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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액의 예정과 사실인 관습

-대법원 2015.10.15. 선고 2015다33755판결-

 

법률신문 제4373호 (2015. 12. 10.)

1. 사실관계

원고 ‘갑’이 매도인이고 피고 ‘을’이 매수인인 ‘법인 양도 양수 계약’의 매매대금은 1억원이고, 그 계약금은 3,000만원이다. 계약서 조항 제7조(상호계약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언은 다음과 같다.

“본 계약을 ‘갑’이 불이행 할 때에는 ‘을’로부터 수령한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고 ‘을’이 불이행 할 때에는 본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 10/1.갑에게 귀속된다.(단, 쌍방합의하에 의하여 계약 파기할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한다)”

 

2. 원심의 판단

사안은 위 ‘법인 양도․양수 계약’을 ‘을’이 위반해 계약이 해제된 경우인데 ‘을’이 손해배상 해야 할 배상액이 얼마인가라는 문제이다.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는 위 계약에서 피고가 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였을 경우 원고에게 기 지급한 계약금 3,000만원의 10배인 3억 원을 손해배상의 예정액으로 삼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4항, 피고는 위 갑 제2호증 계약서에 기재된 ‘10/1’이 단지 ‘1/10’의 오기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일단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으로는 계약금의 배액을 지불하도록 하면서 피고의 계약위반 시에는 그것의 1/10에 불과한 300만원만 지급하면 되는 것으로 하였다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이 사건 회사의 총 인수대금이 1억 원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법인 양도․양수 계약이 원만하게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익은 위 금액인 점, 원고가 그 중3,000만 원을 계약금 명목으로 수령하였고 남은 미지급금이 7,000만원인 점, 원고의 계약 불이행시 피고에게 지불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위와 같이 기 수령한 계약금 3,000만원의 2배인 6,000만원으로 예정하였던 점, 원고도 피고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약 4,000만원 ~ 5,000만원 사이의 회사 채무는 자신이 부담하여야 할 부분이라고 시인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두루 고려하면, 양 당사자 사이에서 정해 놓은 손해배상의 예정액 3억원은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그 40%로 감액하여 1억2,000만원을 인정하기로 한다.”

 

3. 대법원은 원심판결 파기하고 환송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며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1) 계약당사자 간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 여하에 관계없이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다1411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계약조항 중 ‘계약금 10/1.갑에게 귀속 된다’는 부분은 조사가 생략되어 있고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귀속 된다’라는 표현 또한 일반적으로는 이미 지급받은 금액의 반환의무를 면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추가로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으므로, 이는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특히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부분을 ‘피고가 계약을 불이행할 경우 계약금의 10배를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 상대방인 피고에게 이례적으로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므로,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계약서 제7조의 문언의 의미를 해석은 하지 않고 파기환송)

 

4. 이사건 계약조항 제7조의 의미를 해석하면

1.) 이사건 매매계약에서의 계약금 3.000만원은 그 작용에 따라 계약체결의 증거로서의 의미를 갖고, 또한 어느 일방이 위약했을 경우 손해배상 해야 하는 그 ‘배상액의 예정’을 한 의미를 갖는다.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라고 했으나 ‘배상액의 예정’을 한 이사건 계약서 제7조에 규정된 문언은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먼저 대법원이 설시한바와 같이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2.) 그러기 위해서 법률행위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시실인 관습’을 알아보기로 한다. ‘사실인 관습’은 민법 제106조에 의해 법률행위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관습인데 이는 민법 제1조의 ‘관습법’‘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즉, ‘관습법’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른 것을 말하고,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관행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생활규범인 점에서는 관습법과 같으나, 다만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규범으로 승인될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

특별한 경우가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주택이나 상가점포 하나 등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금으로 매매대금의 1/10에 상당하는 금액을 수수하는 것이 관례이다. 이러한 관습은 법적규범으로 승인된 ‘관습법’은 아니지만 이른바 ‘사실인 관습’으로서 법률행위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며 증명이 필요하지 않는 ‘공지의 사실’이라고 본다.

3.) 계약금은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어느 일방이 계약위반으로 매매계약이 해제되어 손해배상을 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한 ‘배상액의 예정’을 한 것으로 보는데 그 계약금의 액수는 통상 ‘매매대금의 1/10에 상당하는 금액인 것이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사실인 관습’이다. 따라서 이사건 계약서 제7조에 규정된 문언인 “계약금 10/1”은 이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계약금의 10배’로 볼 것이 아니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계약금의 10분의 1로 볼 것도 아니다. 이는 ‘매매대금의 10분의 1’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즉 ‘10/1’은 ‘1/10’의 오기이고 ‘계약금’은 ‘매매대금’의 오기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 이 사건에 있어서 ‘을’의 배상액은 계약금 3,000만원의 10베인 3억원이 아니고 계약금 3,000만원의 1/10인 300만원도 아니다. 이는 매매대금 1억원의 1/10인 1,000만원이 될 것이다. 이것이 법률행위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사실인 관습’에 따른 해석이라고 본다.

4.) 다음으로 이사건 계약조항 제7조에 규정된 “본 계약을 ‘갑’이 불이행 할 때에는 ‘을’로부터 수령한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고”라는 의미는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를 보기로 한다. 이사건 계약금은 3,000만원이므로 그 배액은 6,000만원이 되는데 이는 ‘을’의 배상액과 균형이 맞지 않는다. 매도인인 ‘갑’이 배상할 금액이 ‘계약금의 배액’이라고 하는 것은 그 계약금액이 매매대금의 1/10에 상당하는 경우인 것을 전제로 한 통상의 관례이다. 배액배생이란 계약금은 반환하고 또 같은 액수의 손해배상을 한다는 의미이지 계약금 반환하고도 또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사건의 경우 ‘을’이 배상해야할 금액을 매매대금의 1/10인 1,000만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사실인 관습’에 따른 해석이라고 봄으로 ‘을’이 배상하는 경우와 같이 ‘갑’이 배상하는 경우도 이사건 계약금 3,000만원 전액을 ‘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 없고 그 중 매매대금의 1/10인 1,000만원만을 ‘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야 한다.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매도인이 받은 계약금은 부당이득 반환의 법리에 따라 반환해야하는 것이므로 이사건의 경우 ‘갑’이 위약한 경우라면 계약할 때 받은 계약금 3,000만원은 이를 반환하고 ‘배상액의 예정’인 1,000만원을 배상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갑’이 배상하게 되거나 ‘을’이 배상하게 되거나 간에 그 배상액은 같은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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