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용섭
  • 법학교수, 변호사
  •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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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행정법, 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 변호사, 법학박사(독일 만하임대) 취미: 바둑, 음악감상, 산책, 스포츠,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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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공법적 쟁점과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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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문제의 제기

    오늘날 현대국가에 있어서는 위임입법이 날로 의회법률을 침식하고 있으며, 양적으로 보더라도 시행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수를 능가하고 있다. 법제처 법령통계에 의하면 2015. 6. 1 현재 법률 1,365, 대통령령 1,569, 총리령 119, 부령 1,092, 기타(국회규칙 등) 331건으로 도합 4,476건의 법령이 있다. 의회의 입법제정의 현실을 되돌아보면 법률에서 대강을 정하고 알맹이가 되는 사항을 행정입법에서 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 행정입법이 법치주의를 형해화 되게 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위임을 억제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 법치국가에서의 분업의 원리에 따라 탄력적 규율의 필요성, 신속한 정세변화에 대응할 필요성 등으로 행정입법을 불가피한 현상으로 인정하고, 민주적 대표기관인 국회를 국정의 중심축으로 놓을 필요가 있다.(서원우,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의회에 의한 통제를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통권 12호, 2004, 2면.)
    법치주의 또는 법률에 의한 행정의 원리는 행정작용의 근거를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하여 이루어지도록 하는 원리로서 자의를 배제하여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법률은 의회유보의 원칙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 실현의 본질적인 사항을 스스로 정하여야 하고 이를 행정부에 위임할 수 없으나, 행정작용이나 시책의 목적·요건·내용 등에 관하여 그 대강만을 규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행정기관이 규율하도록 행정권에 대부분 위임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회는 입법권에 기초하여 위임명령 등의 행정입법을 적절히 통제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의 통제를 어떻게 활성화 하고 현행의 행정입법검토 제도보다 실효적인 장치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국회법개정안을 둘러싼 논란 및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하여 초미의 관심사라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복지국가 내지 행정국가화 경향이 보편적으로 나타나면서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구미 선진 각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임종훈, 한국입법과정론, 박영사, 2011, 323-324면.)
    기본적으로 국회에 의한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의 강도가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행정입법에 대하여 국회의 직접적인 통제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우리의 헌법질서에 합치되고 바람직한 것인지, 이에 관한 입법정책적 논의는 그동안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여기서는 국회법 제98조의 2 제3항의 개정안에 대한 공법적 쟁점과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행사가 정당한가 여부를 다루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의 전제는 위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인가 합헌인가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국회법의 개정안이 법적 구속력 내지 강제성이 있다면 위헌성이 부각되고, 법적 구속력 내지 강제성이 없다면 합헌성이 부각될 수 있다.
    이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공법적 논의(II)를 먼저 살펴보고,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III)과 국회법 개정안의 문제점 및 바람직한 해결방안 (IV) 등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검토해 보기로 한다.

    II.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공법적 논의

    1. 수정·변경요구권의 법적 문제

    가. 법적 구속력(강제성)이 있는가?

    (1) 법적 구속력(강제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

    국회 상임위원회의 수정·변경 요구가 법적인 구속력 내지 강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학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지고 있다. 국회법상에 처벌규정의 존재여부가 법적 구속력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없고, 상임위원회의 요구가 구속력이 있는 법규정이라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포함하여 공무원은 법령준수의무를 부담하므로 처벌규정이 없더라도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견해 (박균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요구제도, 법률신문 2015. 6. 15.)가 있다. 한편 법제처장은 상임위원회의 수정·변경요구 불이행에 다른 국무위원 해임건의, 탄핵소추 논란등과 결합하여 수정·변경요구의 법적 구속력 내지 강제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였다. 언론 보도상으로는 헌법학자의 상당수가 이러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2) 법적 구속력(강제성)이 없다고 보는 입장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요청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국회 입장에서는 별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이 점에 착안하여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한편, 헌법 합치적 해석의 관점에서 헌법상의 권력구조의 틀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비추어 수정·변경요구에 구속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견해 (김유환, 국회법 개정안 법적 구속력 없다, 동아일보 2015. 6. 8.)가 있다.

    (3) 절충적 견해

    이처럼 국회 상임위원회의 수정· 변경 요구는 권고적 효력에 그치는 것보다는 일정한 처리후 보고의무가 있을 뿐 이행을 따라야 할 강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에서 사실적 구속력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의장의 중재를 통하여 ‘요구’라는 문구가 ‘요청’으로 변경한 점에 착안하여 당초 원안인 수정·변경요구의 경우에는 법적 구속력 즉 강제성이 있었으나, 수정·변경요청으로 문구가 변경된 이상 더 이상 강제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소수 견해가 있으나, 다수의 공법학자는 비록 ‘요구’를 ‘요청’으로 자구를 변경하였다고 하여 강제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4) 사견

    법적 구속력 내지 강제성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의 행정입법 통보의 경우에 권고적 효력이 있었으나, 개정안은 이 보다 강한 법적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볼 것이다. 수정·변경의 요구의 경우와 요청의 경우가 약간의 표현상의 차이는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처리의무와 결과보고가 달라지지 않은 이상 법적 구속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만약에 요구의 경우에는 법적 구속력이 인정되는데 반해 요청의 경우에 법적 구속력이 없게 된다면 이는 국회법상의 의안의 정리를 통하여 해결할 사항이 아니고 법률을 다시금 개정하여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볼 것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과 관련하여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수정·변경사항을 처리한 후 보고의무에 그치지만, 수정·변경요구한 대로 처리하여야 하는 이행의무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감사원법의 규정이 참고가 될 수 있다. 감사원법 제33조에서 시정 등의 요구에 관한 규정을 두면서 제1항에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2항에서 감사원이 정하는 날까지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국회법의 규정은 이행의무를 규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리후 보고의무에 주안점이 놓여져 있으며, 처리는 반드시 요구나 요청한 대로 처리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대로 처리하는 것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소관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정부조직체계상 대통령령의 경우에는 부처협의와 국무회의 심의사항이기 때문에 국회의 의견이 합리적인 경우라면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나, 견해의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사법부에서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는 입장차를 유지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 감사원법 제34조의 2에서 권고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 동조 제1항에서 “감사원은 감사 결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속 장관, 감독기관의 장 또는 해당 기관의 장에게 그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권고하거나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권고 또는 통보를 받은 소속 장관, 감독기관의 장 또는 해당 기관의 장은 그 처리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현행의 국회법상 행정입법검토제도와 같은 권고적 효력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감사원법은 시정 등의 요구에 관한 규정과는 별도로 개선 등의 요구에 대하여는 요구를 받은 기관의 장은 그 조치 또는 개선의 결과를 감사원에 통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오히려 이번에 개정된 국회법상의 수정·변경 요구에 따른 조치 또는 결과보고의무는 감사원법 제34조 상의 개선 등의 요구에 대한 조치 또는 결과통지의무와 유사한 규정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수정·변경 요구제도는 기본적으로 권고보다는 다소 수준이 높은 개선요구 수준의 의무라고 보인다. 다만 법적 구속력 내지 강제성 여부는 결과보고의무이므로 반드시 의회의 수정·변경이라는 시정요청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사실상 구속력이 있다고 보인다.
    아울러 수정·변경요구를 하였다고 할지라도 감사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대로 이행하도록 규정한 것이 아니라 처리한 후 보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이에 대한 처리과정에서 국회와 다른 견해를 취할 수 있으나, 사안에 따라 상임위원회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어려울 수 도 있다. 아울러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그 처리과정에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대통령령의 경우에는 국무회의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부서를 한 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하므로, 특정 부처에서 다른 부처의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문제가 있다.

    나.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1) 문제의 제기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의 통제와 관련하여 상임위원회의 수정·변경 요구권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상의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검토하고자 한다. 상임위원회의 위법한 행정입법의 수정·변경 요구 내지 요청이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력이 있다는 전제라면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에 반하거나 내용에 위반된다는 이유만으로 수정·변경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행정입법을 위임명령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임명령의 경우라면 의회가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이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위임명령은 실질적 법률로 이해되며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입법사항을 국회가 법률로 정하여야 하는데 행정부에 위임하여 정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위임의 범위를 넘어서서 정한 것이라는 이유로 시정을 요청하는 것은 적극적 개입의 형식이 아닌 한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임명령이 아닌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행정규칙을 정할 수 있는 행정유보 영역에 있어서 의회의 관여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

    (2)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다는 입장

    현행 헌법은 국가권력을 분리·독립시켜 헌법 제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헌법 제66조에서 집행권은 대통령과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헌법 제 101조 제1항 및 제111조 제1항에서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과 헌법재판소에 각각 부여하고 있다. 권력만 분할하여 입법, 사법, 행정으로 분속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분할을 형식적으로 하고, 중요하고 핵심적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권력남용의 위험성은 그대로 상존하기 때문이다. 입법, 사법, 행정간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최근의 국회의 경우처럼 일부 국가권력이 압도적인 권력행사를 가능하게 할 경우 새로운 국회의 권력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적 자유민주국가에 있어서는 권력분립에 대한 고전적 몽테스티외의 이념에 따른 권력분립의 기술보다는 자유민주적 통치구조의 근본이념과 기본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통치구조의 조직원리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권력통제의 메카니즘으로 권력분립원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력분립의 원리는 권력분립에서 기능분리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국가기능이 기본권적인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 서로 기능적인 협력관계로 유지하면서 국가기관간의 협동적인 통제관계로 이해하게 된다.(허영, 한국헌법론, 2011, 709면.)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 요구가 강제성을 띠게 되어 행정부에 대하여 지나친 간섭이 된다면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고 본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중앙행정기관이 장에 대하여 행정부처의 상급관청의 경우처럼 지시를 하는 것은 곤란하고, 설사 수정·변경의 요구를 하였더라도 그대로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에 강제력 내지 법적 구속력은 일종의 사실상의 구속력에 그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법부의 법령심사권을 침해한다는 입장 (조정찬, 국회의 시행령 수정요구권 위헌논란 어떻게 보아야 하나, 데일리한국, 2015. 6. 2.) 도 있다. 행정입법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다면 헌법 제107조 제2항에 따라 대법원이 최종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다만 구체적 규범통제이므로 이에 대하여 최종적인 법해석은 법원에 맡겨져 있다고 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취하여 의회가 위헌 또는 위법이라는 이유로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를 하게 되면 의회가 사법부의 법령심사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고 보게 된다.

    (3) 사견

    우리 헌법은 국가기능의 상호연계성을 인정하는 전제하에서 입법, 행정, 사법기능 중에서 특히 그 핵심적 영역만을 국회, 행정부, 법원에서 독점적으로 맡게 하되, 이들 통치기관의 권능행사가 그 기관 내에서까지도 언제나 견제·균형의 원리에 따라 행해질 수 있도록 그 권력분립의 중점을 분리보다는 견제·균형과 통제에 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허영, 앞의 책, 719면)
    현대 복리국가는 국민들의 생존배려와 공공복리의 증진 등을 국가적인 과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가기능의 질적 양적인 확대는 대통령과 의회 사이에 권력의 균형을 붕괴시켰다. 일반적으로 국회가 모든 사항을 법률로 입법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분업의 원리에 따라 행정부에 위임하여 행정입법을 정하여 처리하여야 할 사안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행정입법이 행정의 전문성, 신속성, 상황적응성에 대응하는데 있어 법률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의회는 행정 전 분야 에 걸쳐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없고, 그 의사결정과정이 너무 완만하며,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할 정도로 상세한 입법을 할 수 없으므로 입법권의 일부를 이양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위임을 하였다면 그와 같은 위임입법의 주체(Urheber)는 행정부라고 보아야 하고( http://de.wikipedia.org/wiki/Verordnung Eine Verordnung (teilweise auch Rechtsverordnung genannt, zum Beispiel in Art. 80 Grundgesetz) benötigt immer eine Verordnungsermächtigung in einem Gesetz. Urheber einer Verordnung ist nicht das Parlament, sondern die Exekutive; deswegen spricht man bei Verordnungen auch von exekutivem Recht. Bei der untergesetzlichen Normsetzung ist die Wesentlichkeitstheorie zu beachten.), 위임의 권한을 부여하고 구체적으로 수정·변경을 하도록 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반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2. 행정입법권은 독자적 권한인지 여부

    가. 문제의 제기

    일반적으로 헌법 제40조에서 정하고 있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국회입법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나, 헌법 제75조와 제95조에서 국회입법 원칙의 예외로서 행정입법중 대통령령은 대통령에게, 총리령은 국무총리에게, 부령은 각부장관에서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률의 위임에 따라 제정되는 위임명령은 법률에서 정하여야 할 사항을 행정부에 위임하여 정하기 때문에 보충명령이라고 할 수 있다.(양용식, 행정부의 위임입법권, 법제 1964. 5), 행정입법권이 독자적 권한인지 아니면 파생적 권한인지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나. 행정입법권은 독자적 권한인가 파생적 권한인가 ?

    (1) 독자적 권한설

    행정입법을 입법권의 파생권한이 아니라 독자적 권한으로 파악하는 견해는 각 국가기관에게 독자적인 활동영역과 결정영역을 분배하고 정부조직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기능과 관련된다.
    행정입법을 입법권의 파생권한이 아니라 독자적 권한으로 파악하는 견해는 행정부가 독자적인 행정입법권을 갖고 있다고 본다. 헌법학의 원로인 김철수 교수도 행정부에 자치입법권 (김철수, “국회법논란과 정계개편….야당은 이념에 따라 분당하고 여당도 분당검토해야“, 데일리 한국, 2015. 6. 15. )이 인정되고 있는 것은 삼권분립의 차원에서 당연히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으나, 이 부분도 독자적 권한설의 입장이라고 보인다.
    국가권력을 통제하는 자유보장적 기능을 수행함과 아울러 국가기능을 분할하여 그의 기능과 구조에 적합한 상이한 국가기관에 귀속시킴으로써 각 국가기관에게 독자적인 활동영역과 결정영역을 분배하는 측면이 있다. (한수웅, 헌법학, 법문사, 2013, 232면.) 이는 정부조직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기능과 관련된다.

    (2) 파생적 권한설

    행정입법권을 국회입법권의 파생적 권한으로 파악는 파생적 권한설에 의할 경우, 국회가 입법권에 기초하여 통제하는 경우는 과도한 개입이 아닌 한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견해는 위임명령은 국회의 입법권으로 파생하는 권한이라고 파악하는 입장이다. 입법권의 파생권한으로부터 행정입법을 제정할 수 있다고 해서 이미 수권한 부분에 대하여 간섭하는 것까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 제40조에 의하여 기본적으로 국회가 입법권을 갖으며,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에 따라 행정부에 위임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위임의 한계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정입법권을 국회입법권의 파생적 권한으로 파악한다면 입법권에 기초하여 통제하는 경우는 과도한 개입이 아닌 한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3) 판례의 태도

    헌법재판소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가목등 위헌소원과 관련한 헌재 2004. 10. 28. 99헌바 91결정에서 “법치국가의 원리는 입헌민주주의라는 제한적 민주주의에서 기원하고 있고, 입헌민주주의 하에서의 그 구체적인 내용인 행정의 법률적합성의 요청 즉, 법률우위의 원칙과 법률유보의 원칙은 주로 민주적으로 구성된 의회가 정당성이 결여된 행정부에 대한 통제수단의 성격을 가졌다. 그러나, 오늘날 헌법적인 상황에서는 국회뿐만 아니라 행정부 역시 민주적인 정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행정의 기능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행정이 입법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요청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인 입법권은 헌법 제40조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국회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행정입법은 그것이 외부적인 효력을 가지는 한 의회입법에서 파생하여 이를 보충하거나 구체화 또는 대위하는 입법권의 성격만을 가질 뿐이다.”라고 판시하여 외부적 효력을 갖는 행정입법의 경우 파생적 권한을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행정기능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이 동시에 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여질 수 있으나, 외부적인 효력을 갖는 법률관계에 대한 형성은 원칙적으로 국회의 기능범위에 속하지만 행정기관이 국회의 입법에 의하여 내려진 근본적인 결정을 행정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행정입법권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기능분립으로 이해되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오히려 충실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고 있어 행정입법권이 독자적 권한의 특성으로 보는 측면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다. 검토

    행정입법은 여러 층위가 있다. 위임명령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제정하는 행정규칙도 있다. 아울러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신장하는 내용의 규율사항에 대하여는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규율을 마련하는 것이 법률유보에 반하지 않고 허용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임명령은 입법권으로 파생되었지만 입법권을 보충하는 의미를 지니고, 집행명령과 직권명령은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고 세부적인 규율을 정하는데 그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행정입법은 독자적 권한으로 파악하는 것도 옳지 않고, 전적으로 입법권의 파생권한으로 보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본다.
    의회에서 행정부에 수권을 한 경우를 위와 같은 행정권한의 임의 법리와 동일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파생적 입법권에 의한 것으로 볼 것이지만, 헌법 제75조, 제95조에 따라 위임이 된 경우에는 행정부는 그 위임을 받은 범위 내에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일일이 이에 대하여 수정을 요구하거나 요청하는 것은 행정부에 부여된 입법재량 내지 입법형성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이 아닌 일반적인 행정규칙의 경우에는 행정부의 고유한 영역이므로 이러한 사항에 까지 국회의 입법통제를 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의회가 수권을 하면서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으나, 이미 제정된 후에 일일이 간섭하여 시정을 요청하여 이에 따르도록 한다거나 따르지 않는 경우 그 효력을 부인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그 자체가 위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여 입법권이 위임된 경우라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면서 행정부의 자신의 책임과 권한으로 명령을 제정, 변경, 폐지하는 것이고, 한편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기본권 제한적인 사항이 아닌 경우라면 법률의 수권이 없더라도 행정부는 모법의 근거 없이 시행령을 제정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와 같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나아가 행정규칙이 상위법령의 위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행정의 유보영역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하여 국회의 과도한 관여는 행정입법권의 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 김용섭, 법규명령론의 재검토- 행정판례의 분석을 중심으로, 행정법연구 1997년 상반기, 128-130면.)
    한편 위임명령권이 입법권으로부터 파생된 권한이라고 할지라도 권한의 위임의 경우에도 위임관청과 대등한 수임관청 간에 위임이 행하여 진 경우라면 별도의 법적인 규율이 없는 한 위임 사무에 관하여 별도의 지휘 감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위임명령에 대한 의회의 통제나 관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집행명령이나 직권으로 명령을 제정하는 경우라면 이 경우에는 위임명령에서와 동일한 논리로 통제를 정당화할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더구나 국회에서 행정부로의 입법권이 위임된 경우에는 행정부내에서의 권한의 위임과는 달리, 권한의 변경이 있게 되며 행정입법권은 시원적으로 입법권에서 파생되지만 그 자체로서 행정부의 독자적 판단기준에 따라 행하여지게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따라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법률에서 행정부에 신중하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위임을 한 경우에 포괄적 위임이 있어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범위를 넘어서 위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에 위임명령에서 모법의 위임의 한도를 넘어서 정하는 경우에 의회의 직접적인 통제장치를 만들려면 사후적 장치는 사법적 통제와 중복되므로 사전적으로 통제장치를 만드는 것이 법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개별 법률에서 위임을 하면서 일정한 사안의 경우에는 국회와의 협의절차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국회법 개정안은 합헌인가 위헌인가 ?

    법률의 수권에 따라 행정입법이 제정되는 경우에는 국회의 관여권이 인정될 수 있다. 그것은 법률이 제정되기 전에 인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전적 통제가 중요한 이유는 이미 행정입법이 제정되고 난 후에 통제하게 되는 경우에는 법률생활의 안정을 해칠 수 있고 행정에 대한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고 나아가 정치적 투쟁의 장으로 변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과 행정입법 상호간에는 규범의 서열질서에 비추어 상하관계에 있지만, 의회와 행정부와의 관계는 어느 기관이 우위라고 보기 어렵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수평적 권력구조하에 놓여 있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법 개정안은 합헌인가, 위헌인가의 문제와 관련하여, 이 규정만으로 해석여하에 따라 합헌과 위헌의 소지가 있으므로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해석여하에 따라 유동적인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 합헌인가 위헌인가는 대통령이 법률안의 거부권을 행사한 후 재의결에 의하여 통과되된다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에 의하여 가려질 사안이만,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가 있고 ‘요구’에서 ‘요청’으로 자구를 변경하였다고 하여 위헌성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구체적인 범위를 넘어서서 즉, 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나서 예를 들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임에도 모법의 근거가 없거나 수권 받은 범위를 벗어나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입법권자는 이에 대하여 일정한 통제를 가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어느 범위에서 관여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개정안에서 정하는 정도의 수정·변경의 요구나 요청은 입법권의 차원에서 시행령을 정부에 위임해 준 것이어서 국회가 이를 거둘 수 있다고 보아 위헌의 논란이 없다고 보는 견해 (가령 방승주, 조선일보 2015. 6. 18 자.)가 있으나, 입법권으로부터 파생된다고 할지라도 행정부는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행정입법권을 행사하므로 구체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보인다.

    III.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

    1. 문제의 제기

    정부에 법률안이 이송되어 오면 법제업무운영규정 제13조(정부 이송 법률안의 통보 등)에 따라 재의여부를 심의하게 되며, 법제처장은 법제업무운영규정 제12조의 2 제2항 제4호에 따라「대한민국 헌법」 제53조제2항에 따른 재의(再議) 요구와 관련한 부처 간 협조 및 대책에 관한 사항은 정부입법정책협의회 및 실무협의외에서 협의를 거쳐 정하게 된다. 지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었는바, 이번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거부권행사의 정당화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기로 한다.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회법이 위헌의 소지가 있으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하여야 하는 것도, 합헌이라고 할지라도 거부권을 행사 못하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의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정부가 국회에 대한 견제권의 일환으로 신중한 입법권의 행사를 확보하고 정부에 대한 과도한 견제를 내용으로 하는 입법권의 남용을 거부하는 일종의 권력행사라고 볼 것이다.

    2. 법률안 거부권의 의의와 재량성

    헌법 제53조 제2항에서 거부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은 제1항의 기간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그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국회의 폐회중에도 또한 같다. 동조 제4항에서 재의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 이처럼 헌법 제53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veto power)이란 국회에서 의결하여 정부에 이송한 법률안에 대하여 공포하지 아니하고 이의가 있을 때 국회에 환부하여 재의를 요구하는 제도이다.( 김승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에 관한 고찰, 법제 2008. 3, 130면 이하.) 이처럼 법률안 거부권은 의회의 가장 본질적인 권한인 입법권을 정부가 견제함으로써 입법부의 독단과 경솔을 방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전학선, 프랑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세계헌법연구 제18권 제2호, 2012, 310면.)
    대통령은 권력분립의 원칙상 의회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확보하기 위하여 입법부인 국회가 의결한 법률안을 집행하여야 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그 집행상의 문제와 관련하여 법률안에 대한 공포를 거부하고 다시금 재의를 받을 수 있는 권한을 우리 헌법이 인정한 것이다.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기준에 관하여는 우리 헌법상 ‘이의가 있을 때’라고만 하여 뚜렷한 기준이 없이 대통령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법률안의 내용이 헌법에 위반되는 때, 집행이 불가능한 때, 국가적 이익에 반하는 경우 그리고 정부에 대한 국회의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행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강준호 법률안 거부권에 관한 고찰」 국회보 1989년 2월호, 김승열, 앞의 논문, 132면 재인용.)
    미국의 경우에는 위헌인 경우에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정책적 이유로는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강승식, 미국헌법상 법률안거부권행사의 정당화 사유, 공법연구 제36집 제1호, 2007. 325면 이하.)가 있으나, 우리 헌법에 있어서 ‘이의가 있을 때’ 라고 하고 있어 이러한 기준이 우리의 경우 그대로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3.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정당화 사유를 충족하고 있는가 ?

    우선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대통령으로서는 헌법수호의무에 비추어 거부권의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위헌성이 약하다고 할지라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간섭이나 행정입법권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하려는 의도로서 국회법을 개정한 것이라면 이 부분도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정당화 사유가 된다고 볼 것이다.
    헌법상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행사기준은 제한이 없다. 그러나 법률안 거부권제도가 입법부의 침해에 대한 행정부의 방어 수단이고, 또한 국회의 경솔·부당한 입법의 방지 다시 말해서 악법(bad laws)이 제정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행사에는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여진다. 이 점과 관련하여 헌법은 대통령이 법률안을 국회에 환부하는 때에는 이의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무회의의 심의절차 등을 거쳐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

    4.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였어야 했다는 논리

    이는 법리적인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고려에 기인한다. 정치적 갈등관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의 거부권의 행사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였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국회법안을 통과시키고 나중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등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거부권의 행사가 법치주의를 후퇴한다는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위헌성이 있다면 대통령은 헌법 제66조 제2항 및 제69조에 의거하여 헌법을 수호하거나 준수할 의무가 있으므로 헌법 수호 내지 준수의 차원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법률안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강승식, 위 논문, 350면.) 다시금 재의결 할 수 있수도 있지만 오히려 거부권의 행사를 통하여 보다 질 높은 법률안을 마련하여 개정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볼 것이기 때문이다.

    5. 소결

    여권의 일부에서 나온 적이 있는 거부권의 행사 대신에 권한쟁의 심판의 제기로 극복하자는 방안이나 거부권의 행사하더라도 재의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방안도 법치주의적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의 거부권의 행사가 문제가 있는 것도 정치공세적 측면이 있어 역시 문제라고 할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 국회법 개정과정의 절차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고 실체 내용면에서도 행정입법권 및 사법심사권의 침해 가능성이 야기되는 등 국정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어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법률안 거부권의 행사를 통해서 입법권의 남용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안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 만약에 국회법의 개정안의 시행되게 되어 행정입법권의 침해를 초래한 경우에는 권한쟁의심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국회에서도 위임권한을 벗어난 행정입법에 대하여 수정·변경의 요청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 조항을 근거로 집행행위의 미집행을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국가적으로 불필요한 소모와 논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IV. 국회법 개정안의 문제점 및 바람직한 해결방안

    1. 국회법 개정안의 특징

    (1) 현행 제도는 제출된 행정입법 중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령 이상만 검토하여 통보할 수 있으나, 개정안은 행정규칙을 포함하여 모든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출된 모든 행정입법에 대하여 검토한 후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현행 제도는 상임위원회에서 위법한 행정입법에 대하여 그 내용을 통보하여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처리계획과 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개정안은 위법한 행정입법의 수정·변경을 요구(청)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수정·변경 요구(청) 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소관상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3) 현행 제도는 이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통보받은 내용에 대한 처리 계획과 그 결과를 지체 없이 소관상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개정안은 수정·변경 요청받은 사항을 그대로 처리하여야 하는지, 그리고 행정기관이 요청받은 사항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여야 하는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보고의무를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고기한을 정하고 있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2. 국회법 개정안의 문제점

    가. 국회법의 성격

    국회법이 내부적인 규율을 정하고 있을 뿐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회법 제98조의2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하여 수정·변경 요구권을 인정하더라도 강제력이 부여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는 국회법을 국회 내부의 조직법으로만 한정하여 이해하는 전제하에 그럴 수 있으나,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 조직 또는 의사뿐만 아니라 “기타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수 있도록 국회법 제1에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너무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
    더구나, 국회법은 여러 조문에서 행정부처와 연결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국회법 제5조의3(법률안제출계획의 통지) 정부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1월 31일까지 당해 연도에 제출할 법률안에 관한 계획을 국회에 통지하여야 한다. 그 계획을 변경한 때에는 분기별로 주요사항을 국회에 통지하여야 한다.는 조항은 내부법으로만 볼 수 없으며, 나아가 동법 제119조(국무총리ㆍ국무위원 및 정부위원의 임면통지) 정부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및 정부위원인 공무원을 임면한 때에는 이를 국회에 통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26조(정부이송과 처리보고) 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제127조의2(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 등)에 관한 규정도 국회 내부의 규율로 볼 수 없는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국회의 상임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 대한 수정·변경요구사항의 처리의무를 국회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입법기술적으로 바람직한가의 측면에서의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국회법이 내부적인 규율이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국회법에서 국회와 관련이 있는 범위내에서 행정부처에 구속력이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나. 입법 절차적 측면의 문제점

    (1) 졸속한 심의절차

    입법절차적 측면에서는 국회법 개정과 관련하여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치거나 전문가 그룹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에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한 점이 있다.
    아울러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원회의 회의도 공무원연금개혁법과 연계하여, 설명과 아무런 토론없이 대안이 통과되었다. 2015. 5. 29. 새벽 2시 8분시작 2시 11분에 산회되었으며, 법사위원회도 바로 안건을 상정하여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생략된 채 본회의의 시간에 몰려 이를 통과시켰으나, 졸속입법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것이다.

    (2) 국회의결 후 국회의장의 중재의 문제점

    국회법개정안이 2015. 5. 29. 국회를 통과한 후, 개정안의 강제성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바, 국회의장은 국회법 제97조상의 “본회의는 의안의 의결이 있은 후 서로 저촉되는 조항·자구·수자 기타의 정리를 필요로 할 때에는 이를 의장 또는 위원회에 위임할 수 있다” 고 되어 있는 의안의 정리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의 문구 중 수정·변경의 ‘요구’를 ‘요청’으로 변경하고, 수정·변경을 요구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를 ‘검토하여 처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로 변경하려고 하였다. 앞부분의 ‘요구’를 ‘요청’으로 수정한데 반하여, 뒷 부분은 수용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됨으로 인해 문구의 해석상 강제성 내지 법적 구속력 유무의 문제가 입법자에 의하여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고 논란의 불씨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이 자구수정에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회의장은 문구를 수정한 후 강제성이 해소되었다는 전제하에 6. 15. 개정법률안을 정부에 이송하였다. 그러나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면 별도로 법률을 개정하여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지 국회법상 의안정리를 통하여 자구수정만으로는 곤란하다고 볼 때,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여 그대로 정부에 이송하여야 하는 입법부가 정치적 타협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의안정리에 따른 문구 수정에도 불구하고 수정·변경요청의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력은 해소되었다고 보기 곤란하다.

    다. 개정안의 내용적 측면의 문제점

    (1) 사후적 통제로 사법적 통제와 중복의 문제

    국회법 개정안과 같이 사후적 통제가 되면 의회의 간섭에 의해 법률생활의 안정이 훼손되는 문제가 야기된다.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려 다시금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변경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국회가 로비의 창구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사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와 중복되는 문제가 있으며, 최종적으로 사법부가 명령 규칙이 법률에 위반한다는 것을 구체적인 규범통제의 방식으로 심사하는 것과 중복되는 문제가 있다.

    (2) 상임위원회를 수정·변경요구(청)의 주체로 본 부분

    국회의 결산(국회법 §84②)과 국정감사·국정조사(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16②)의 경우 본회의 의결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참고하여 향후 상임위원회를 수정·변경요구(청)의 기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본회의 의결로 수정·변경을 요구(청)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은 Chadha 사건에서 엄격한 헌법해석을 통해 모든 입법은 양원에서 다수결로 통과되고 거부권이 유보된 대통령에게 제출되어야 한다는 조항에 합치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형식적인 접근에 입각하여 연방대법원은 드디어 한 원에 의한 거부권 행사는 위헌으로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Byron White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주로 입법권의 위임과 의회의 거부권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엄격한 해석보다는 기능적 측면에서 거부권의 타당성을 인정하면서 의회의 거부권이 권력분립의 원칙에 합치된다고 주장하였다

    라. 소결

    기본적으로 이번의 국회법 개정법률안은 현행 국회법상의 입법검토제도에 비하여 진일보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동안 학계 등에서 논의되었던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통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항이나 앞서 다룬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선방향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할 것이며, 이는 행정입법검토제도에 대한 획기적이며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여 제출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현행 국회 상임위원회에 의한 행정입법검토제도의 기본적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수정·변경 요구 내지 요청제도의 도입을 통하여 국회의 직접적 통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현행 국회입법검토제도에 비교하여 매우 긍정적인 측면은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에 대하여도 단순히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검토후에 수정·변경 요구(청)하는 내용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반면에 대법원규칙, 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등을 제외한 부분도 지적될 사항이다. 아울러 국회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항을 공청회 등을 개최하지 아니하고 안일하게 법률을 제정하였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나아가,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에 있어 사전적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점이라거나 적법성에 대한 통제에서 나아가 적정성 내지 타당성에 대한 통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지 아니하여 사법적 통제와 중복되는 점 등이 지적될 수 있다.

    2. 바람직한 해결방안

    가. 사전적 통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법원을 통한 사법적 통제는 권익이 침해된 후에 재판의 전제로서 법령에 대한 위헌위법여부를 심사하는 사후적 통제이고, 의회에 의한 행정입법 수정·변경 요구(청)제도는 법령의 제정 내지 개정을 함에 있어 법령을 공포하기 전에 통제하는 사전적 통제라기보다는 법령이 제정되거나 개정되고 난 후에 통제하는 사후적 통제의 측면이 강하다고 할 것이다.(김용섭, 국회법상 행정입법검토제도의 현황과 법정책적 과제, 행정법연구 제33호, 2012, 27면.)
    물론 행정절차법 제42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의 경우에는 입법예고 또는 법제처장에게 제출시에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여 공포전에 제출하는 점에 비추어 사전통제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이처럼 행정입법이 제정되기 전 단계에서 사전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국민의 권익보호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나. 위헌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의회의 통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가 시행령의 위헌・위법을 통제하기 위하여 동의나 수정, 폐지를 유보하여 위임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고 하여 독일의 기본법 제80조에서 동의유보 등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방식으로 의회가 통제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나치체제의 역사적 경험속에 형성된 헌법구조상의 차이를 간과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독일의 연방의회의 통제모델 중에서 동의유보 (Zustimmmungsverordnung), 변경유보 (Änderungsvorbehalt), 폐지유보 (Kassationsvorbehalt)는 우리 헌법의 개정이 없는 한 허용되기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의회에 행정입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청문 내지 보고유보(Anhörungs-und Kenntnisverordnungen)절차는 위에서 말한 독일 헌법상의 통제장치보다 낮은 단계의 사전적 통제제도이므로 우리 헌법체계 하에서도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이에 관하여는 최정일, “독일과 미국에서의 의회에 의한 위임입법의 직접적 통제에 관한 연구”. 행정법연구 제21호 (2008), 66-67면.) 이러한 청문 내지 보고유보는 법규명령의 효력을 종국적인 법규명령의 효력발생 이전에 초안의 청문과 보고를 통하여 법규명령발령자에 대하여 내용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의회가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의회의 의견을 법령제정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법규명령의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 점이 특징이다.( Claus Pegatzky, Parlament und Verordnungsgeber,Nomos Verlag, 1999, S. 174 f.)

    다. 개별 법률에서 위임입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적 법률에서 수권을 하는 경우 수권의 기한을 정하는 방법이나 재위임을 하면서 일정한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미국․영국․독일의 경우 의회가 행정입법의 제․ 개정에 동의권을 갖거나 무효로 할 수 있는 통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나, 우리의 경우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에서 직접 행정부 행정입법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국회가 행정입법 일반에 대하여 동의권이나 부인권을 가지는 것은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다만 독일의 경우와 같이 의회의 청문절차나 보고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우리 헌법상 허용된다고 보인다.
    가령 개별 법률에서 하위 행정입법 개정에 대하여 국회와 사전협의를 거치거나 국회가 동의권을 유보하도록 규정한 경우가 있다. 개별 법률에 따라 시행령을 제정하는 경우 국회의 상임위원회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한 사례로는 「정보화촉진기본법」(1995. 8. 4. 제정, 현행 「국가정보화 기본법」)을 들 수 있다. 그 절차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1995년 7월 15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가 동 법률안을 의결하면서 동법 시행령은 정부가 국무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국회 상임위원회인 통신과학기술위원회에 미리 제출하여 검토를 받도록 하였는 바, 1995년 11월 14일 통신과학기술위원회는 정부가 제출한 동법 시행령안을 심사하고 수정하였으며, 정부는 이 결과를 반영하여 동법 시행령을 제정한 선례가 있다.
    아울러 개별 법률에서 시행령 등에 대하여 사전에 국회의 심의나 동의를 받도록 한 사례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제34조제3항, 「구(舊)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제10조제2항,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제13조 제2항 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 비추어 볼 때 개별 법률에 위임(수권)을 하면서 사전에 협의 등의 절차 규율을 마련하는 것은 위헌성을 극복하면서 바람직한 의회통제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국회가 행사하는 권력의 본질적인 작용은 입법작용이다. 국회는 헌법 제40조에 의하여 입법권을 부여받았고, 대표적인 법형식이 법률의 제정이라고 할 것이다. 법률에서 위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입법자가 대부분을 정하는 것도 헌법 제75조와 제95조에서 행정부에 위임을 하여 대통령령과 총리령 및 부령으로 제정하여 탄력적으로 행정입법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역설적으로 국회와 행정부간의 협력과 분업의 원리를 강조한 헌법상의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사례에 해당할 수 있다.

    라. 행정부를 넘어 헌법기관에 대한 입법통제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를 중앙행정기관에 한정하고 있어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과 중앙행정기관에서 제정한 고시, 훈령 등에 한정하고 있으나, 국회에 총괄기구가 마련되고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헌법재판소, 대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규칙에 대하여도 적절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범위를 넓히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배제한 이유는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것이나, 종래에 중앙행정기관이 발령한 행정입법에 대한 검토에 한정하는 것에 대하여 대법원규칙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을 심사하지 않는 것이 논리적 모순이라는 법제처의 의견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규범의 서열질서의 관점과 규칙에 위임이 제대로 된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하여 검토하는 것은 헌법상의 독립기관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V. 결론

    한국 공법학의 선각자인 고 목촌 김도창 박사는 우리 헌법규정을 도외시 하고 외국의 수입법학에 경도된 현상을 ‘번지 없는 주막’으로 경계한 바 있다. (김도창, 번지 있는 주막, 고시계 1990. 5, 12-13면)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의 통제의 방식과 관련하여 우리 헌법상 당연히 내재적인 한계가 있으며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통제가 행하여 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 헌법적 한계를 지키면서 의회통제가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행정입법의 증대를 불가피하게 한 이유의 주된 것은 의회의 시간적 제약, 의회의 전문적ㆍ기술적 능력의 한계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의회가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항은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지만 세부적인 기술적 사항에 대하여는 위임입법을 통하여 분업의 원리를 실현해 나가지 않을 수 없는데, 정작 위임을 해 놓고 사후적으로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 국회에서 만든 사후적 통제의 방식보다는 개별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위임명령을 통제하거나 법률안이 공포되기 전에 사전적으로 국회의 협의절차 등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향후 정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에 대한 미래지향적, 종합예술적 관점과 전략적 측면을 고려하여 거부권 행사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뢰벤스타인(K Loewenstein)은 법률안 거부권을 정부의 실효성이 있는 국회에 대한 투쟁의 수단 (Kampfmittel gegen den Kongress)으로 간주하고 있다. (K Loewenstein, Verfassungsrecht und Verfassungspraxis der Vereinigtenstaaten, 1959, S. 375; 이용재, 미국연방헌법과 한국헌법상의 법률안거부권 제도 비교, 전북대 법학연구 통권 제30집, 2010, 348면에서 재인용.)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합헌인지 위헌인지 논란이 계속 야기되고 있는 상황인 점, 국회법개정의 절차가 충분히 사전에 논의 되었다기보다는 갑자기 제출되어 졸속으로 처리된 점, 국회법의 실체적인 내용이 실효성의 측면에서는 종전보다 진일보 하였으나 법적 구속력(강제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던 점,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 의결후 국회의장의 중재로 ‘요구’를 ‘요청’으로 변경하여 강제력이 해소되었다고 주장한 부분도 작위적이며 법치주의 관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인 점 등에 비춰보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의 요건은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행사는 한사람의 의회(Ein-Mann-Parlament) 로서의 지위에서 행하는 대통령의 헌법상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할 것이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이 행사됨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정국이 경색되고 의회와 행정부의 갈등국면이 일정기간 불가피하겠으나,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기회를 교훈삼아 우리 헌법질서에 반하지 않으면서 국회와 행정부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바람직한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긍정적 계기로 작용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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