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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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상전인가 일꾼인가 (낙하산 변호사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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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상전인가 일꾼인가?

    (낙하산 변호사는 곤란)

    1. 변호사는 사장님의 친구

     

    중소기업에서 소송사건이 발생하면 사장들은 보통 자신의 친구 중에서 변호사를 선임한다. 사장의 나이는 50대이고 동창회에서 만나는 변호사 친구들은 부장 판검사를 하다 나와서 개업을 했을 것이다.

     

    사장은 회사의 흥망을 좌우하는 위협적인 소송을 앞두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친구를 찾아간다.

    “아무개야. 우리 회사에 이런 저런 일이 터졌다. 네가 잘 좀 수습해봐라.~!”

    사장은 자기보다 훨씬 공부를 잘 했던 그 변호사를 무한히 신뢰한다.

     

    2. 낙하산에게 일을 시키기는 부담스럽다.

     

    이때부터 법무팀의 직원과 현업부서 직원들의 고난은 시작된다.

    사장의 고교동창인 그 변호사를 어찌 함부로 부려먹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는 위세 높은 부장판사, 부장검사 출신이 아니던가?

     

    직원들은 온갖 서류를 다 정리해서 갖다 바치고, 회사돈도 갖다 바치면서 사장 친구인 그 변호사에게 잘 보이려 애쓴다. 진행 도중에도 ‘사건 처리가 왜 이리 늦어지냐. 왜 준비서면 초안이 아직도 안 나왔느냐?’는 닦달도 못한다. 그저 ‘변호사님이 잘 알아서 해주십시오.’라고 할 뿐이다. 사건 해결의 방향과 방법론에 대하여 변호사와 약간 다른 의견을 말했다가 엄청 혼나고 잔소리를 들은 뒤 풀죽은 듯이 회사로 돌아온다.

     

    3. 직원들은 속편한 친구 변호사에게 문의한다.

     

    내가 예전에 사건처리를 해서 잘 알고 지내던 회사 법무팀 직원들이 찾아와 소송사건에 대한 질문을 심도있게 하였다. 나는 내심 그 사건이 나에게 올 걸로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었다. 그런데 웬걸? 이미 소송대리인이 정해져 있고 1회 변론기일을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가 사장의 친구라서 직원이 속 편하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사건처리 방향도 다르고 별로 성실한 것 같지도 않아 매우 불편하다고 한다. 뭐 좀 상의하려고 전화하면 ‘재판갔다’, ‘상담중이다’. ‘골프친다’는 둥, 속시원히 상의할 수가 없단다. 사장님의 친구이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자주 거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고 하였다. 나로서도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하여 더 이상 책임있는 상담을 하기 곤란하여 조언을 중단하였다.

     

    4. 배가 산으로 간다.

     

    이래가지고서는 도무지 사건처리가 안 된다.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일꾼이다. 사장이나 이사 등 결정권자로부터는 사건처리의 기본방향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현업부서로부터는 사건의 근본적인 발생원인을, 법무팀으로부터는 기술적인 진행방향을 듣고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변호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므로 마구 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회사의 일을 수주받아 일하는 거래업체이다. 위임인인 회사는 업무지시를 내리고 변호사는 그에 대하여 신속한 의견제시를 해야 한다. 그러한 변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앉아 상전으로 군림하고 있으니 회사의 당면한 과제가 풀릴 리가 없다.

     

    5. 친구변호사는 만능이 아니다.

     

    게다가 사장의 친구 변호사는 만능이 아니다. 사장에게 그 친구는 영민한 머리를 가진 반짝이던 존재로 기억되겠지만 그 역시 여러 법률분야중의 어느 하나만을 아는 기능인에 불과하다. 사장의 친구는 이를테면 피부과의사이다. 내과, 안과, 이비인후과와 같은 질병이 생겼는데 친하다고 해서 그 피부과의사하고만 상담할 수 있겠는가?

     

    6. 고문변호사를 최소한 3명이상 두고, 변호사 선임을 입찰에 부쳐라.

     

    생산성을 높이려면 경쟁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사장친구 외에도 젊고 유능한 변호사, 특정분야에 매우 밝은 변호사 등 최소한 3명이상의 고문변호사를 두고 월 자문료 30만원 ~ 50만원을 매월 지급하는 것이 좋다. 이들에게 성실성 경쟁을 시키고 1년간 선임하여 하시라도 해촉될 수 있으믈 알려야 한다.

     

    특정 소송사건이 생기면 이들 고문변호사에게 사건 전망과 해결책에 대한 의견서를 쓰게 한다. 그런 다음에 이들의 의견서를 법무팀과 현업부서에서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사장 기타 의사결정권자가 변호사를 선정하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문변호사 및 외부의 변호사를 물색하여 이들에게 ‘수임료, 사건전망’등에 관한 사건처리 제안서를 쓰게 하여 입찰에 부치는 것도 좋다.

     

    다만 너무 저가의 수임료를 써서 내거나 승소를 장담하는 변호사는 피해야 한다. 승소를 자신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그 근거를 물어보고 간단히 정리하게 한뒤 이를 다른 변호사에게 검토시켜 보아야 한다. 요즘은 변호사 업계도 치열해져서 근거없이 승소를 장담하여 사건을 유치하려는 변호사가 늘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7. 이미 맡긴 사건이라면

     

    이미 전문성 없는 사장의 친구에게 사건을 맡겼다면 사장은 다음과 같이 조치해야 한다. 즉 직원들에게 “소송진행과정과 관련하여 해당 변호사사무실에 당당하게 자료준비와 준비서면 초안작성을 요구하라. 진행방향에 대하여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그게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면 왜 타당하지 않은지 변호사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받아내라”라고 지시해야 한다. 그래야 그 회사는 소송사건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사건은 당사자인 회사에게는 존립을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변호사에게는 여러 무수한 사건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변호사가 사장의 친구라고 해도 변호사 사무실에는 다른 사건들이 너무나 많으므로 닦달하지 않으면 특별히 신경쓰기가 곤란하다. 변호사를 효율적으로 괴롭혀야 사건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 낙하산인 변호사를 괴롭히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선임했다면 낙하산이라도 과감히 괴롭혀야 한다.

     

    (위 내용은 ‘리걸타임스’ 2015. 6.월호에 기고했던 것입니다)

     

    02-532-6327

     

    김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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