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하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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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늘린 만큼 파견도 많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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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가 하루에 처리해야 할 사건 수는 4건이 넘는다고 한다. 2000명이 넘는 검사가 모두 매달려 검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한다면 아마도 사건부담은 조금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검사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올 해 검사정원이 2000명을 넘어 2032명이다. 2015년부터 5년에 걸쳐 2015년 90명, 2016년 80명, 2017년 70명, 2018년 70명, 2019년 40명, 총 350명이 늘어난다.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공판중심주의 강화 등에 따른 공판 업무 증가, 사건의 다양화·지능화·복잡화에 따른 사건난이도 증가 등 수사 환경의 변화가 제안이유서에 적힌 증원필요성이다. 더 나아가 여성 검사가 증가하여 육아휴직도 급증할 것이고 신설되는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 신설 등 변화된 사법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검사증원으로 늘어난 사건처리 기간을 단축하여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형사사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검사 1인당 담당 재판부 수는 1.9개인데,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충실한 공판 수행이 어려워 무죄율이 급증하고 있고,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고소사건과 재산범죄사건이 늘어나고, 경찰이 증원됨에 따라 수사지휘 증가 등으로 수사검사의 업무량이 질적·양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검사 1인당 1일 사건부담은 일본 2건, 미국 1.1건과 비교하면 엄청나다. 종합해 보면 검사증원의 주 이유는 과중한 업무부담 완화다. 수를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검찰 본연의 업무인 수사 및 공소유지와 그다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곳에 수많은 검사가 파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업무과중이 검사 일손 부족만은 아닌 듯싶다. 법무부에는 검사가 수두룩하고 교육부와 서울특별시 등 행정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도 검사가 70여 명 파견되어 있다. 물론 수사지원 업무를 위해서 파견이 필요한 곳도 있다. 그러나 법령검토와 법률자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파견되어 있고 국제형사사법공조라는 명목으로 해외 총영사관에도 나가 있다. 그 수가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법무부와 외부기관 검사파견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편법파견도 없애겠다고 했다. 정부 출범 당시 국정목표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지금 어떠한가.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었고, 이 정부 들어 청와대에는 사표내고 들어온 전직 검사가 열 명이 넘는다. 다시 검찰에 복귀한 이도 대여섯이나 된다. 법무부 핵심직책에는 검찰고위간부가 포진해 있다. 검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직책도 수십 개가 된다. 변호사 자격을 갖춘 법률가가 할 수 있는 자리다. 파견된 검사는 일이년이면 떠난다. 업무의 연속성도 꾀할 수 없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대통령이 신경 쓰지 못했다면 법무부라도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과제를 챙겼어야 한다. 법무부는 진정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형사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한다면 검사증원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가용인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사와 공소유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 이 글은 2015년 10월 1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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