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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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선거구 획정과 게리맨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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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선거구 획정과 게리맨더링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선거구 획정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우선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기본단위를 선거구라 하고, 선거구를 분할하여 대표자를 선출하는 기본단위를 정하는 것을 선거구 획정이라 한다. 선거구를 획정하는 방식에 따라서 선거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각 정당이나 선거에 출마할 정치인은 선거구 획정에 사활을 걸게 된다. 선거구에 대하여 우리 공직선거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를 두되, 직무에 관하여 독립의 지위를 가지도록 하고 있다(제24조). 그러므로 선거구획정에 대하여 우리 법은‘선거구 법정주의’와‘선거구 획정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선거구 획정위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 국회가 입법과정에서 전혀 다르게 규정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고, 요즘 논의사항을 지켜보더라도 선거구획정위원들이 각 정당의 대리인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구성되고 오랫동안이 지났음에도 어떠한 결정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선거구 획정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은 하나의 기초단체 단위별로 하나의 선거구를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투표가치의 불평등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평등선거의 원칙은 투표의 수적(數的) 평등, 곧 1인 1표의 원칙과 투표의 성과가치의 평등, 즉 1표의 투표가치가 대표자 선정이라는 선거의 결과에 대하여 기여한 정도에 있어서도 평등하여야 한다는 원칙(one vote, one value)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기초단체가 일정 인구수를 넘을 경우에는 선거구를 나누어야 하며, 일정 인구수에 미다할 경우에는 여러 기초단체를 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기초단체를 나누거나 합해서 선거구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동일성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행정구역, 생활구역, 교통, 정치적, 경제적, 지리적, 사회적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분할이나 병합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 있어서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선거구가 정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를 게리맨더링이라고 하는데 우리 헌법재판소는 일정한 집단의 의사가 정치과정에서 반영될 수 없도록 차별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을 부정하고(헌법재판소 2009. 3. 26. 선고 2006헌마14 결정), 선거구 획정에 관하여 국회의 광범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여도 그 재량에는 평등선거의 실현이라는 헌법적 한계가 있으며, 구체적인 선거구 획정에서 투표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한 경우에 이러한 불평등이 여러 가지 비인구적 요소를 모두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합리성이 있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투표가치의 불평등이 생긴 경우에는 그 입법재량을 일탈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헌법재판소 1995. 12. 27. 선고 95헌마224 결정 등)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 어원을 보면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Massachusetts) 주지사 E.게리(Elbridge Gerry)가 새로운 상원의원 선거지역에 대해 자신이 속한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분할하였다. 그렇게 분할된 선거구 모양이 도마뱀(salamander)과 비슷하였고, 그 때문에 상대당에서 게리와 샐러맨더를 합쳐 게리맨더(gerry+mander)라고 비난하면서 유래된 말이다. 이처럼 선거구 획정에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에는 특정 정치집단이나 이익 단체의 자의에 의해 왜곡됨으로써 투표가치의 공평을 해치게 된다. 그래서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객관적 시각에서 공평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공직선거법에서도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토록 하고 있으나,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대부분 선거를 겨우 앞두고 선거구가 정해지는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2016. 4.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 한창인데 각 정파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유다. 헌법재판소는 2014. 10. 30.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에 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4. 10. 30. 결정 2012헌마190·192·211·262·325, 2013헌마781, 2014헌마53(병합)]. 헌법재판소는 “인구편차 상하 33⅓%를 넘어 인구편차를 완화하는 것은 지나친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아니하고, 국회를 구성함에 있어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국민주권주의의 출발점인 투표가치의 평등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 특히, 현재는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 지역대표성을 이유로 헌법상 원칙인 투표가치의 평등을 현저히 완화할 필요성이 예전에 비해 크지 아니하다. 또한, 인구편차의 허용기준을 완화하면 할수록 과대 대표되는 지역과 과소 대표되는 지역이 생길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데, 이는 지역정당구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같은 농·어촌 지역 사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이와 같은 불균형은 농·어촌 지역의 합리적인 변화를 저해할 수 있으며, 국토의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인구편차의 허용기준을 점차로 엄격하게 하는 것이 외국의 판례와 입법추세임을 고려할 때, 우리도 인구편차의 허용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시점에서 헌법이 허용하는 인구편차의 기준을 인구편차 상하 33⅓%를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 선거구구역표 중 인구편차 상하 33⅓%의 기준을 넘어서는 선거구에 관한 부 분은 위 선거구가 속한 지역에 주민등록을 마친 청구인들의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과거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 2001. 10. 25. 선고 2000헌마92 결정 등)는 “인구편차의 허용한계에 관한 다양한 견해 중 현시점에서 선택 가능한 방안으로 상하 33⅓% 편차(이 경우 상한 인구수와 하한 인구수의 비율은 2:1)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 또는 상하 50% 편차(이 경우 상한 인구수와 하한 인구수의 비율은 3:1)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는데, 이 중 상하 33⅓% 편차 기준에 의할 때 행정구역 및 국회의원정수를 비롯한 인구비례의 원칙 이외의 요소를 고려함에 있어 적지 않은 난점이 예상되므로, 우리 재판소가 선거구획정에 따른 선거구간의 인구편차의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지 겨우 5년여가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너무 이상에 치우친 나머지 현실적인 문제를 전적으로 도외시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이번에는 평균인구수 기준 상하 50%의 편차를 기준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그러나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는 인구편차가 상하 33⅓% 또는 그 미만의 기준에 따라 위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면서 최소한 인구편차가 3:1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해당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부터 19대 총선거까지 위 원칙이 적용됐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2:1의 원칙을 기준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져 새로이 선거구를 획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심차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출범하였지만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한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선거구가 병합되어 폐지될 위기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반발, 지역구수와 비례대표수를 두고 각 정당이 갖는 이해관계, 정당에 따라서 자신들이 유리한 지역의 선거구를 지키고 불리한 지역의 선거구를 우선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따라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독립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각 정당의 극심한 이해관계를 넘어서 헌법과 공직선거법의 원칙에 따라서 선거구를 획정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적인 면에서 선거구획정원들이 각 정당에서 추천을 받아 임명된 것이므로 정당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는 독립성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정당이나 국회의 추천권을 없애고 법원, 학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들로 위원이 구성되어야 하며 시․도의 관할구역 안에서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기타 조건을 고려하여 이를 획정하되, 자치구․시․군의 일부를 분할하여 다른 국회의원지역구에 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에 대하여 예외를 두지 말아야 하고,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는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하여 수정 없이 표결하도록 하여야 한다. 아울러서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를 통해서 공식적인 의견을 제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선거구 획정에 대하여 어떠한 의견을 표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도 있다. 왜냐하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갖는 자의 의견이 반영되면 게리맨더링에 의한 선거구 획정을 배척하려는 헌법정신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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