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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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비 채권’의 본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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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제점

     

    최근에는 실무운용과 입법 등에서 가사소송(특히 이혼소송)에서 미성년 자녀에 대한 배려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종전 이혼소송 실무를 보면 부모의 이혼에 부수되어 처리해야 되는 일 정도로 인식된 면도 있었다. 

    미성년 자녀를 누가 양육할 것인가의 문제와 함께 양육비를 얼마로 정할 것인지가 양육에 관한 처분의 핵심적인 쟁점이었다. 물론 면접교섭을 어떻게 할지의 문제도 있으나 누가 양육할 것인지를 정할 때 부수적인 문제로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면접교섭 문제는 별도로 논하기로 하고, 양육비 채권의 본질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양육비와 부양료의 관계를 검토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친자법과 부양과 그리고 이혼법의 교차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양육’과 ‘양육비’의 개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양육’을 ‘아이를 보살펴서 자라게 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양육비’는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을 말하는 것이다. 

     

    3. ‘양육비’와 ‘부양료’의 관계에 관한 종전 논의

     

    가. 전통적으로 양육비청구권은 그 본질상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청구권에 해당하고, 따라서 양육비는 부양료를 유개념(類槪念)으로 하는 종개념(種槪念)으로 이해됐다고 알려졌다. 

    나. 이에 대하여 양육비청구권은 양육친(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비양육친(미성년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에 대한 권리를 일컫고, 부양청구권은 미성년 자녀 또는 성년 자녀의 부모에 대한 권리라고 구분하는 유력한 견해(김유미 교수)가 있다. 이와 같은 견해는 양육비가 부양료서의 성격을 갖는 것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부양료가 부모 사이에서 문제가 될 때만을 양육비라고 부를 수 있을 뿐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문제될 때에는 양육비라고 일컬을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 

    다. 이에 대하여는 “민법 제837조만을 두고 보면 마치 양육비가 부모 사이에서만 운위될 수 있는 것처럼 볼 여지도 있으나, 민법 제923조 제2항 제1문은 ‘전항의 경우에 그 자의 재산으로부터 수취한 과실은 그 자의 양육, 재산관리의 비용과 상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양육비라는 개념이 사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서 민법 제837조의 ‘양육비용’, 민법 제923조 제2항 제1문의 ‘양육의 비용’, 민법 제836조의2 제5항 및 가사소송법에 있는 여러 규정상의 ‘양육비’를 두고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볼 수는 없고, 전적으로 같은 개념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라고 반박하는 견해(임종효 판사)도 있다. 

    라. 그러나 ‘양육’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종적인 개념(top-down, 부모 ⇒ 자녀, 부모 ⇍ 자녀)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양육’을 ‘아이를 보살펴서 자라게 함’이라고 풀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종적인 개념의 내부에서 부모 사이에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분담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 ‘부양’은 종적인 개념(top-down)이 아니고 횡적인 개념이나 중립적인 개념이다. 즉, 부모 ⇄ 자녀, 조부모 ⇄ 손자, 남편(夫) ⇄ 아내(妻), 시부모 ⇄ 며느리, 장인장모 ⇄ 사위 등 상호 작용적이고 일방적인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민법 제923조 제2항 제1문의 ‘양육의 비용’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하여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양육비라는 개념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것과 ‘양육비채권’이 부모와 자녀 사이가 아닌 부모 사이의 문제라는 것과 모순되거나 배치된다고 볼 수는 없다. 

    마. 한편, 법원실무제요에서는 『자녀에 대한 양육비는 부부의 공동생활비용분담의 대상으로 될 뿐만 아니라 친족 간 부양의 대상이기도 하고 자녀의 양육에 관한 처분이 대상으로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부부의 한쪽이 상대방에 대하여 자녀의 양육비를 청구하거나 자 스스로 부부모의 한쪽에 대하여 자신의 생할비를 청구하는 경우에 어떤 심판사건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여려 가지로 견해가 나뉘어 있지만, 실무는 청구인을 기준으로 하여, 배우자의 한쪽이 상대방에게 청구하는 경우에는 마류 1호의 부부의 부양․협조 또는 생활비용의 부담에 관한 처분(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때) 또는 마류 3호의 자녀의 양육에 관한 처분(이혼 당사자 사이의 경우)사건으로 취급하고, 자가 청구하는 경우에는 마류 8호의 친족 간의 부양사건으로 취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4. 부부간 및 부모와 자녀간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

     

    가. 부부 사이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 : 민법 826조 1항

    (1) 민법 제826조 제1항 :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서로 인용하여야 한다.

    (2) 민법 833조 :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3) 대법원 1991.12.10. 선고 91므245 판결 : 민법 826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의무는 정상적이고 원만한 부부관계의 유지를 위한 광범위한 협력의무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서로 독립된 별개의 의무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부부의 일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를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협력의무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면, 상대방의 동거청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76. 6. 22. 선고 75므17,18 판결 참조).

    (4) 대법원 1991.10.08. 선고 90므781 판결 : 민법 제826조가 규정하고 있는 부부간의 상호부양의무는 부부 중 일방에게 부양의 필요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에 터잡아 부양료의 지급을 구함에 있어서는 그 성질상 부양의무자가 부양권리자로부터 그 재판상 또는 재판외에서 부양의 청구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이행지체에 빠진 이후의 분에 대한 부양료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음에 그치고 그 이행청구를 받기 전의 부양료에 대하여는 이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형평에 맞는다고 할 것이다. 同旨 : 대법원 2008.6.12. 자 2005스50 결정

    (5) 부모와 자녀 사이와는 달리 부부 사이에는 민법 제833조에 의하여 당사자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당사자간의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과거의 부양료를 청구할 수 없다. 부부 일방이 다른 일방에게 부양료를 청구하기 전에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상대방에게 과거의 부양료를 청구할 수 없다. 상대방에게 부양료를 청구한 이후의 것만 받을 수 있다.

     

    나. 부모와 자녀 사이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 : 민법 제974조 제1호

    (1)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의 근거와 관련하여 종전 논의 『현행 민법은 부부상호간의 부양(제826조)과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또는 생계를 같이하는 친족간의 부양(제974조)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부양의무 중에서도 본질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아 그 근거를 둘러싸고 여러 논의들이 주장된다.』라고 전제한 뒤 종전 학설로 ①친권에 근거한다고 보는 견해, ②친자간의 공동생활에서 근거한다는 견해, ③혈연을 기초로 하는 친자관계의 본질에서 근거한다는 견해를 소개하면서 세 번째 견해(③)가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다수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논의는 우리 민법 규정과 규정이 다른 일본 민법학의 논의가 무분별하게 소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 우리 학설은 대체로 부모는 친권이나 양육권의 유무, 자녀와의 공동생활 유무와 상관없이 혈연을 기초로 하는 친자관계의 본질에 따라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를 부담한다고 본다고 소개하는 문헌(윤진수 대표편집, 주해친족법)도 있다.

    (2)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나카가와젠노스케(中川善之助)의 2원형론과 그에 대한 비판론 및 제한적적용설과 전면적적용설 등}는 별도로 하기로 하고, 이곳에서는 전면적 적용설에 찬동하여 민법 제974조 제1호의 ‘직계혈족’에는 당연히 부모와 자녀 사이가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것이고, 여기서 자녀는 성년 자녀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전개한다.

    (3) 직계혈족 사이 부양과 관련하여 ‘부양의 정도 또는 방법에 관하여 당사자간에 협정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정한다’(977조). 따라서 ‘협정’이나 ‘법원의 심판’이 없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시효가 기산하지 않는다.

    (4) 대법원 1994.05.13. 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은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라고 판시하였다. 

     

    5. 부부간 및 부모와 자녀간 부양비용의 분담

     

    가. 부부 사이 : 민법 제833조에 따라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나. 부모와 자녀 사이 : 민법 977조, 민법 837조는 뒤에서 자세히 보는 바와 같이 이혼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일방이 다른 부모 일방을 상대로 부양료채권에 대한 구상권(사전 또는 사후 구상권)에 관한 규정이다. 양육비청구권은 양육의무가 있는 부모 사이의 문제되는 문제이고, 부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는 일반 부양의 법리가 적용된다. 

    다. 부부간 부양의무와 부모자식간 부양의무의 이행 관련 대법원 판례가 다른 이유 : 부모와 자녀 사이와는 달리 부부 사이에는 민법 제833조 때문에 당사자 사이에 협의나 심판이 없더라도 부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청구한 이후의 부양료만 지급받을 수 있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일방이 그 상대방에게 양육비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협의나 심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 부담에 관하여는 ‘부양의 정도 또는 방법에 관하여 당사자간에 약정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정한다.’는 민법 977조 규정이 근거가 된다. 

     

    6. 양육비 채권의 본질

     

    가. 대법원 판례는 부양료는 청구 이후에만 지급의무가 있지만(과거의 부양료에 대한 지급의무가 없지만), 양육비에 대하여는 과거의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과거 및 장래 자녀 부양료에 대한 구상권(사전 구상권 및 사후 구상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양육비청구권을 장래 및 과거의 자녀 부양료에 대한 구상권(사전 구상권 및 사후 구상권)으로 볼 때 과거의 부양료와 과거의 양육비를 달리 취급하는 대법원 판례를 설명할 수 있다. 

    나. 양육비 채권은 미성년 자녀의 부양의무에 대한 과거 및 장래의 구상권(상환청구권, 사전 구상권과 사후 구상권)이다. 

    다. 구상권(求償權)의 사전적 의미 : 구상권의 사전적 의미는 ①타인에 갈음하여 채무를 변제한 사람이 그 타인에 대하여 가지는 상환청구권, ②타인이 부담하여야 할 것을 자기의 출재(出財)로써 변제하여 타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부여한 경우 그 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또는 ③남의 채무(債務)를 갚아준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하여 갖는 반환청구의 권리, 일방이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실질적·궁극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것을 타방이 대신하여 변제한 경우, 그 타방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라. 구상권의 근거와 성질에 관하여는 다른 사람의 손실 또는 출재에 의하여 의무 내지 부담을 면한 자의 부당이득을 형평의 원칙에 의거 청구,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 성년 자녀의 부양의무와 관련하여 부모 일방이 다른 일방을 상대로 과거의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양육비(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료에 대한 사후 구상권) 청구가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 자녀가 성년자냐 미성년자냐에 따라 구분할 것이 아니라 부양의무와 관련된 부양의무자가 다른 공동부양의무자를 상대로 사후 구상권(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본질이 동일하다. 

    사. 부모의 부양의무는 친권자 여부와는 관계없이 부모로서 당연히 발생하는 의무다. 그러므로 비록 친권자가 아닌 부모 일방이 미성년 자녀를 양육한 경우 친권자인 부모 일방(실제 양육하지 않은 부모 일방)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자녀의 부모에 대한 권리(부양청구권)를 대신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성년 자녀를 부양한 부모 일방이 공동 부양의무자이지만 실제 부양하지 않은 일방을 상대로 사후 구상권(부모의 고유권리)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성년 자녀를 부양한 부모가 자녀의 권리를 대신(대리로) 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한 논의는 불필요하다. 따라서 양육비채권자는 양육비채무자에 대한 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고 자신의 양육비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할 수 있다. 

     

    7. 부양료채권과 양육비채권의 관계(연대채권)

     

    가. 미성년 자녀의 부양료채권과 부부 일방의 상대방에 대한 양육비채권은 연대채권관계이기 때문에 양육비 채무자가 양육비 채권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비양육친(양육비채무자)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소멸한다. 

    나. 그러나 어떤 경위에선가 양육비채권자가 양육비채무자로부터 받은 양육비를 미성년 자녀의 부양에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한 경우에는 미성년 자녀는 양육비채무자에게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양육자(양육비채권자)인 부모에 대하여도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양육비채무자가 미성년 자녀에게 부양료를 지급한 경우 양육비채무자가 양육비채권자에게 지급한 양육비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 

     

    8. 결론

     

    가. 자녀가 성년자 또는 미성년자를 불문하고 자녀와 부모 사이 부양의무 및 부양청구권의 근거 규정은 민법 974조로 보아야 한다. 

    나. 미성년 자녀도 부모에 대한 부양청구권, 부양료청구권을 갖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양육비청구권은 부모 사이의 문제이고 부모와 자녀 사이의 문제는 아니다. 

    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양육비청구권은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일방이 다른 일방을 상대로 미성년 자녀를 부양하는데 소요되는 과거 및 장래의 부양료에 대한 구상권이고, 과거의 양육비청구권은 사후 구상권이고 장래의 양육비청구권은 사전 구상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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