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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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과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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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어떤 일로 위  제목과 같은 주제로 생각해보았다. 상속 자체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으나, 여성이 맞이하는 상속의 특성은 있는 듯하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나, 한 두 가지만 적어보면, 첫째는, 통상은 부부중 남성이 먼저 사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듯하다.

    이 경우 여성은 남편과의 관계에서는 상속을 받을 사람이지만, 자녀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속을 해줄 사람이다. – 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 남편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남편이 없는 경우에 비하여 부부의 지위가 확고하다. 부부 두 사람이 그 이후보다 상대적으로 젊을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남편이 먼저 떠나고 여성 혼자 남고 체력과 정신건강이 쇠약해지는 떄를 맞이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배우자 없는 상태에서 매우 오래 생존하여야 하기도 한다. 이럴 때 받을 상속과 물려줄 상속을 위하여 어떠한 고려를 하여야 하겠는가, 이 점이 이젠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어느 정도 자력이 있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궁리를 해두기도 하는데, 그 애쓴 것에 비하여는 보람이 없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좀 더 전문적이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둘째는, 다수의 그리고 다양한 경우의 상속사건에 접하다보니, 사회가 변화가 상속사건의 추세에서도 반영되고 있는 점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아직 상속분쟁의 가장 많은 유형은 상속결과에 대해 불만을 품는 여성들이 남성형제들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 앞 세대와 지금은 물러가고 있는 세대들까지는 아들에 대한 우대경향이 어느 정도는 분명히 남아 있다. 그 점이 분쟁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는 이해되나, 실제 사건들에 접해보면 어느 한쪽을 홀대하려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는 몰랐던 저마다의 많은 사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나온 이야기라던가, 행복한 집안은 사정이 비슷한데, 불행한 집안은 사정이 모두 다르다는 말이 진실이로구나 하고 탄식을 하곤 한다.

    물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그 이유를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같은 일을 두고도 서로 생각이 완전히 다르고 길게는 수 십년을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불행한 관계를 이어온 사람들이 이제와서 그 점에 대해 서로 원만히 이해하게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경우, 혼자 남은 부모의 상속문제가 실질적으로 관계를 완전히 끊는 마지막 절차가 된다. 그 이전에도 이미 사회학적으로는 가족이라고 하기 어려웠고, 한편 앞으로도 법적 차원에서는 가족으로 남을 것이나, 앞으로는 거의 영원히 서로 가족의 입장에서 대할 일이 없게 될 것이다. 상속분쟁은 종종 한풀이의 장(場)같이 되고, 어떨 때는 마치 이제 앞으로 영원히 헤어지기 위한 세리모니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여간 지금 물러가는 세대로 말하면, 예를 들어 80세라고 하면 1970년대 이후 1980년대에 걸쳐 기초적인 부를 축적하기 시작하였던 세대이다. 어찌보면 옛날같지만 그리 먼 옛날도 아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들이 그렇게 철저하게 봉건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어떤 조치를 취했다고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가 만나본 고령세대 분들중에서도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고 매우 합리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들이 매우 많았다.

    다시 말하자면, 피상속인이 될 분이 정말로 어느 한 쪽을 홀대하려고 하는 경우도 꽤 있었을 것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 홀대를 당하는 쪽이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경우, 그리고 피상속인이 될 분의 뜻은 그렇지 않았으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쇠약하여 더 이상 어느 한쪽의 지배를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 등 실로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도 각 집안의 특별한 사정에 따른 분란의 요소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지만, 나는, 앞으로는 확실히 아들만 챙겼다라거나 하는 일들은 거의 사라지지 않을까 하고 짐작한다. 이젠 남자 쪽에서 불만을 품고 여성들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러한 일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아직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서 할 말이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상속과 관련하여 위에서 쓴 배우자를 잃고 나서 혼자 지내야하는 경우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여성이라는 점때문에 특별히 더 고려할 것은 없습니다.”라고 말할 때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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