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홍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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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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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과 다르게 최근 들어 사법제도의 변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기본법 분야에 있어서조차 관련 법령 등의 개정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개정의 필요성은 그렇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급격하고 과감한 개정 조치에 당혹감이 들기도 한다. 필자도 그동안 여러 법 개정 작업에 참여한 바 있어 법 개정의 배경, 경위 및 절차 등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지 않나 자부하였다. 그러나 최근 법 개정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언가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 같이 느껴져, 차제에 하나하나씩 그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기도 한다.

    사법제도의 개정은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한 재판을 위한 제도의 변경이어야 한다. 따라서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를 확정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다고 표방을 하고, 그럴만한 명분을 제시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제도 내적 여러 이해관계 가운데 국민과 관련된 부분을 부각하고 이를 확대하면 국민을 위한 제도로서 보다 설득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부분과 사법운용 주체를 위한 부분과의 균형을 고려한 비례적 정의가 지켜진 개정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최근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한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은 이러한 제도가 국민을 위한 제도인지 여부이다. 이러한 논의에 있어서 대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인지 아닌지를 부각하는 것은 실질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헌법상 보장된 권리이든 아니든 국민을 위한 제도로서만 그 존재 의의 내지 가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의 변화에 있어서 대법원의 규칙 개정도 이에 따른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법률의 개정 못지않다. 따라서 이를 위하여 보다 신중한 자체 내 개정 시스템 확보와 외부 전문 인력에 의한 검토 및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최근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의 개정·시행으로 단독사건의 사물관할의 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두 배나 늘어나게 되었다. 지금껏 단독사건의 사물관할의 범위의 확장 추이에 비추어 보면 너무 급격한 변화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증거법을 가르치다 보면 현대형 소송에서 증거의 구조적 편재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된다. 현대 사법제도에 있어서도 사법정보의 구조적 편재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사법정보의 정확한 개시(開示)로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사법제도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게 하고 국민의 법적 인식, 법적 정서 등 법문화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진정한 법령 등 개정이 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글은 2015년 3월 19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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