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구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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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 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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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명, 300명, 1000명, 2000명. 해마다 배출되는 법조인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법조인이 진출할 수 있는 직역도 계속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예전에는 꼭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법을 공부한 법대 출신들은 취직할 곳이 많았다. 우리 사회에서 법을 배운, 법을 아는 자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것이다. 그들은 국가, 공기업, 사기업, 금융기관 등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하여 그들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였다. 그런데 변호사 배출인원이 크게 늘어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변호사 아닌 법을 공부한 사람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변호사에 대한 수요는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변호사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송무를 주요업무로 하는 개업변호사의 일감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딱 두 가지 방법뿐이다. 첫째는 국가기관, 기업에 대한 진출이고, 둘째는 해외진출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기관, 기업에 대한 변호사의 진출을 늘리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그들에게 변호사가 늘어났으니 많이 뽑아달라고 요구하거나 읍소하면 될까? 어림없는 일이다. 이에 대한 진출 확대를 위해서 변호사는 법무부서를 떠나야 한다. 1000명이 일하는 기업에 법무부서 인원은 5명이 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한 아직까지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법무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변호사들 스스로의 피나는 노력 없이는 기업에서의 변호사 수요 확대는 불가능하다.

    기업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법무부서를 떠나야 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한 때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부서의 본부장과 팀장들을 만나 그곳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상의했다. “수요가 없다”는 대답도 있었다. 높은 연봉을 주고, 기본부터 가르쳐가면서 변호사를 데리고 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언제든 환영”이라는 대답을 해 준 팀장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한마디를 더했다. “단, 변호사 계급장은 떼고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체 매출액으로 평가되는 실무부서에 들어와 일하면서 “나는 변호사인데 그런 일을 해야 하냐”, “나는 변호사인데 왜 인센티브가 다른 직원들과 똑같냐” 이런 태도를 갖지 말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때 그 팀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팀장에게 너무도 고맙다. 변호사라는 계급장을 떼고도 나의 능력자체를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2015년 6월 11일자 법률신문 15면 <법조프리즘>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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