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강해룡
  • 변호사
  • 법률신문 편집인
연락처 : 02-3472-0604
이메일 : kang752@chol.com
홈페이지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1-1번지 강남빌딩 14층
소개 : 변호사이자 사진작가입니다. 1960년대 부터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은 자문위원입니다.

이 포스트는 1명이 in+했습니다.

마약 매매행위 미수범과 실행의 착수

1

아니올시다-2-222x300마약 매매행위 미수범과 실행의 착수

-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6920 마약류관리법위반 -

 

법률신문 제4315호(2015. 5. 4.)

1.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제3조 (일반 행위의 금지) 제3호에서

‘누구든지 “헤로인, 그 염류(鹽類) 또는 이를 함유하는 것을 소지, 소유, 관리, 수입, 제조, 매매, 매매의 알선, 수수, 운반, 사용, 투약하거나 투약하기 위하여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 했다. 그리고 제58조(벌칙)에서 위 금지행위는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2015. 3. 20. 선고 2014도16920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건에서 헤로인’ 매매행위의 미수범으로 처벌한 원심의 유죄판결을 무죄의 취지로 파기환송 했다.

 

2. 대법원의 판결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필로폰을 매수하려는 자로부터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전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필로폰을 소지 또는 입수한 상태에 있었거나 그것이 가능하였다는 등 매매행위에 근접․밀착한 상태에서 그 대금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받은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필로폰 매매행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39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2. 중순경 박00으로 부터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송금 받은 사실은 알 수 있으나, 그 당시 피고인이 필로폰을 소지 또는 입수하였거나 곧바로 입수 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비록 피고인이 그 전에 필로폰을 판매한 적이 있었음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단순히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전을 지급받았다는 것만으로는 필로폰 매매행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필로폰 매매미수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필로폰 매매에서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미수범이란 범죄를 실현할 의사로써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그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착수미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경우(실행미수)를 말한다(형법 제25조). ‘미수’는 범행이 기수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하나로서 구성요건적 실행행위를 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이전의 단계인 예비·음모와 구분되고, 구성요건의 내용을 충족시키지 못한 단계에 속한다는 점에서 구성요건의 모든 내용의 충족을 의미하는 ‘기수’와 구분된다. 우리 형법은 미수범에 관하여 제25조에 ‘미수범’, 제26조에 ‘중지범’, 그리고 제27조에 ‘불능범’이 각각 규정되어 있다.

 

4. 대법원은 다상 판결에서 피고인이 박00으로 부터 필로폰 매매청약을 받고 이에 승낙해 매매대금을 선불 받았더라도 필로폰 매매행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른 것이 아니라고 했다. 판결이유에서 그 법리에 관해 구체적으로 판시하지는 않았으나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392 판결”을 참조 한 것으로 보면 이 사건 피고인의 행위는 “매매의 예비행위로는 볼 수 있지만 필로폰 매매행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른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따라서 범죄의 구성요건인 필로폰 매매행위의 실행의 착수와 매매의 예비행위를 어떠한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가라는 것이 문제된다.

먼저 일반적 법률행위인 ‘매매’(매매계약)와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인 ‘매매행위’는 그 개념이 다르다고 본다. 전자는 매매의 청약과 이에 대한 승낙이라는 의사표시가 합치되는 계약의 체결로서 성립되지만, 후자는 계약체결만이 아니고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이 그 본지에 따라 모두 이행되기까지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매매행위의 완성으로 구성요건이 충족돼 범죄는 기수에 이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약류 매매행위의 기수 시기는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의 체결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마약류를 매수인에게 교부했을 때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매매목적물이 교부되기 전 단계를 마약류 매매행위의 예비단계라고 할 것이냐 예비단계를 지나 실행에 착수한 단계라고 할 것이냐 라는 것이 문제이다.

실행의 착수는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을 말하며 미수와 예비·음모를 구분하는 척도이고, 공범의 성립도 정범의 행위가 최소한도 실행의 착수단계에 이르렀을 때 가능하게 된다. 어떠한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인가에 관하여서는 객관설·주관설 및 절충설 등의 학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실행의 착수는 ‘범죄의사가 범행 가운데 분명히 표명되고(비약적 발현) 범인의 행위가 개개 구성요건의 보호객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 때’라고 한다.

 

5.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과 박00은 전에도 마약류 매매거래를 한 사례가 있어서 박00이 또다시 피고인에게 ‘필로폰을 구해 달라’고 했고(매매계약의 청약) 이에 피고인이 응해서 매매대금 송금을 위한 계좌번호를 알려줌으로서(청약에 승낙)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이 성립되었고, 이어 피고인은 박00으로 부터 매매대금을 송금 받았다. 그런데 피고인은 그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필로폰을 박00에게 교부하지는 않은 상태이므로 필로폰 매매행위의 기수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6. ‘필로폰 매매행위’란 단독행위가 아니고 계약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박00에게 필로폰을 교부하는 행위(사실행위)만을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고,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을 체결한 단계로부터 그 계약내용을 이행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매매계약 체결 이전의 계약체결을 준비하는 행위는 매매행위의 예비이지만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필로폰 매매행위라는 범죄의사가 비약적으로 발현된 범죄행위의 실행에 착수를 한 단계라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과 박00 사이의 이 사건 필로폰 매매계약을 이행불능인 계약이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타인의 권리매매) 견해를 달리 한다 해도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는 형법 제27조(불능범)의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피고인의 행위는 이행불능이라고 하더라도 실행의 착수를 한 단계이므로 이른바 ‘불능미수’(장애미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불능미수’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 할 수는 있지만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