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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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사이버 망명, 그리고 사생활보장과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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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사이버 망명, 그리고 사생활보장과 표현의 자유

    요즘들어 사이버 망명(Cyber Asylum)이란 말이 언론지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정치적인 사유 등으로 인해 자국 내 서버에서의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에 제한을 받는 사용자가 이메일, 블로그 등 인터넷 서비스의 주요 사용무대를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 서버로 옮기는 행위를 가리킨다. 또한 사이버 망명을 한 사람들을 사이버 난민(Cyber Refugee)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모바일업계 1인자 카카오톡, 경찰이 3000여명에 이르는 카카오톡 친구 개인정보와 대화 내용을 무차별 수집하자 불안한 네티즌들이 텔레그램(telegram)이란 독일계 모바일 메신저로 갈아타고 있다. 더욱이 카카오톡이 정권의 사이버 사찰에 적극 협조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그 불신의 늪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모독이 요즘 너무 심하다’라고 말한 뒤 검찰이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에 대한 감시를 강화 방침을 발표하였고, 그 대책으로  마련된 ‘인터넷 공간에 대한 검열 강화를 위한 대책회의’에 카카오 간부가 참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가 100위권 밑이던 텔레그램이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 신설 및 검열 강화를 발표한 이후 사흘 만에 45위까지 뛰어올랐고, 최급에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까지 제치고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는 언론보도의 내용이이 카카오톡 위기설과 함께 다루어지고 있다. 텔래그램 개발자 파벨 두로프(Pavel Durov)는 형 니콜라이 두로프(Nikolai Durov)와 함께 2013년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대학에서 졸업한 직후인 2006년 9월,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는 ‘브이콘탁테(VKontakte, 이하 VK)’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대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부정선거 규탄 선두에 섰던 인사들의 VK 페이지를 삭제해달라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자신이 받은 공문을 VK 페이지에 공개하며 러시아 정부의 불법적 행태를 비판했다. 그 후 VK CEO 자리에서 퇴출됐괴 러시아를 떠나게 되었다. 현재 텔레그램의 서버는 독일에 있으며,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되어 그 보안성이 유명하다. 텔레그램은 ‘비밀대화(secret chat)’ 기능으로 모든 대화가 암호화되고 심지어 회사서버에도 기록조차 남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버 사찰을 강화하려는 정권이나 그러한 정권에 협조하는 카카오톡의 태도는 사이버 시대에 걸맞지 않는 미개한 시대의 산물이다. 사이버 망명까지 불러오는 사이버 사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우선 개인간 주고받는 메시지는 사생활영역이다. 그런데 사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헌법 제17조에서 규정호 있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이니한다’라는 헌법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사생활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법의 잣대로 재단(裁斷)할 수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사생활의 자유란, 사회공동체의 일반적인 생활규범의 범위 내에서 사생활을 자유롭게 형성해 나가고 그 설계 및 내용에 대해서 외부로부터의 간섭을 받지 아니할 권리로서, 사생활과 관련된 사사로운 자신만의 영역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타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권리인 사생활의 비밀과 함께 헌법상 보장되고 있다(99헌바92)”고 강조한다. 사생활의 보장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불가침이며 자신의 정보는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스스로가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기정보에 대한 스스로의 결정권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생활영역의 보호는 헌법적 가치를 뛰어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창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얻어낸 사생활 영역의 보장이 다시 암흑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으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가 일관되게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견지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는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이다. 사회구성원이 자신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민주사회의 기초이며,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을 위한 열린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민주정치는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사회내 여러 다양한 사상과 의견이 자유로운 교환과정을 통하여 여과없이 사회 구석 구석에 전달되고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그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언론·출판의 자유는 인간이 그 생활속에서 지각하고 사고한 결과를 자유롭게 외부에 표출하고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스스로 공동사회의 일원으로 포섭되는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발현하는 가장 유효하고도 직접적인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아울러 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상은 억제되고 진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문화의 진보는 한때 공식적인 진리로 생각되었던 오류가 새로운 믿음에 의해 대체되고 새로운 진리에 자리를 양보하는 과정속에서 이루어진다. 진리를 추구할 권리는 우리 사회가 경화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원동력이며 불가결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요컨대, 헌법 제21조가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헌법적 가치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라면서, “언론·출판의 영역에서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없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그 표현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 표현의 해악을 시정하는 1차적 기능은 시민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95헌가16)”라고 선언하는 것을 보더라도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개인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 표현은 개인적 개성 신장의 수단으로,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그런 개별적 의사가 모여 여론을 형성하고, 그 공론 경쟁력의 정도에 따라 제도화하거나 제도에 영향을 미친다. 표현의 자유도 법률에 의해서 그 제한이 가능하지만 그 본질적 가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할 수없다. 개인간에 주고받는 대화나 메시지는 표현의 자유의 기초이고 본질이어서 결코 침해당할 수 없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함부로 남의 집 담장을 넘어선 안된다. 법의 이름을 빌어 모든 것을 억압하려는 사회는 결코 오래갈 수 없음을 그동안의 역사가 충분히 보여주었다. 우매한 방법으로 국민을 통제하려다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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