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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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회장 선거와 포퓰리즘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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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회장 선거와 포퓰리즘의 덫

    바야흐로 법조계는 선거의 계절이다. 최근 대한변협 선거의 양상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고 훨씬 치열해졌다. 그 원인으로 지난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협회장 직선제를 꼽을 수 있다. 1987년 민주화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라는 특수한 국민적 경험과 상징적 의미 때문에 협회장 선거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도 한층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 직선제로 말미암아 대한변협의 위상과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호기가 되기도 하지만 자칫 가열될 경우 선거의 본성인 정치성만 부각될 소지도 없지 않다.

    또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은 변호사 수의 급증이다. 사법연수원 33기부터 시작된 사법시험 1000명 시대를 거쳐 2012년부터는 사법시험과 로스쿨 투 트랙으로 법조인이 양산되어 최근 변호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는데, 수(數)적으로 압도적인 이들의 요구가 다양하고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으며 협회장 선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변호사들의 변호사단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제고된 반면, 포퓰리즘으로 빠져드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부각된 쟁점은 ‘사법시험 존치’ 문제다. 2009년 로스쿨 제도의 전격 시행으로 2017년 이후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운명에 있는 사법시험을 존치하자는 것이다. 로스쿨 옹호를 슬로건으로 내건 후보자도 있지만 아직까지 사법시험 출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사법시험 존치를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40기 전후의 변호사들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 상호 불신과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은 로스쿨이 없었다면 당연히 누렸어야 할 이익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고 여긴다. 즉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이 적대감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 사법시험 존치 문제가 있고, 이제 선거철을 맞아 변호사 전체를 편가르기하는 축이 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전체 변호사의 대표를 꿈꾸는 협회장 후보자들 역시 여기에 매몰되어 포퓰리즘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표를 많이 얻어야 하는 절박함에 앞서 변호사단체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여야 할 비전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가 통합의 비전이다. 세대갈등, 경향갈등, 대형로펌·중소로펌·개인사무소 간 갈등 등 여러 갈등 중에서도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청년변호사들 사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 어쩌면 사법시험이라는 토양에 로스쿨이라는 DNA가 전혀 다른 제도를 도입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도기적 진통이라는 점에서 예견된 것일지도 모르는 이 갈등의 원인은 이원적 변호사 배출경로에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변호사 배출루트의 일원화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시험 존치는 갈등을 고착화하는 것이지 결코 통합을 위한 대안은 아니다. 로스쿨이 이미 법조인양성제도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면 자질 논란을 잠재우고 명실상부한 법조인 배출루트로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절실하다. 아울러 같은 시기의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호 피해를 입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관행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과 실행방안이 필요하다.

    한편, 더 본질적으로는 대한변협이 변호사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목표와 실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서 필자는 변호사단체로서의 성격에 걸맞는 과제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국선변호를 비롯하여 흩어져 있는 각종 법률구조시스템을 통합하고 그 통합된 법률구조시스템을 대한변협이 관장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선전담 등 각종 국선변호인, 헌법소송 국선대리인, 행정사건의 법률구조변호사 등의 경우 법원, 헌법재판소 등이, 일반 법률구조의 경우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관장하고 있다. 당사자에게 판결이나 처분을 하는 기관이 국선변호인 등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국가주의시대의 유물에 불과하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대한변협이 국가예산을 받아 모든 법률구조활동을 관장해야 한다. 대한변협이 법률구조 수요를 파악하여 필요한 변호사를 선정·관리한다면 법적 조력이 필요한 국민은 물론 일자리가 부족한 청년변호사들에게도 이익이 되어 이른바 윈윈이 될 것이고, 나아가 법조계와 국민 사이에서도 대한변협의 위상이 크게 제고될 것이다. 이처럼 통합 법률구조시스템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장기 프로젝트로 설정하여 대국민 홍보와 국회로비를 강화하는 등 중지를 모아야 한다.

    협회장 후보자들이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전체 변호사를 위해 헌신할 각오가 있다면 진정성 있는 미래비전과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한다. 아울러 근시안적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 변호사들의 리더로서의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이 글은 대한변협신문(2014. 12. 1.자) 11면에 함께 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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