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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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법학연구소장
와이오밍대학교 로스쿨 방문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감사
한국경제법학회, 한국피해자학회 이사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출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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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패륜, 적절히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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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드라마를 보면 간혹 그 패륜성에 놀라곤 한다. 드라마를 즐기는 아내에 의하면 적지 않은 드라마가 패륜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토로한다. 물론 드라마가 반드시 좋은 내용만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지 않은 내용이라도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스토리에 포함될 수 있다. 예컨대 얼마전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간통과 같은 불륜은 충분히 드라마의 일부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체내용이 혈연과 존속의 관념을 무시하고 보복과 복수로 일관되는 식의 패륜성만 강조한다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방송사마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패륜적 내용의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이러한 패륜드라마를 온 가족이 시청하는 저녁시간대에 방송하는 방송국의 행태는 공영방송의 정신을 망각한 것이고 사명감과 순수성을 저버린 드라마 작가에게도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시청률이 중요하다고 마구잡이로 패륜경쟁에 나서는 방송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솔직히 말하면 패륜드라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방영되어 왔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자주 패륜드라마를 방송하여 드라마를 즐길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패륜드라마를 제재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예컨대, 버려진 친딸이 며느리가 된다는 패륜적이면서 황당한 설정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모 드라마에 대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4월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고 폭언이 심한 장면을 여러 차례 방송해 방송심의규정에 어긋난다”며 방송사 관계자들에 대해 징계처분을 내렸지만 드라마 관계자들은 징계 이후에도 폭언과 폭력 장면을 계속 내보내 다시 경고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방송사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고려하면 폭언은 사회 통념의 범위내에 있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재심결정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얼마전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다.
    방송사가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드라마 징계에 대해 법원이 판단을 내린 것도 이 사건이 처음이었는데,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 극의 내용이 사회적 윤리 의식을 저해하고 가족 정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방송사가 이 드라마를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에 방영한 것은 청소년의 정서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특히, 이미 방통위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동일작가가 쓴 드라마가 제재처분을 받은 것이고, 또한 당시 방송사는 저품격 드라마에 대한 집중 심의기간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제재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하였다.
    방송법에 따라 제정된 ‘방송심의규정’상의 심의기준에는 건전한 가정생활 보호,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 형성, 공중도덕과 사회윤리 등이 들어 있다. 이에 따르면 패륜적 내용의 드라마는 결코 방송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구체적 내용을 가지고 국가가 일일이 간섭하고 제재하는 것도 문제는 있다. 중요한 것은 드라마제작사와 작가들의 양식과 수준에 따른 자율규제가 우선되어야 한다. 패륜적 내용 말고는 줄거리가 그렇게 없는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작품에 관한 아이디어가 그렇게도 없는가?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면 좋은 작품과 좋은 드라마는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다. 드라마작가도 그렇고 방송사도 그렇고 시청자와 그 가족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드라마의 내용이 패륜지향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도록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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