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홍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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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의 제·개정과 입법의 세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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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열린 한일민사집행법 심포지엄에서 한국 측 발표자에 대한 일본 측 참가자의 질문 가운데 국제아동인도의 강제집행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발표자가 이에 대해 간단히 답변을 하였으나, 추가적인 질문은 없었다. 그러나 필자로서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이행 법률에 대해서 평소 아쉬운 점이 많아 별도의 구체적인 질문을 할까 살짝 긴장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가입 및 이행법률의 제정이 대충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으나(일본의 경우 2013년 5월 가입, 2014년 4월 법률 시행), 한국이 위 협약에 먼저 가입하고(2012년 12월 가입), 이행법률을 먼저 제정하였다(2012년 12월 11일 제정, 2013년 3월 1일 시행). 두 나라가 같은 대륙법 체계로서 상당히 유사한 법률 내용을 가지고 있는데도 위 이행법률에 있어서는 두드러지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문 수에 있어서도 일본의 실시법률은 6장 153개의 방대한 조문을 가지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이행법률은 4장 17개 조문을 가지고 있는데 불과하다.

    특히 국제아동인도의 강제집행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별도로 하나의 조문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규칙이나 법무부시행규칙도 마찬가지이다(다만 대법원규칙에 아동반환청구의 심판 시 가집행명령을 붙이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을 따름이다). 물론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는 집행관이 유체동산인도청구권의 집행절차에 준하여 할 수 있다는 재판예규(제917-2호)를 두고 있으나, 그나마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의 경우에는 위 예규가 적용되지 않는다(헤이그협약상 아동이란 16세 미만을 말한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이행명령의 불이행시 과태료나 감치의 제재 외에 강제집행의 방법에 있어서는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하여 일본의 경우는 아동의 이익과 복지를 고려하여 강제집행의 단계에서도 당사자의 자발적 이행을 독려하는 매우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강제집행의 대상이 집행지의 아동이라는 점에서 온갖 정성을 다해 세심하게 입법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국과 일본의 법 제정의 태도를 일률적으로 비교하여 평가하는 것은 신중을 요하나, 한국의 법 제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국제아동인도에 관한 법률의 제정에 있어서 강제집행에 관한 하나의 조문도 두고 있지 아니한 우리나라의 법 제정 실태가 시사하는 의미는 두고두고 깊이 새겨야할 교훈을 준다.

     

    ◇ 이 글은 2015년 9월 14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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