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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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과 동인 그리고 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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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우리는 갈등과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를 카운터파트가 아니라 타도대상으로 여기고 적대시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발전의 최대 장애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때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중 선조실록에 따르면, 1592년 4월 28일 삼도순변사 신립(申砬)이 충주 탄금대에서 패전했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겁에 질린 선조는 황급히 도주한다(파천, 播遷). 임진왜란 발발 2년 전 당시 일본의 정치 상황, 조선 침략 의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으로 통신사가 파견되었으나, 1년 후 돌아온 통신사의 정사와 부사는 각각 서인(西人)과 동인(東人)으로서 당파에 따라 보고내용이 엇갈렸다. 급기야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왕궁과 백성을 버리고 야밤을 틈타 도망길에 오른 선조는 한양에서 개성으로, 평양으로 의주에 이르러 압록강을 건너기 직전이었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서도 서인과 동인은 대립과 갈등을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 변호사 사회가 클로즈업되는 것은 왜일까? 최근 변호사 수가 급증한 탓에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가 땅에 떨어진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제는 변호사 개업만으로는 생계 해결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호시탐탐 유사직역으로부터의 직역침탈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고, 법률시장개방으로 인한 대외적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 사회는 어떠한가? 후배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사시 출신이니 로스쿨 출신이니 편가르기를 넘어 심지어 ‘로퀴(로스쿨과 바퀴벌레의 합성어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비하하는 말)’, ‘연변(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줄임말로 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여 서로를 부정하고 적대시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불신을 극복하고 변호사들 간의 신뢰회복과 통합을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변호사 사회는 스스로 붕괴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최근 새로이 선출된 대한변협과 각 지방변호사회의 리더십은 변호사와 변호사단체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회원통합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 실행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변호사와 변호사단체를 위협하는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각 부처별로 대통령에게 2015년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의 주요내용 중에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양육비이행관리원’이 본격 출범한다는 것이 관심을 끌었다. 위 법률은 2014년 3월 24일 제정되어 2015년 3월 25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내용이었다.

    즉,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청구와 이행확보 지원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 ‘양육비이행관리원’을 두고(제7조), 양육비 부담 등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행관리원의 장에게 양육비에 관한 상담 또는 협의성립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협의가 이루어질 경우 이행관리원의 장은 협의사항의 이행을 지원을 할 수 있다(제10조).

    양육부·모는 이행관리원의 장에게 자녀의 인지청구 및 양육비 청구를 위한 소송대리 등 양육비 집행권원 확보를 위한 법률지원을, 양육비채권자는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이행명령 신청대리 등 양육비 이행확보에 필요한 법률지원이나 양육비채권 추심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제11조).

    한편, 양육비 이행지원을 신청한 양육비채권자는 양육비채무자가 양육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자녀의 복리가 위태롭게 되었거나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행관리원의 장에게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제14조), 이행관리원의 장은 양육비 이행지원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채권자가 ‘가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에 따른 재산조회신청 등을 함에 있어 필요한 법률지원을 할 수 있고,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양육부ㆍ모의 추심을 지원할 수 있다(제18조 및 제19조).

    위 법률에 따르면, 이행관리원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할 대부분의 사항에 대하여 포괄적인 후견 역할을 함은 물론, 소송이나 집행법상의 각종 신청 등 법률지원을 직·간접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행관리원의 기능 중 상당부분은 그 성격상 변호사 또는 변호사단체가 수행함이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대한변협은 위 법률의 제정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그렇다면 어떤 검토의견을 국회에 제시하였는지 궁금하다.

    필자는 2014년 12월 1일자 대한변협신문에서, 각종 법률구조 및 국선변호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법률구조시스템’을 대한변협이 관장해야 한다는 중장기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궤를 같이하여 대한변협은 위 법률 시행과 함께 본격 출범하게 되는 ‘양육비이행관리원’과의 관계 설정 등 위 법률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여성가족부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2015. 2. 2.자 대한변협신문 10면에 함께 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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