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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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이 시신의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 – 그 상속법리상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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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어가는 말

    혼자 지내다가 사망하였는데, 가족들이 그 시신의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근래 새로운 현상은 아니고 예전부터 그러한 일은 종종 발생하여 왔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망인이 거주하던 집의 주인이나, 사망한 숙박업소 주인은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람의 시신은 일반 물건과 달라서 함부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와 도리상으로도 그러하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무연고자 사망이 연 1000건 정도로 하루에 3건, 그 중 50%가 50대 이하 중장년층이라 한다. 기사에서는 직접 드러나지는 않고, ‘전화를 받은 아내와…’라는 식의 표현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드러나지만, 사망자 대부분이 남성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견은 아버지가 아무리 잘못이 크더라도 시신의 인수마저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으나, 그와 같이 거부하는 사람들 마음도 오죽하였을까 하고 헤아리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이나 능력부족만이 원인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한 점이 있더라도 그 주인공이 자신의 잘못이나 능력부족을 솔직히 인정하고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힘을 모으자는 자세를 취하였다면 이렇게까지 되었으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어떠한 원인이나 경위이든간에, 어떤 상황의 발생 이후 가족들을 끊임없이 못살게 굴었던 경우가 많다. 사업에 실패하고 일을 그르친 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고 이해할 수도 있으나, 그 이후 그것이 원인이 되어 가족들을 괴롭히고 그것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가족들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정이 이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누군가 많은 사람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그 다음 자세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2. 상속법리의 문제

    무연고자나 가족들과 단절된 사람의 죽음은 매우 아쉽고 슬픈 일이지만, 그 뒤의 문제도 냉철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망인들은 거개가 채무초과의 상태일 것이므로, 남은 가족들은 적절하게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여야 한다. 이 글은 그 문제가 아니고, 남은 시신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시신의 법적 향배, 즉, 시신에 대한 법적 권리의 귀속자는 누구인가? 현재 우리 법리에 따르면 제사주재자이고 통상은 망인의 장남이 된다(대법원 2008.11.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본인 개인적으로는 이 판례의 결론에 찬성하고 있지 않으나, 그 점은 논외로 하기로 하고, 이 판례의 결론을 전제하고 살펴본다. 제사주재자는 꼭 장남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남인 것이 원칙이므로, 일단 장남인 경우로 보고 글을 적는다.
    하여간 장남이 시신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상속인가? 위 판결에서는 ‘상속’이라고 표현하지 아니하고, ‘승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판결문의 해당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유체·유골은 매장·관리·제사·공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유체물로서, 분묘에 안치되어 있는 선조의 유체·유골은 민법 제1008조의3 소정의 제사용 재산인 분묘와 함께 그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되고, 피상속인 자신의 유체·유골 역시 위 제사용 재산에 준하여 그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된다.”

    위 판결이 ‘승계’가 ‘상속’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어쨌든 시신은 다른 상속재산과 같은 것은 아니고, 특수한 것으로 인정하였음은 분명하다. 여기서의 ‘승계’는 별도의 법률행위를 통하여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자의 사망을 원인으로 하여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포괄적 승계의 일환이다. 따라서 ‘승계’ 역시 ‘상속’의 일부이나 특수한 의미를 갖는 상속이라 봄이 상당할 것이다. 민법 제1008조의 3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양임야, 묘토의 경우에도 상속세가 비과세 되는데(상증세법 제12조, 한계 있음), 즉, 조세측면에서도 상속의 일부로 파악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금양임야나 묘토는 이와 같이 일반 상속과 구분하여 특수한 지위를 부여하여 ‘승계’라 칭하고 있고, 따라서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승계가 가능한 것으로 본다. 당연히 상속분이나 유류분을 계산할 때도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된다.
    문제는 이러한 승계를 포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속포기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민법이 정하고 있는 상속포기제도를 통하여 위 승계도 포기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옳다.
    이 글의 한계상 결론만을 제시한다면, 이러한 승계대상재산의 승계를 바라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도 내놓아야 함이 옳다. 즉, 이러한 특수한 대상물의 승계는 제사주재자 지위와 일체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고, 승계를 거부하고자 한다면 제사주재자 지위를 내놓아야 함이 옳다.
    만일 가족들 중 아무도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수하기를 거부한다면, 원래의 제사주재자는 승계를 거부할 길이 없다. 제사주재자가 아예 없게 되는 형태의 승계거부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자 한다. 일단 승계를 받아서 자신이 알아서 처분하거나 없애버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규범적으로는 승계를 거부할 수 없다고 봄이 옳다고 본다.
    시신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누가 되었든, 대표적으로는 장남인 제사주재자가 시신을 승계하여야 하고, 그 시신을 점유하고 있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사람은 그 제사주재자에게 ‘취거해가라’는 청구를 할 수 있고, 대신하여 장례나 기타 처리비용을 들였다면, 부당이득이나 사무관리의 법리에 의하여 제사주재자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물론 현실에 있어서는 시신처리에 대한 행정절차가 있으므로 집주인이나 숙박업소 주인이 직접 청구에 나서야 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나, 민사적으로는 행정청이라도 위와 같은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글에서는 일단 이러한 착안점만을 제시하는 것으로 맺는다.

    한 때는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이웃이었던 그들, 이 땅에 이런 생의 마감도 있다는 사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사 보기 : 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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