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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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간 부양에 관한 협정’, 법원이 임의로 변경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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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이혼을 하면서 부양에 관한 협정을 한 경우 법원(지방법원)이 임의로 부양에 관한 협정을 변경할 수 있을까?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는 A남과 B녀는 이혼을 하게 되었다. A남이 이혼을 요구하였고 B녀는 특별히 이혼을 당할 사유가 없는데다가 A남에게 다른 여자가 있기 때문에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딸의 장래를 위하여 이혼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A남은 B녀에게 이혼 후 생활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생활비를 매월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B녀는 A남의 지속적인 이혼요구에 지쳤고 무엇보다 두 딸이 걱정되었다. B녀는 결국 이혼에 동의하였다. A남과 B녀는 협의이혼을 하면서 두 딸의 친권자 및 양육자를 B녀로 하고, 재산분할도 합의하였다. A남은 B녀에게 위자료에 갈음하여 매월 생활비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다만, B녀가 재혼을 하면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A남은 몇 년간 약속한 생활비를 지급하다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생활비 지급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B녀는 A남을 상대로 지방법원에 약정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은 생활비를 임의로 감액하거나 지급시기를 단축할 수 있을까?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혼하면서 남편(전 남편)이 처(전 처)에게 생활비로 지급하기로 약속한 돈 중 일부는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고 나머지가 전 처의 생활비라고 하였고, 전 남편이 생활비로 지급을 약속한 돈 중 양육비라고 본 부분은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만 지급하면 되고 그 이후에는 전 처의 생활비라고 본 부분만 지급하면 된다고 판시하였다. 법원은 더 나아가 그 지급시기도 전 남편이 60세가 되는 날까지로 제한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12850 약정금).

     

    부부가 이혼을 하면서 장래 생활비에 관한 약정을 하는 것은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약정은 ‘민법 제977조’에서 말하는 ‘부양에 관한 약정’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약정은 ‘민법 제978조’에 의하여 ‘당사자의 협정’이나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변경되기 전에 지방법원이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다.

     

    대법원도 부양료 협정의 이행을 구하는 사안에서, 지방법원이 임의로 협정의 내용을 가감하여 부양의무자의 부양의무를 조절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0므651 판결).

     

    대법원은 ‘이혼하면서 처가 자녀의 양육을 맡기로 하되 자녀들의 양육비가 포함된 부양료로서 남편은 자녀들에게 그가 받은 봉급의 80퍼센트와 700퍼센트의 상여금을 막내인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매월 지급하기로 한 협정이 현저히 형편을 잃은 불공정한 것이어서 무효이거나 그 이행을 강요함이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나아가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 사이에 부양의 방법과 정도에 관하여 협정이 이루어지면 당사자 사이에 다시 협의에 의하여 이를 변경하거나, 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위 협정이 변경, 취소되지 않는 한 부양의무자는 그 협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것이고, 법원이 그 협정을 변경, 취소하려면 그럴 만한 사정의 변경이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부양권리자들이 위 협정의 이행을 구하는 사건에서 법원이 임의로 협정의 내용을 가감하여 부양의무자의 부양의무를 조절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지와 관련하여 지난 6월 26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지 여부는 혼인파탄에 책임이 없는 다른 배우자와 자녀의 부양 등 보완책이 없다는 것이 그 동안 법원을 비롯한 실무계와 학계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는 우리 민법에는 부부사이의 이혼 후 부양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부사이의 부양에 관한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민법 제974조의 특별규정으로 보고, 부부사이에 부양에 관하여 협정이 없으면 민법 제977조에 따라 부부 일방이 가정법원에 부양의무 이행을 구하는 심판청구를 하고, 가정법원은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능력과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부양의 정도와 방법에 관하여 심판을 하면 이혼 후 부양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민법 제3편 친족 중 제7장 부양의 규정(민법 제974조 내지 제979조)은 부양에 관한 총칙규정으로 봐야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가족법’에서 부양법의 존재의의를 찾고, 현실의 문제를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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