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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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통을 기다리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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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통 전문 변호사를 해보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 간기남)

     

    간통죄가 위헌으로  판결받기전에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간통현장을  급습하는게  가능하였다

    나는 과거 약 4년간 이혼사건 중에서도 간통사건을 주로 해본 적이 있다. 부동산 재개발 재건축이 전문이었던 나에게 어느 날 소위 흥신소 사장이 찾아왔다. 자신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간통현장을 덮쳐서 불륜의 증거를 잡아주는 것을 주된 업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이 간통의 증거를 잡으면 그 증거를 가지고 이혼소송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 이혼소송을 담당해줄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전에 일을 같이 하던 변호사가 있었는데 어떤 이유로 인하여 그 변호사와 계속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좀 찜찜하기도 했으나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간통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는 충격적이고 황당한게 많았다. 그 일을 겪은 뒤로 TV에서 방영하는 ‘사랑과 전쟁’의 스토리가 꾸며낸게 아니라 전부 다 실화라고 믿게 되었다. 실화는 TV보다 더 충격적인 게 많았다.

     

    아무튼 간통현장을 덮쳐 얻어낸 증거로 간통고소와 이혼소송제기, 그리고 합의를 통한 종결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이 일을 약 1년 정도하니까 우리 사무실에서도 간통현장을 급습하는 노하우를 습득하게 되었고 나의 사무장은 이 분야의 베테랑이 되었다. 물론 전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서이다. 여자 의뢰인이 있었는데 그 여자 의뢰인이 나의 사무장에게 시시 때때로 남편의 의심가는 행적이 있다면서 전화를 하였고 그 때마다 사무장이 출동하였다.

     

    사무장의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한밤중에 어떤 여자(의뢰인)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 오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을 보고 남편(사무장)이 바람피는 게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다 한다. 간통사건은 법리가 문제되는 게 아니라 007작전과 같은 미묘한 상황판단이 주를 이룬다.

     

    불륜의 장소가 단독주택인 경우에는 현장 덮치는 방법이 쉽다.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말과 촬영 동영상을 보니 상황이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차량번호를 봐두었다가 들어간 지 1시간 이후쯤 적절한 시점을 잡아서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는 ‘혹시 여기 OOOO 소나차 차주인이세요? 차좀 빼주실래요?’라고 하면 대개 남자가 바지춤을 추스르며 짜증스런 얼굴로 문을 연다. 이 때 번개같이 밀고 들어가면 되는데 보통 여자는 이불속에 몸을 가리고 있다. 재빨리 촬영하고 이불시트 휴지통의 화장지와 콘돔 등을 수거한다. 내연녀는 이 때 비로소 남자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수도 있다.

     

    어이없는 여자 의뢰인도 있었는데 남편이 드나드는 내연녀의 오피스텔 옆방이 부동산에 전세로 나온 것을 알고서는, 그 옆방을 세내어 살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거기서 매일 저녁 있다가 내연녀의 방에서 소리가 나면 경찰을 불러서(이미 이혼소송제기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다만 소장은 미송달 상태), 현장을 덮치겠다는 것이다.

     

    ‘그건 좀 심한 발상 아니냐?’고 해서 그만 두기는 했는데, 아무튼 그 의뢰인이 새벽 1시쯤만 되면 매일 나에게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면 현장 덮치는 것에 대하여 경찰의 원활한 협조를 얻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곤 했다.

     

    이렇게 전화를 몇차례 받다보니 나는 제발 그 남편이 하루빨리 내연녀와 확실한 간통을 화끈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빌게 되었다. 매일 밤에 의뢰인 여자의 전화받는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걸 간기남이라고 하나부다. 간기남이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뜻인데 그런 제목의 영화가 예전에 있었다고 한다. 이제나 저제나 간통이 언제 일어나나 기다리다 보니, 이젠 ‘일어나려면 제발 빨리 좀 일어나라’고 빌게 되었다.

     

    간통현장에서 입수한 화장지와 이불 시트, 콘돔 등은 흥신소에서 가지고 있다가 법원에 제출해달라고 하면서 우리 법률사무소에 건네준다. 우리는 이 물건들을 랩으로 정성껏 싸서 비닐로 밀봉한 뒤, 사무실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비닐봉투에 고무줄이 칭칭 감겨 있어서 열어볼 생각은 안들지만, 나와 사무장은 이 물건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아무 생각없이 냉장고를 열고 음료수를 꺼내 먹었다. 부부중 바람을 핀 일방과 간통을 한 상간녀 또는 상간남이 우리 사무소를 찾아와서 ‘합의로 해결이 되었다’고 하면서 합의서를 내밀었고 우리는 양측의 의사를 충분히 확인한 뒤, 냉장고에 깊이 들어있던 그 귀중한(?) 증거품을 그에게 교부해주었다. ‘갖고 가서 적당한 곳에 버리세요’라고 하면서…

     

    아무튼 이런 일이 은근히 재밌기도 했지만 상당히 피곤한 일도 많았고, 나와 흥신소 사장과의 관계도 나빠져서 간통전문 사건을 그만두었다. 다만 이 때 인간군상의 숨겨진 행동들을 모두 보았고, 이 때 축적된 노하우는 나중에 보통의 이혼사건 처리시에도 상당히 유용하게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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