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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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황금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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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말 전국을 뒤흔들었던 대통령 비선실세에 의한 권력농단 스캔들은 국회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숨 가쁘게 진행되었다. 마침내 지난 달 27일 19차에 걸친 변론을 마치고 이제 선고만 남겨 두었으며, 다른 한편 특별검사 임명에 의한 정권농단 수사는 90일간의 수사 끝에 수사기일 연장 요청에 대한 불승인으로 정작 당사자인 대통령 본인에 대한 직접 조사며 재벌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마치지 못한 채 다시 검찰로 넘어갔다.

    초기에는 47%에 이르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급강하 하면서 광화문광장은 매주말 탄핵결정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벌어지더니, 어느새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개최하면서 탄핵기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가을부터 탄핵인용을 전제로 그 60일 이내에 실시하게 될 조기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이른바 잠룡들의 선거운동이 치열하다. 이런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는 민생은 실종되고 공허한 정치만 횡행하게 된다. 헌재는 변론이 종결되면 재판관들의 평의를 거쳐서 대개 2주일 전후로 선고를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달 13일까지는 선고가 될 것이지만, 어떤 형태로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금까지 지지와 반대세력들이 보여준 태도로 보아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제발 선고 후 서로가 한발씩 양보해서 후유증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만일 3월 10일 전후로 선고가 있게 된다면 대통령선거는 60일 이내인 5월 10일 전후에 실시하게 되는데, 이미 업계는 5월 상순의 잇단 기념일과 공휴일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즉, 5월 1일(월)은 노동절, 3일(수) 석가탄신일, 5일(금) 어린이날 등 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 있는 일명 ‘샌드위치 연휴’여서 만일, 화요일(2일)과 목요일(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적어도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서 정부는 아직까지 임시공휴일 지정에 관해서 일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임시공휴일 지정은 관계 부처가 요청하면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지정되며, 현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결정하게 되므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다만, 임시공휴일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서 민간 기업은 자율적으로 휴무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만일 탄핵기각을 주장하는 대통령 측의 주장과 달리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재판관의 임기만료일인 3월 13일 이전에 탄핵결정이 있게 될 경우에는 정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어서 자칫 연휴기간 중 평일인 어느 날이 대통령선거일로 지정 될 상황이 되어서 이래저래 5월 초의 황금연휴는 더욱 확실해지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된다 해도 정치권으로서는 자칫 황금연휴로 인한 투표율 저하를 걱정해야 하고, 또 업계로서도 정부가 진실로 근로자들과 국가경제를 위한다면 근로자들이 미리 휴가나 여행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최소한 1년 전부터 여론을 수집하여 면밀한 계획아래 사전 발표가 필요한데도 아직까지 임시공휴일을 일체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불쑥 임시공휴일을 발표하는 것도 기대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근로자단체는 우리의 연평균 근로시간이 OECD국가의 연평균 1799시간보다 314시간 많은 2113시간이어서 과로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휴식을 통한 재충전과 삶의 질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업주들은 우리의 노동생산성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아서 근로시간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법정공휴일과 연차휴가에 관한 우리의 현실은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큰데, 미국은 1971년 닉슨 행정부 때 일부 법정공휴일이 주말과 겹치지 않도록 해당 기념일에서 가장 가까운 월요일로 변경했으며, 일본도 미국을 본떠서 2000년부터 체육의 날을 비롯한 법정공휴일 4개를 월요일로 바꾸고, 특히 법정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에 쉬고, 법정 공휴일 사이에 낀 징검다리 평일도 휴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5인 미만의 영세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은 일감에 따라 연차휴가를 쓰도록 하는 반면, 대기업의 근로자들은 회사의 눈치 보기와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한 수당 지급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연차휴가 활용률이 평균 60.6%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근로자 500~999명인 기업의 연차 휴가 활용률은 47.9%이고, 1000인 이상 기업도 52%에 불과할 정도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연차휴가 활용률이 낮아서 유럽 각국의 근로자들에게 보편된 연2주 내지 한 달이라는 장기휴가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더더욱 지난 1일 A리서치는 우리의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고, 전체 가구 중 약 43.2%가 빚을 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가계부채는 20대는 897만원, 30대는 3937만원, 40대는 5213만원, 50대가 581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와 70대는 각각 5,312만원, 2,009만원으로 나타났는데,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부재로 기업들은 확실한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와 노사분규로 속으로 곪는 기업들은 너도나도 노조가 약한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더더욱 정부는 마치 국민들이 돈을 쓸 여가가 없어서 내수가 침체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설령 연휴 확대로 인한 소비증가의 여력은 1년에 5억 원을 소비하거나 소송 수임 한건에 100억 원을 받는 상류소비층 1%에 국한되고 있을 뿐인데도 정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천문학적인 가계부채에 짓눌려서 소비의 여력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은 참으로 살기 좋은 나라다,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은 값싼 동남아 근로자들을 수입해서 시키면 되고, 일하기 싫어서 백수로 살더라도 몸이 아프면 나라에서 거의 무상으로 치료해주고, 먹을 것이 없으면 먹을 것을 지원해주며, 근로자들은 터무니없는 이유로 쟁의를 벌이며 파업을 해도 성과급을 주는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빚이 산더미 같은데도 소비를 조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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