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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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도 계약할 때 실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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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도 계약할 때 실수한다.

     

    1. 기분좋게 호기롭게 사인해야 한다는 분위기

     

    얼마 전에 부동산 매매계약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타결이 되어서 기분 좋게 싸인하는 자리였다.

     

    내가 변호사라는 걸 알고는 상대방이 이런 말을 하였다.

     

    “예전에 검사출신 변호사하고 계약할 일이 있었는데요. 그 분은 문서로 작성이 안되어 있고, 말로만 오고가는 것은 전혀 믿지 않는데요. 저는 그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분들은 싫더라고요. 변호사라는 직업이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닌가 봐요. 저희는 그냥 사람을 봐서 좋은 사람이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그 사람을 끝까지 신뢰해요. 그게 좋다고 봐요”

     

    뭐 좋은게 좋다는 그런 취지였다. 그러나 그런 척만 해야지 사실 문서는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말은 허공에 다 날아가고 나중에는 문서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또한 위와 같은 말에 휩쓸렸다.

     

    “네 그런 점은 좀 있지요. 허허”

     

    2. 사소한 문제점을 발견하다.

     

    그러면서도 난 독수리처럼 이런 저런 문서와 특약사항을 다 살펴봤다. 그런데 중개사가 쓰는 ‘중개대상물설명확인서’에 복비 (중개수수료)가 매매가의 0.9%라고 최고가로 쓰여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난 중개사에게 그 점을 넌지시 지적하였다. 지적하면서도 내가 쫀쫀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남지 않게 그저 가볍게 지적하였다. 그랬더니 중개사가 ‘애구 변호사님 그거 그냥 그렇게 써 놓은 것이구요. 제가 그렇게 최고가로 받아본 적 한번도 없습니다. 복비 (중개수수료)는 그 때 변호사님과 얘기 나눈대로 (0.45%였다) 만 받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보기에도 그 중개사는 사람이 선해보였고, 나중에 딴 소리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넘어갔다. 그대로 계약체결하고 일어섰다.

     

    3. 잘 처리한 계약이라 할 수 있는가?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오늘 내가 체결한 계약에서 복비를 더 물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러나 직업이 변호사인 내가 한 오늘 행동은 잘한 것이었는가? 나는 언제나 법률상담시에 “계약서는 똑바로 정신차려서 작성하고 말로 한 것은 믿지 말라!”고 의뢰인들을 혼내지 않았던가? 오늘 내가 한 복비 (중개수수료)에 관한 약정에서 최고 수수료로 그대로 적힌 곳에 사인한 것은 잘한 것이었나?

     

    예전에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사건에서 복비 사건을 해본적이 있는데 그 때도 중개대상물 설명확인서에 명백하게 쓰여진 복비 비율대로 판단해야 할 상황이었다. 다만 그 때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삭감하기는 하였지만 그 삭감의 기준점은 어디까지나 문서에 쓰여있던 퍼센트 수치였다.

     

    4. 변호사는 계약시 ‘잘 몰랐었다’라는 말을 더더욱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예외를 인정했던 나의 실수를 반성해야 했고 나중에는 절대로 그러지 않으리라 맘먹었다. 차라리 일반인이라면 중개대상물설명확인서를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는 항변이 통하지만, 변호사인 나는 ‘잘 몰랐다’라는 항변도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 있어서는 변호사가 오히려 더 약자이다.

     

    아무튼 계약서는 꼼꼼히 봐야 한다. 그리고 끝까지 따져봐야 한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치자고 했어야 한다. 0.9%라고 써진 뒤에 ‘이하로 협의한 요율’이라고 부기해서 넣었어야 했다. 그 뒤에 나는 아이디어를 내서 그 중개사에게 문자로 ‘저는 그러면 복비는 OO만원만 내면 되는 거지요?’라고 물었고 중개사는 ‘네’라고 답변하였다. 나는 그것을 화면캡춰해놓고 잘 보관하고 있다.

     

    5. 쫀쫀하고 치사한 사람이 이긴다.

     

    쫀쫀하고 치사하다는 말을 듣더라고 계약에서는 끝까지 따져야 한다. 계약서를 잘 안보고 호기롭게 자신은 개인간의 신의를 보고, 말로 한말도 믿는 사람이고, 대범하고 통큰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은 그 때만 좋아보일 뿐이다. 그렇게 행동하다가는 언젠가는 크게 다친다.

     

    멋있어 보이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면 상대방만 이득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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