수풍년을 기록했다는 사실에서 국민 여론은 담세율 인상 의견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다. 우선,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은 집권하면서 세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추진하여 ‘증세 없는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집권 첫해인 2013년에만 조세부담률이 전년보다 0.8% 낮아진 17.9%였을 뿐 지난해 조세부담률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국민 부담은 증가해왔다. 또,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가계와 기업이 부담하는 순조세 이외에 비선실세의 권력농단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혹은 강제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각종 성금·헌금·기부금 등 ‘준조세’가 많아서, 준조세를 포함한다면 조세부담률은 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더더욱 징수한 조세로서 정부의 재정지출 대부분이 사회복지로 환원된다면 국민들의 조세저항은 당연히 낮아질 것이며, 조세부담률이 높은 핀란드․ 놀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에서 잘 알 수 있지만, 우리의 세금이 이렇게 사회에 재분배되지 못하고 예산의 40%에 이르는 금액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정비사업, 항공기․ 군함 건조과정에서 드러난 국방비리, 세월호 침몰사고 등 정부의 방만한 정책과 관리소홀로 야기된 거액의 예산낭비 등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대책이 없이 단순히 다른 OECD국가들과의 담세율 수치만을 비교하여 세금을 인상하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 조세부담 증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의 재정관리 역량을 높이고 국민을 상대로 한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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