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홍엽
  • 법학교수
  • 성균관대학교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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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시험성적 공개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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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시험성적 비공개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하여,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헌법재판소가 결정이유에서 밝히고 있는 논리가 선뜻 와 닿지는 않지만 헌법 해석으로 내린 결론이니 씁쓰레한 마음을 가눌 수밖에 없다.

    매년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변호사시험이 실제 로스쿨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호사시험의 성적마저 공개되면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변호사시험 과목 위주로 변호사시험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달리게 될 것은 불 보듯하여 로스쿨 교수의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착잡한 심정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사법시험 체제에서의 법조인 배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도입된 로스쿨 제도에서 변호사시험의 성적 공개가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에 과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의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로도 들릴 수 있겠지만) 학생들로서는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면서 더 정확하게 알고, 더 풍부하게 알기 위하여 관련 과목들 그리고 다양한 과목들을 공부하려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법조인으로 출발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성적으로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우리 현실의 아이러니를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랄 뿐이다. 로스쿨 교수들도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되 가능한 한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제자를 아끼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 제자들이 수험서에 의존하는 공부로의 회귀, 교수의 가르침 없이도 학원에 의존하는 공부로의 회귀가 절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여야 한다. 변호사시험을 출제하는 분들도 로스쿨에서 정상적으로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출제하는 내용에 있어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예비법조인에게 불어닥친 가혹한 현실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까지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로스쿨에 관계되는 모든 분들이 마음을 단단히 가져야 한다. 제도를 만들고, 그리고 제도가 잘 되었다 못되었다 따지고,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한 제도를 곧장 뜯어고치려 드는 것이야 사심이 끼어 있든 아니든, 이해관계가 얽혀 있든 아니든 그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그러나 제도 속에서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제도가 만들어진 이상 제도가 튼실하고 아름답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이 글은 2015년 7월 16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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