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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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효인 납품계약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추후 납품대금지급으로 추인되어 유효하다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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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품계약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나 입주민의 동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라 할지라도, 입주자대표회의가 납품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무효인 계약이 추인되었다고 한 사례(부산지방법원 2014가합2009)

    납품계약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나 입주민의 동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라 할지라도, 입주자대표회의가 납품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무효인 계약이 추인되었다고 한 최근의 판례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원고는 냉난방기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부산 사하구 C에 있는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이다. 피고는 2011. 7. 12. 이 사건 아파트에 설치할 가정용 가스보일러 총 1,746대를 입찰품목으로 정하여 ‘개별난방 전환공사용 가스보일러 입찰’공고를 내었는데, 위 공고문에는 가스보일러의 설치는 개별난방 전환공사업체에서 수행한다는 단서를 두고 있었다. 위 입찰공고의 낙찰자로 선정된 원고는 2011. 9 26. 피고와 사이에 가스보일러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2011. 12. 27. 가스보일러의 추가 납품을 포함하여 종래 계약을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납품계약’이라 한다).

    한편, 이 사건 납품계약서에는 물품대금의 전액지급이 되기 전까지는 원고에게 가스보일러의 소유권을 유보하기로 하였고, 할부금의 지급기간은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12. 3. 10.부터 2015. 2. 10.까지로 하였다(36회 분할 지급, 1대당 월 13,610원).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각 개별세대로부터 물품대금을 지급받아 2012. 3. 14.부터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14. 5. 16.까지 원고에게, 일시지급하기로 한 가스보일러 265대에 관한 물품대금 중 126,24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나머지 960,000원(가스보일러 2대분)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할부지급하기로 한 가스보일러 1,189대에 관한 물품할부금으로 총 436,174,120원을 지급하였으나(이 중 가스보일러 21대에 관하여는 할부금을 미리 완납하였다). 3,320,840원은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가 2014. 6. 10.부터 지급하여야 할 월 할부금은 15,896,480원[=당초 월 할부금 16,182,290원-(완납한 21대×1대당 월 할부금 13,610원)]이 되었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납품한 물품대금을 청구하였는데, 이에 피고는 이 사건 납품계약은 피고의 전임 회장과 관리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나 입주민의 동의 없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 사건 납품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그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그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92487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 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처분문서인 이 사건 납품계약서에 당사자로 표시된 자는 원고와 피고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피고가 원고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여 온 점,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납품계약을 원고와 아파트 각 개별세대 사이에 체결하지 않고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것에 대하여 민원을 제기한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납품계약의 당사자는 원고와 피고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물품계약을 체결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 부적법하므로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피고는 이 사건 납품계약이 전임 운영진의 주도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나 입주민의 동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까지도 원고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해옴으로써 무효인 계약을 추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 전제되어야 하고, 만일 이와 같은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에는 해당 계약들은 일단 무효로 판단되기 쉽다(가사 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될 수 있음은 논외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라 함은 적법한 소집통고, 적법한 공고 그리고 해당 입주자대표회의에서의 정족수 등 모든 절차적 요건이 갖추어진 적법한 의결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추후 그와 같은 의결에 관하여 재차 의결을 거치거나 의결을 거쳤다고 판단될 만한 행위를 하였다면, 기존의 위법 무효인 계약은 추인되는데, 이는 민법 제139조의 무효행위 추인법리에 비추어 타당하다.

    결국 입주자대표회의로서는 기존의 의결이 절차적 위법으로 부적법하다고 평가되어 해당 계약이 무효로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추후 재차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계약을 추인함으로써 비난 또는 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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