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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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보도로 가정파탄’, 정윤회의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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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보도로 가정파탄’, 정윤회의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 보좌관 출신 정윤회씨가 시사저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서 진행중이라는 기사다. 시사저널이 자신을 정권의 막후 실력자로 지목해 관련된 여러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가족들이 정신적 충격을 겪었으며, 더 나아가 이혼에 이르는 등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인 공적인물이 아니라 단순한 일반인이기 때문에 명예와 사생활을 강력히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에 앞서 언론들은 정윤회씨가 부인 최모씨와 이혼한 소식을 전하면서, 부인 최씨가 올해 초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신청을 냈고, 지난 5월 조정이 성립되었으며, 이혼 조건 중에 결혼기간 있었던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서로 비난하지 말자는 특이한 조항도 포함됐다는 소식을 전했었다.

    결국 정윤회씨가 시사저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크게는 두 가지 쟁점을 가지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정윤회씨와 부인 최씨의 이혼사유가 무엇이냐, 다른 하나는 정윤회씨가 공적인물이나 아니면 단순한 사인이냐의 문제다.

    정윤회씨와 부인 최씨의 이혼사건 기록은 반드시 제출되어야

    우선 이혼원인에 대해서는 정윤회씨와 부인 최씨가 진행했던 이혼사건의 기록을 가져다 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시사저널 측에서는 법원에 인증기록송부촉탁서를 제출해서 이혼사건의 기록 전체를 해당 재판부로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재판부나 정윤회씨 측은 시사저널의 이러한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따라서 부인 최씨가 처음 이혼을 신청했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혼을 합의하면서 어떠한 조건이 오고갔는지는 재판기록을 통해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이혼조건을 비밀로 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정윤회씨는 이번 재판을 통해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공적인물의 경우에는 사인에 비해서 표현의 자유가 강력하게 보장받아야

    다음으로 정윤회씨가 공적인물이냐의 여부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 언론의 자유와 충돌한다. 개인의 명예는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의 핵심적 내용을 이루지만 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를 포함하여)와 충돌하는 경우 어떤 권리를 우선할 것인지가 문제되고, 특히 공적인물(public figure)의 경우에는 사인에 비해서 언론의 자유가 보다 강력하게 보장받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 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 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고, 사적인 사안의 경우 명예 보호가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사안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사적(사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 공적(공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바, 즉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아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며,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그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의 여부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판결)”고 함으로써 공적인물이나 아니면 단순한 사인이냐에 따라서 명예훼손의 적용범위를 달리한다. 그 이후에도 우리 대법원은 공직자의 도덕성, 청렴성, 업무처리 등에 있어서는 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이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보도’가 아닌 한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도 “신문보도의 명예훼손적 표현의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아니면 사인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의 여부에 따라 헌법적 심사기준에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사실은 민주제의 토대인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므로 형사제재로 인하여 이러한 사안의 게재를 주저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신속한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신문의 속성상 허위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서 한 명예훼손적 표현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거나, 중요한 내용이 아닌 사소한 부분에 대한 허위보도는 모두 형사제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시간과 싸우는 신문보도에 오류를 수반하는 표현은, 사상과 의견에 대한 아무런 제한없는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고 이러한 표현도 자유토론과 진실확인에 필요한 것이므로 함께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위라는 것을 알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진위를 알아보지 않고 게재한 허위보도에 대하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 첫째, 명예훼손적 표현이 진실한 사실이라는 입증이 없어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오인하고 행위를 한 경우,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명예훼손죄는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둘째, 형법 제310조 소정의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라는 요건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그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 셋째, 형법 제309조 소정의 ‘비방할 목적’은 그 폭을 좁히는 제한된 해석이 필요하다. 법관은 엄격한 증거로써 입증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행위자의 비방 목적을 인정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99. 6. 24. 선고 97헌마265 결정)”고 하여 언론의 자유가 보다 더 강력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공무원이나 공적 인물(public figure)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에 있어서 원고는 그 진술이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 즉 허위임에 대한 인식이나 진실에 대한 무모한 주의 소홀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한다(New York Times Co. v. Sullivan 376 U.S. 254, 279-280)고 함으로써 우리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주었다.

    그렇다면 공적인물이란 무엇인가? 공적 인물은 사회적으로 널리 명성을 얻거나, 스스로 공론의 장에 자발적으로 관련된 자로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공직자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직접적인 공적 인물은 아니라도 공적인 인물과 관련성이 있는 사람도 공적인물에 대한 보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가 강력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경우에도 일반 국민들의 관심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윤회씨는 표현의 자유가 더 강력이 보장되어야 하는 공적인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시사저널의 보도가 허위의 사실 또는 그 인식이 가능한 상태에서 오로지 정윤회씨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에서 이사건 보도가 이루어졌다는 입증이 없는 한 시사저널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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