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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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값 파동을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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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치킨과 피자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겨먹는 간식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AI(Avian influenza)로 전국의 양계농장에서 기르던 닭과 오리의 15.6%에 이르는 3천만마리 이상을 살 처분하여 닭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우선, AI가 발생한 지역은 반경 3㎞ 이내의 닭들은 무조건 살 처분하여 AI의 전파를 차단하려는 정부의 조치에 전북 익산시의 한 양계농장 대표를 비롯한 동물자유연대 등 16개 단체가 전주지방법원에 ‘정부의 예방적 살 처분하다 집행정지’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몇 년째 정부의 조치에 말없이 순응해오던 축산 농가들이 정부정책을 불신하며 저항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도 삶거나 굽는다면 사람이 먹어도 인체에 무방하다고 하면서 무조건 살 처분명령은 모순된 정책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공급이 부족하면 그 대책으로 수입하는 정부의 조치는 지난겨울에 달걀수입을 비롯해서 이른바 ‘썩은 닭’ 수입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식품안전처는 국내 닭 소비량의 12%를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해 수입량은 10만7천 톤으로서 그중 브라질산이 83%에 해당하는 8만9천 톤으로서 이중 논란이 되고 있는 브라질 닭 가공업체인 BRF제품은 4만2500톤이지만, 썩은 닭 수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1% 표본검사를 15%로 늘여서 검사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정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지는 국민들의 몫이 되었다.

    한편, 닭 파동으로 가맹점 수 기준 국내 1위인 A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값을 10% 올리고, 또 국내 최대의 대형할인점인 E마트에서도 백숙용 생닭(1㎏) 가격을 15% 인상하여 5980원으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정부의 압력으로 모두 철회한 뒤 닭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치킨 가격에서 닭고기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10% 안팎이고, 또 산지가격의 등락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해서 닭 1마리를 1600원에 매입하면 가공비와 각종 부대비용을 합쳐도 1만 원 정도이니, 16000원에 팔아도 가맹점이 5000~6000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데도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하는 것은 과당경쟁 때문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직장인들이 은퇴 후 창업 1순위로 꼽히는 치킨 집은 전국에 57,000여 곳으로서 한 해 평균 7,400여 곳이 새로 생기고, 5,000여 곳이 문을 닫는 실정인데, 치킨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AI 사태로 닭 공급이 줄어든 것을 빌미로 터무니없이 값을 올리려 한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서 치킨업체들은 지난 8년 동안 치킨 값을 인상하지 않았으며, 정부가 원가 산정기준이 오류투성이고, 정부가 민간기업의 가격정책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B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전국 가맹점의 치킨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치킨 가공업체와 1년 동안 단가계약을 맺어서 생산지 닭 가격의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인하에 따른 가맹점의 손실분은 본사에서 보전할 계획이고, 또 가격하락으로 인하여 매출이 늘면 가맹점의 수익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결국 치킨 판매가를 올리려고 하던 A치킨 업체와 E마트는 가격인상 계획을 철회했지만, 닭값 파동을 계기로 그동안 달걀을 비롯하여 생닭고기의 수입정책, 그리고 AI나 구제역이 발생하면 으레 가축을 생매장하는 등의 정부정책이 과연 적정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보면 공산품과 달리 자연 상태에서 생산되는 상품은 설령 AI나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없다는 애로가 있다. 가령, 돼지농가에서 사료인 옥수수 생산이 줄면 돼지사육 숫자를 줄이면서 가격이 오르고, 옥수수 생산이 늘어나면 돼지생산을 늘이면서 돼지가격이 내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격파동을 콘혹(Corn-Hog cycle)이라고 할 정도로 경제학에서 가격이론의 기본이지만, 정부는 과연 철저한 원가계산를 하고 업체의 가격인상을 억제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다.

    또, 이슬람 국가들은 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반면에 닭고기는 즐겨하여 웬만한 가정에서는 매일 치킨 다리 두 개씩 식탁에 오를 정도인데, 사실 그 많은 닭을 어떻게 기르며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치킨 값 파동의 주원인인 AI는 철새들의 이동에 의한 전염으로서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철새들이 이슬람국가가 대부분인 동남아에서는 월동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우리보다 환경이나 축산기술이 미흡하다고 여겨지는 이들 국가에서 AI파동을 겪지 않고 안정적으로 닭을 기르는 비법을 배워 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AI나 구제역, 그리고 매년 여름이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수산물의 비브리오 균으로 인한 대책으로 살 처분함으로서 매년 수십억 내지 수백억 원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것은 곧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것임에도 이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이들 전염병의 예방대책으로 수십억을 투자하여 개발한 AI나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매년 발생하는 것을 보면, 과연 물 백신은 아닌지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엄격하게 심사해볼 필요가 있다.

    넷째, 최근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인공 닭고기와 오리고기가 등장했다는 뉴스가 보도 되는 등 잇달아 발표되는 대체기술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멤피스 미트사(Memphis Meat)는 인공 닭고기로 만든 프라이드치킨과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인공 오리고기 요리를 만들어서 시식 행사를 가졌는데, 인공육을 맛본 사람들 대부분은 기존 닭고기와 전혀 차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공육류 제조는 2013년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 대학 연구진이 최초로 소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에 실험실에서 영양분을 주며 배양한 근육과 지방세포로 인공 쇠고기를 만든데 이어서 두 번째인데, 또 다른 국가에서 이보다 더 획기적인 인공육 개발을 연구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도 없다.

    바이오 기술의 발달로 인공 쇠고기․닭․오리고기의 출현은 시대적인 조류라고 할 수 있어서 인공육 시판이 보편화된다면 가축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사육비, 수질과 환경오염은 물론 구제역이나 AI 같은 전염병 발생으로 수천만 마리를 살 처분하거나 비인도적인 도축방법, 그 보상금 등에 대한 논란도 사라지게 할 것이다. 물론, 인공육 가격과 인공육이 인체에 무해한지 여부가 논의될 수 있는데, 이번에 인공 닭고기 1파운드(450g)를 만드는데 들어간 돈은 9000달러(약1018만원)라고 하지만 2021년쯤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춰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세포를 단백질로 만드는 기술로 가축사육에 필요한 사료, 물,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연간 약 226조 2200억 원(200억 달러)의 고기가 소비되고 있으며,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육류소비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세포로 만든 단백질이 대중화될 경우에는 앞에서 언급한 문제가 해소될 것이지만, 과연 자연분만과 풀밭에서 자란 가축에서 생산된 고기가 아닌 세포 배양으로 가공한 인공육이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는지는 앞으로 많은 연구를 해봐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우리 정부는 궁색한 변명에 급급하지 말고 AI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권위 있는 제3자기관의 검사를 받도록 하여 국민은 물론 축산농가의 불신을 씻도록 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세계 최첨단 국가의 명성에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인공육류 개발에 노력하도록 규제를 푸는 것도 세계적인 조류에 낙오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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