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 변호사
  • 법무법인 태평양
연락처 : 02-3404-0000
이메일 : cw.lim@bkl.co.kr
홈페이지 : www.bkl.co.kr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47-15
소개 :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도전받는 유책주의와 사회의 변화

    0

    여러 보도에 따르면 유책주의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를 두고 대법원이 다음 달 26일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연다고 한다.

    유책주의, 파탄주의 개념은 대부분 이해하고 계실 것이다. 간략하게 적자면 유책주의란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이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람을 피운 사람은 그로 인하여 부부관계가 단절되고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혼을 청구할 수 없었다. 바람이 먼저가 아니더라도, 결혼 후 어떤 이유로든 별거에 들어간 뒤, 새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미고 나서 수 십 년이 흘러도 십중팔구는 그 사람이 유책자가 되어 이혼을 청구할 수 없었다. 대개 먼저 집을 떠난 것이 상대방을 유기한 것이 되고, 나중에 새 사람을 만난 것이 파탄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유책주의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반대론과 하급심판결에 의한 도전을 받았으나 최근까지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공개변론까지 열어 다루게 된 것이다. 과연 이번 심리를 통하여 유책주의를 취한 대법원판례가 바뀔까? 나는 판례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대법원에서 공개변론을 여는 것 자체가 판례변경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인데, 대법원도 이젠 유책주의를 더 유지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만일 판례가 변경되어 유책주의가 폐기된다면 간통죄 위헌결정과 함께, 2015년은 우리나라 사회의 남녀관계에 관련된 법적 제도에 관한 극적인 변화를 겪은 해로 기억되게 될 것이다. 성매매 처벌에 관한 위헌여부 결정도 2015년을 더욱 극적인 해로 만들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것은 아니고, 이미 이루어진 사회의 변화를 한 발 늦게 인정하고 법적 제도로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이러한 지체현상은 잘못이 아니다. 원래 법제도란 보수성을 띨 수밖에 없으며, 가족제도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은 더욱 더 늦을 수밖에 없다. 지체 자체는 잘못이 아니고, 너무 지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아쉬운 일이다.
    간통죄 폐지도 그렇고 유책주의의 폐기에 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즉,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이혼이 아주 쉽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보기에 이는 상당한 오해이다. 지금 현재도 이혼은 매우 힘이 들고 특히 돈이 있는 사람에게는 돈이 매우 많이 드는 일이다. 변호사 보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부가 보유하는 자산규모가 클 수록 이혼재판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매우 어려워진다.
    원래 어떤 쟁점에 대해 어느 쪽으로든 해결이 되면 이후에 문제가 전혀 없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점들이 전면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2015년이 가져다준 변화는 매우 큰 것이지만, 그 이후에도 성문제와 결혼제도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위에 이혼이 결코 쉽지 않다고 적은 것이 바로 이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즉, 이혼제도에 관해서도 앞으로 본격적인 도전이 시도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는 항상 변하고 있으므로, 법제도 역시 항상 그러한 변화를 수용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그 필요가 충족될 때까지 도전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