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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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평석) 외국에서 한 상속포기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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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판결 : 대구고등법원 2015. 4. 22. 선고 2014나2007
    - 관련 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14. 5. 13. 선고 2013가합9233

    [사안]
    1. 피상속인 홍길동은 거주하고 있던 일본에서 2012. 3. 29. 사망, 원고 김부인은 배우자, 원고 홍길동, 홍길서 및 피고 홍길남은 각 자녀들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국적을 갖고 있다.
    2. 도쿄가정재판소에, 원고 홍길서는 2012. 6. 5. 상속포기를 신고하여 2012. 8. 8. 수리되었고, 원고 김부인과 홍길동은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내에 상속포기신고기간을 8. 31.까지 연장받은 뒤, 그 연장기간내인 2012. 8. 27. 상속포기신고를 하여 2012. 9. 13. 수리되었다.
    3. 피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해 상속을 원인으로 한 각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쳤다.
    4. 원고 홍길서는 2013. 7. 2., 원고 김부인은 2013. 8. 6. 각 위 같은 재판소에 이 사건 각 상속포기를 취소하는 신청을 하였고, 위 각 상속포기취소신청은 2013. 10. 4. 모두 수리되었다.
    5. 이러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여, 원고들이 위 일본에서의 상속포기가 효력이 없음을 이유로 하여 위 각 소유권이전등기 중, 자신들의 법정상속분에 해당되는 만큼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이 이 사건 소송이며, 1심에서는 원고들이 전부승소하였다.

    [판시]
    1. 국제사법상 상속에 관한 준거법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이 원칙이나(국제사법 제49조), 법률행위의 방식은 행위지법에 의한 것도 유효하며(동 법 제17조 제2항), 상속포기는 신분권과 관련된 포괄적인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것으로, 국제사법 제17조 제5항에서 행위지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물권 그밖에 등기하여야 하는 권리를 정하거나 처분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상속포기기간 등에 관하여 일본 민법은 우리 민법과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제사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상속관계에서 그 상속포기기간의 연장결정을 국내 가정법원에서 받을 것인지 외국 가정법원에서 받을 것인지의 문제는 법률행위의 방식에 관한 것으로, 국제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행위지법에 의할 수도 있다.
    3. 이상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각 상속포기는 모두 유효하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평석]

    1. 가사 분야에서도 의외로 국제사건이 많다. 최근 많아진 유형은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국적자와의 이혼사건이 있는데, 여러 여건상 이들 사건은 재산분할은 별로 문제되지 않고 이혼만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원래 외국인이었던 사람과의 사이에서의 문제말고, 한국국적자 또는 국적은 외국이나 원래 한국인이었던 사람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국제사건도 결코 적지 않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건들의 대략의 경향을 말하자면, 상속문제는 재일교포와 관련된 사건이 매우 많고, 이혼은 재미교포와 관련된 사건이 매우 많다. 이들도 나라별 교포 또는 그 나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특정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 흥미롭다.
    2. 대상판결의 사안은 한국에도 재산을 갖고 있던 재일교포의 사망으로 비롯된 국제상속문제가 다루어진 것으로,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민법 및 우리나라의 국제사법이 문제된 사건이다. 원고측에서 일부 다른 주장을 하기도 했던 듯하나, 위 사건이 국제사건으로 국제사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사건이라는 점, 일본에서의 상속포기도 한국에서 당연히 유효하다는 점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아울러 물권 등에 대한 것은 소재지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권리의 변동,득실 등의 절차는 소재지법, 즉, 우리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일 뿐이며, 일본에서의 상속포기의 효력을 좌우할 수 있는 규정이 될 수 없다.
    3. 상속포기기간의 연장과 상속포기의 취소신청에 대한 수리제도는 한일 모두 동일한 내용의 조문을 갖고 있다.

    * 한국 민법

    제1019조(승인, 포기의 기간)
    ①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연장할 수 있다.

    제1024조(승인, 포기의 취소금지)
    ① 상속의 승인이나 포기는 제1019조제1항의 기간내에도 이를 취소하지 못한다.
    ③ 항의 규정은 총칙편의 규정에 의한 취소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그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월, 승인 또는 포기한 날로부터 1년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된다.

    * 일본 민법

    第九百十五条
    相続人は、自己のために相続の開始があったことを知った時から三箇月以内に、相続について、単純若しくは限定の承認又は放棄をしなければならない。ただし、この期間は、利害関係人又は検察官の請求によって、家庭裁判所において伸長することができる。

    第九百十九条
    相続の承認及び放棄は、第九百十五条第一項の期間内でも、撤回することができない。
    2  前項の規定は、第一編(総則)及び前編(親族)の規定により相続の承認又は放棄の取消しをすることを妨げない。
    3  前項の取消権は、追認をすることができる時から六箇月間行使しないときは、時効によって消滅する。相続の承認又は放棄の時から十年を経過したときも、同様とする。
    4  第二項の規定により限定承認又は相続の放棄の取消しをしようとする者は、その旨を家庭裁判所に申述しなければならない。

    한편, 위와 같이 상속포기를 취소하는 신청을 하고 가정법원이 이를 수리하는 제도가 있으나, 그 수리로 인하여 상속포기가 취소되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의사표시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그 취소의 효력은 별개로 다투어지게 된다.

    4. 1,2심 판결의 결론이 다르기는 하였으나, 1심 판결은 상속포기기간 연장에 대한 언급이 없고, 오로지 3개월이 경과한 상속포기라 무효라고 한 것으로(1심 판결문 4면), 당사자들이 1심 심리단계에서 기간연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듯하다. 1,2심 판결의 결론이 달라지는 이유치고는 다소 허탈한 내용이기도 하다.
    5. 대상판결의 결론은 국제사법의 일반이론에 충실한 것으로 특별히 흠잡을 곳이 없어보인다. 판결문상으로는, 상속포기를 취소하는 신청을 하여 각 수리되었다고만 하였을 뿐, 그 취소가 유효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도 되어있지 아니하다. 즉, 원고가 취소하였다고만 주장할 뿐, 그 취소가 유효한지 여부에 대해 주장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 왜냐하면 그러한 주장이 있었더라면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판결문상 그 점에 관한 판단이 있었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다소 의문이나, 판결문만 봐서는 더 단정하기 어렵다.
    6. 이 판결은 외국에서 상속과 관련된 법률행위를 하더라도 그 나라의 형식에 따라 적법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실무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안은 일본과 관련된 것이고 일본민법이 우리나라 민법과 이 점에 관한 한 완전히 똑 같은 내용이라 그 내용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만일 우리나라와 요건이 다를 경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예를 들어 해당국에서 상속포기는 3개월내가 아니라 6개월내에 할 수 있고 당사자가 3개월이 넘어서 포기할 경우의 효력은 어떨까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와 요건이 다르다고 하여 곧바로 효력이 없다거나 우리나라의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곧바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해당국에서는 상속포기가 유효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무효라는 결과가 되어 법률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된다. 잠정적인 결론으로, 그 요건이 현격하게 차이나서 그 차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무효로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를 피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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