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홍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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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적극주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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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대법원이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약정이 무효라는 판결을 하였다.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 전원일치의 판결이다. 형사사건에 있어서 성공보수를 금지한 외국 선진사법제도와 맥을 같이 하는 판결로서 사법개혁에 관한 획기적 판결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법적극주의(judicial activism)에 관한 정확한 개념을 정의하지 않고 말하는데 주저됨이 없지 아니하나, 이번 판결은 사법적극주의의 전형적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사법부가 개별 사건에 관한 법적용, 일반 사건에 관한 법해석의 차원이 아닌 제도개혁(institutional reform) 내지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의 판결을 하는 것은 미국의 경우와 달리 매우 드물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법원이 앞으로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판결을 할 것으로 짐작한다(보충의견이기는 하지만, “많은 국민이 어떤 사법제도나 실무관행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한다면 이제라도 바로잡는 것이 옳다”고 하여 대법원의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판결의 결론에 대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으나,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 판결을 계기로 형사사건에 있어서 표준수임계약서 양식을 재정비하여 판결의 취지에 부합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판결이 가져올 파장의 향방은 두고 볼 일이나, 대법원이 작심하고 한 판결이어서 형사사건의 성공보수는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판결을 꼼꼼히 읽어보면 결론 자체의 필요성 내지 정당성에 대한 설명과 달리 결론 도출을 위한 법리적 논리가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하여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을 느꼈다. 대법원의 핵심적 논리는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약정에 관한 위법성 여부에 관하여 이번 판결 이전에는 이와 같은 판결이 없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민법 제103조)라고 보기 어려우나, 이번 판결의 선고를 계기로 하여 반사회질서 법률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는 법률에 반하는 행위와도 그 성격을 달리 한다. 따라서 법률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약정에 대하여 법률로도 금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법 제103조를 적용하여 이를 일거에, 그리고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그 위법성을 명확히 밝혔다는 이유로) 일시에 부정하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여하튼 대법원이 이번 사건을 접수한 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여 신속히 결론을 내린 적극성과 결단을 보인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법적극주의가 한 단계 고양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앞으로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들에 대해서도 주목하고자 한다.

     

    ◇ 이 글은 2015년 8월 13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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