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 변호사
  • 법무법인 태평양
연락처 : 02-3404-0000
이메일 : cw.lim@bkl.co.kr
홈페이지 : www.bkl.co.kr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47-15
소개 :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재산분할약정의 효력 문제

    0

    2015. 4. 23.자 법률신문 14면 상단에, 부부가 재산분할에 대해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재판상 이혼이 이루어지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부산가정법원의 판결이 소개되었다(사건번호는 인용되어 있지 아니하다.).

    하여간, 보도된 위 내용은 이 판결이 새로 내세운 것이 아니고,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다14061 판결의 취지를 답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이 아직 아래 보도된 판결문을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므로, 이 쟁점에 대한 일반론 차원에서 적어본다.
    위 법리는 위 대법원판결이 선고된 이래 법원의 확고한(?) 법리로서 작용하고 있고, 그리하여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는 무조건 무효라는 듯하게 실무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위자료에 대해서도 확장되고 있는 점도 관찰된다.
    본인이 지금까지 읽어본 판결문상으로는, ‘이 건 합의는 협의이혼시에만 적용하고, 재판상 이혼을 할 때는 적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한 합의가 되어 있는 것은 없는 듯하다. 생각해보면 그런 식으로 합의를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하여간 그렇다면 이 점에 관한 전제 없이 합의를 하면 당연히 협의이혼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하는가? 지금 실무는 그런 태도이다.
    그러나 그러한 실무태도에 찬성하기 어렵다. 이혼에는 동의하면서도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합의가 안되어 결국 이혼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혼에 대해서는 다투지만 어쨌든 이혼이 될 경우에는 합의한 대로 분할하겠다라고 정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 것일까?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실무태도때문에 실제로는 참으로 수긍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일단 합의해놓고 그 합의에 따르기 싫으면 바로 이혼소장을 내버린다. 그 순간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한다. 제아무리 가사사건이라도 이러한 결론이 수긍될 수 있는 것인가?
    예를 들어 합의를 하고 이후 한참동안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여 종전의 합의효력을 더 인정하는 것은 부적당하다 싶은 경우라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해놓고 바로 직후에 소를 제기하는 경우, 합의해놓고 그 뒤로는 서로간이 파탄상태를 인정하고 완전히 남남으로 살아온 경우에조차 합의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지금의 실무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합의의 효력이 인정된 경우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하여간 그렇다보니 일단 합의하여 거액을 받아낸 다음, 몇 년간 그 돈을 다 없애버리고(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투자했거나 자녀에게 주었다고 주장할 뿐 증거를 내지도 못한다.),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다시 나누자고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조차 분할을 명하는 실무태도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재판은 구체적인 사건 하나 하나에 대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법정책학적 고려가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실무가 위와 같다보니 재산분할에 관한 어떠한 협의도 그 효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조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항간에는 혼전계약이니 부부간의 재산계약이니 해서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한데, 과연 이혼사건을 제대로 해보았는지 대단히 의문이다.
    하여간 이러한 상황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당수의 분들이 이미 재혼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혼인신고를 안해도 소용이 없다. 사실혼의 경우에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결혼하려는 외국인들이 자문을 구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도 ‘외국에서 프리넙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여 한국에서 그 효력이 있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정 결혼하시려면 한국에 재산을 두시면 안된다, 특히 부동산을 보유하시면 안된다.’라고 조언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이 과연 지금의 상황에 부합하는 것인지 정말 의문이다. 반대로 합의만 하면 절대로 무조건 유효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나칠 때는 지나치므로 무효다라고 하는 것은 좋다. 그게 아니라, 무조건 효력이 없다는 식으로 실무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법리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