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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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법판례) 라오스 비행기 추락사고와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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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판결 : 인천지법 2016. 1. 26. 선고 2014가합9478 판결

    * 아래 글은 엄밀한 평석이 아니며, 판례소개를 겸한 간략한 언급을 한 것입니다.

     

    1. 사안

    가. 2013. 10. 16.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을 출발한 라오항공 소속 항공기는 라오스 국내 팍세 공항으로 착륙하다가 추락하여, 한국인 3인을 포함하여 탑승자 49인 전원이 사망하였다.

    나. 라오스 항공조사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위 사고는 항공기 운항상의 잘못으로 밝혀졌고, 이에 사망한 한국인들의 상속인들이 국내에서 라오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 이 사건 청구이다.

     

    2. 판시 내용

    피고측의 본안전 항변을 비롯하여 여러 항변을 배척하고, 총 10억원 이상의 배상과 그에 대하여 위 사고일인 2013. 10. 16.부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6%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배상을 명하였다.

     

    3. 판결문 검토

    가. 총론

    해외에서 발생한 항공기추락사고의 사후수습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소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즉, 국내에도 관할권이 인정된다는 점)에서는 관광법 관련 판례로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외국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국내에서 재판이 벌어지는 경우, 어떠한 주장이 제기될 수 있고 그에 대해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리는가를 잘 보여주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국제사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참고가 될만한 판결이다.
    이 판결에 대한 엄밀한 평석은 다음으로 미루고, 이하에서는 판결문상 드러난 여러 논점에 대해 간략한 소견을 적어보는 것으로 한다.

     

    나. 본안전 항변

    피고측은, 1) 증거가 모두 라오스 현지에 존재하고, 2) 우리나라에 라오스 법에 대한 연구나 검토가 매우 불충분하며, 3) 라오항공은 라오스정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므로 피고에 대한 청구는 라오스 정부 입장에서 보면 라오스라는 국가의 책임을 묻고 국가를 상대로 한 강제집행을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였으나, 모두 배척되었다.
    사망자들 및 원고들이 한국인이므로 한국에도 충분히 연결점이 있어, 국제재판관할권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 청구원인

    이 사건 청구가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인지, 계약상의 책임을 묻는 것인지 다소 의문이 있으나, ‘라오스 법이 항공운송계약의 준거법이 되고 그에 따라 준거법도 라오스 법’이라고 판시한 것을 보면(판결문 8면), 계약상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이해된다.

     

    라. 준거법

    위 판결에서 가장 많은 설시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 준거법에 관한 부분이다.
    판결은 피고의 주된 사무소가 있는 국가의 법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라오스 법이 항공운송계약의 준거법이 되고, 결국 라오스 민법이 준거법이 된다고 하였으나, 여러 사정을 거론하며 원칙적으로 조리에 의하되, 이와 가장 유사하다고 인정되고 현실적으로 확인가능한 법정지법인 대한민국 법에 의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판결문 8면).
    한편, 피고측은 라오스 민법에 따르면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 사이의 손해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지 않고, 어느 쪽이든 사망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는 침해된 생명의 가치일 뿐, 일실소득이나 정신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그와 같은 내용이 라오스 민법에 규정되어 있거나 라오스 최고법원의 법해석에 의하여 판단되어 있지 않다고 보았고, 만일 라오스 법이 일실소득이나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배제하고 있다면, 적절한 손해배상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되지 못하므로 국제사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라오스 민법을 이 사건의 준거법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칙적으로 라오스 법이 준거법이라고 보았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한국법을 적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판결선고후 지연손해금 인정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즉, 판결선고 다음날부터의 기간에 대한 연 20%의 소촉법상의 지연손해금 청구에 대해, 준거법이 외국법인 경우 소촉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조리에 따라 대한민국 상법에 의한 연 6%를 인정하였다. 이 논리대로라면 불법행위시부터도 연 6%가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원고측에서 연 5%만 청구하였으므로, 청구한 대로 인정되었다.

     

    4. 소견

     

    가. 준거법에 대하여

    판결문을 검토해보면, 피고측에서 라오스 법에 대해 여러 주장을 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주장취지는 거의 배척되었다. 피고측 변호사 사무실은 라오스 현지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므로, 국내 기준으로 보면 그래도 라오스 법에 가장 밝은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나, 라오스 법에 대한 변론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다.
    피고측에서 어떤 주장을 했더라도, 당사자측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재판부로서는 라오스 법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을 수 있을 것이다. 라오스와 우리나라의 평소의 교류상황을 고려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라오스 법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이 사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외국에서 일어난 사고에 관해 우리나라에서 처리되는 경우, 우리에게 법제가 친숙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실제로는 국내법에 의하여 처리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친숙한 몇몇 나라라는 것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이면서 우리나라와 활발히 교류하는 나라들이 될 것이다.

     

    나. 집행에 대하여

    위 판결은 1심 판결이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도 가집행이 붙어 있고, 향후 상소가 되어 일부 내용이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측이 전부 패소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되므로, 어느 단계에서는 집행이 문제될 것이다. 국제적 요소가 개재된 사건에서 실제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 집행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문제를 다루어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외국판결의 국내집행 문제는 결코 쉽지 않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하면, 집행판결을 받기 위하여 다시 1,2,3심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적 요소가 있는 사안에서 소를 제기하고자 하는 당사자로서는, 집행만이 판단기준은 아니며, 본안절차에서 고려할 수 있는 유불리 요소와 집행의 편의성, 이 두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소 제기국가를 정하여야 하는 치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하여간 이 사건으로 돌아와, 가집행이거나 아니면 최종적으로 승소확정되면 다음 단계로 집행문제에 직면하게 될 터인데, 검색을 해보면 ‘라오항공 한국지사’라는 곳이 나오기는 하나,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등, 실체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아울러 라오항공이 한국취항을 하고 있는 듯도 싶으나, 실제로 라오항공 소속 항공기가 국내로 들어오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하여간, 국내로 비행기가 들어온다면 그 비행기에 대한 압류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라오항공 탑승권을 판매한다고 선전하는 여행사가 꽤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그 여행사가 라오항공에 지급하여야 할 항공권판매대금을 압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상판결의 인용액이 10억원을 조금 넘는 정도이므로, 라오항공의 항공기가 실제로 국내로 입국하거나, 아니면 라오항공이 국내대리점을 통하여 실제로 영업을 하고 있다면, 국내에서의 집행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듯하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라오스까지 항공요금이 왕복 50만원 정도라고 하고, 1회 운행에 200석을 제공하고 만석이 된다고 가정하면, 1회 왕복 매출이 1억원 정도가 된다. 매출액이 곧 영업이익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정도의 영업규모라면 10억원 남짓의 손해배상을 피하기 위하여 영업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문제는 국내에서의 집행이 불가능하고, 라오스에서 집행을 하여야 할 경우인데, 본인이 라오스 법과 재판체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 엄밀한 논의는 불가하나,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생각해보면, 상당한 난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라오스 현지에서 재판을 통하여 집행판결을 얻어야 하는데, 대상판결이 라오스 법을 무시하였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우나, 라오스 법을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만일 어느 외국에서 판결문상 한국법이 준거법이기는 하나 알기 어려우므로 조리나 자국법을 적용한다고 하였고, ‘….라면 한국법은 피해자들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므로…’라고 판단하였다면 국내에서는 어떻게 될까? 어떤 형태로든 그 상태 그대로 집행판결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든 수정이 가해져야 할 터인데, 한국판사가 보기에 그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그 판결의 승인 자체가 거부될 것이다. 대상판결을 읽어보면, 라오스 법원에 의하여 그러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이러한 우려가 들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우려를 제거할 수 있는 판시방법이 있었을까 하는 점도 문제이다. 이러한 측면에서의 검토도 앞으로의 과제로 미룬다.

    5. 맺는 말

    대상판결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수긍이 된다. 앞으로 이 사건이 어떻게 결말이 나고 아울러 집행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다. 그 집행모습을 보면, 동일한 유형의 사건에 대한 법적 처리 전(全) 과정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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