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구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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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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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멘토, 나의 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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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변호사 모임에서 청년변호사를 위하여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는 반가운 내용의 메일을 읽은 적이 있다. 최근 변호사협회장 선거에서도 같은 내용이 일부 후보들의 공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글을 보고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편으로 ‘나에게는 멘토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프로그램이 조금 늦게 나온 것이 아쉽기도 했다.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하던 시절, 대학생 때와는 달리 실질적인 지도교수님이 생겼다. 필자의 경우 지도교수님이 대학원 연구지도, 논문지도만 해주신 것이 아니라 취업지도, 더 나아가 주례까지 봐주셨고, 지금에 이르러서도 인생지도까지 하여주신다. 대학에 와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필자의 많은 부분이 지도교수님과 닮아 있음을 문득 깨닫고 가끔씩 놀라곤 한다. 때로는 지도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하기도 한다. 사법시험에 낙방하고 찾아간 필자에게 해주신 말씀은 특히 인상 깊었다. “길모야, 조치훈이라는 바둑기사가 있다. 그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더라. 자기는 한 수 한 수 죽을 힘을 다해 둔다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낙방한 제자에게 과연 ‘진정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했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가끔 해주는 말 중에 하나이다.

    굳이 영어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 ‘멘토’라는 이름은 없었지만 나에게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인생의 멘토가 생긴 것이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머털도사’라는 만화영화에서 ‘누덕도사님’이 제자 ‘머털이’에게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도술 능력을 전수해주셨듯이 필자의 지도교수님도 언제인지 모르게 교수로서 연구하고, 행동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이다.

    로스쿨 체계가 출범한 후, 학문으로서의 법학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는 걱정을 듣곤 한다. 단순히 대한민국 법학의 학문으로서의 발전이 걱정이라는 것 외에 로스쿨이 대학원임에도 예전의 지도교수와 대학원생과 같은 학문을 공부하는 자로서의 인생의 멘토를 만나게 되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박사학위를 받는 졸업식날 박사 가운을 입고, 연구실로 찾아가 지도교수님과 찍은 사진을 가끔 연구실 책상 서랍에서 꺼내보며 생각한다. ‘나도 우리 학생들에게 그런 멘토가 될 수 있을까?’ 변호사를 하다 학교로 간 나에게 주위 법조인들은 “그래도 교수가 제일 편하다”고 덕담을 해주곤 하지만 참된 스승의 길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닌 듯하다.

     

    ◇ 이 글은 2015년 5월 14일자 법률신문 15면 <법조프리즘>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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