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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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청영장의 발부 어디까지 가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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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청영장의 발부 어디까지 가능하나?

    사이버사찰과 사이버망명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지난해 수사기관이 법원에 청구한 감청영장이 167건이었고, 그 중에서 중 157건에 대해 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사법연감이 발표되었다. 영장발부율이 94%에 이른 것이다. 압수수색 영장은 18만2263건 청구에서 16만6877건이 발부돼 91.6% 발부율을, 구속영장은 지난해 모두 3만3116건이 청구된 가운데 2만789건이 발부되어 81.8%의 영장발부율을 보였다는 사법연감의 보고내용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실에서 ‘최근 5년간 통신제한조치허가서 죄명별 발부 현황’자료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총 93건(전체 통신제한조치의 67.7%)이던 통신제한조치허가서는 2013년 161건(77%)으로 증가했으며 2014년 8월까지만 122건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 8월까지 발부된 통신제한조치허가서 122건 중 국가보안법 사건 수사용이 101건으로 전체 통신제한조치의 82.8%를 차지해 국가보안법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가히 사법공화국, 사찰공화국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요즘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감청에 대해서 살펴보자. ‘감청’이라 함은 전기통신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문언·부호·영상을 청취·공독하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기통신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전기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7호). 그런데 해당 규정의 문언이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전기통신 행위를 감청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송·수신이 완료되어 보관 중인 전기통신 내용은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 일반적으로 감청은 다른 사람의 대화나 통신 내용을 몰래 엿듣는 행위를 의미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이란 대상이 되는 전기통신의 송·수신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만을 의미하고, 이미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하는 등의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10.25. 선고 2012도4644 판결). 따라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이미 수신이 완련된 카카오톡 등의 저장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감청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자장치⋅기계장치를 이용한 경우에 한하며, 이미 이루어진 통신에 관한 외형적 기록이 아닌 현재 이루어지고 있거나 장래 이루어질 통신의 내용을 지득⋅채록하는 경우와 통신의 송⋅수신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경우만이 감청에 해당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청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보장과 표현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침해하게 되므로 그 요건에 대하여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우리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보장과 표현의 자유는 다른 기본권에 비해서 엄격하게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감청 등 통신제한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특정 범죄를 계획⋅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충분한 이유’는 구속의 이유인 ‘상당한 이유’보다 더 엄격하게 해석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보충성). 이는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적은 다른 수단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 최종적으로 감청 등의 통신제한조치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혐의자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를 감청의 대상으로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 주변인물에 대한 감청이 불가능하다면 감청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을 들어서 이를 허용하자는 견해도 있지만 감청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그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범죄 혐의자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은 제3자는 원칙적으로 감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감청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시기는 필요한 범위내에서 일정하게 제한되어야 한다. 그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일 경우에는 우리 법에서 금지하는 일종의 일반영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감청 등 통신제한조치허가서를 발부할 경우에는 통신제한조치를 필요로 하는 사유와 그 목적, 통신제한 조치의 종류(우편물검열, 감청, 우편물검열 및 감청의 동시청구), 통신제한조치의 대상과 범위, 통신제한조치를 할 기간과 장소를 명확히 특정해서 허가하여야 한다.

    범죄의 혐의가 있어 수사를 하기 위해 감청 등의 통신제한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기본적인 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법에서는 엄격한 통제하에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감청영장의 신청건수가 늘어나고 발부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엄격한 통제하에서만 감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법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범죄수사 등에 있어서 감청이 일반화되고 쉽게 발부가 된다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은 무참하게 짓밟힐 수밖에 없는 것이며 다시 과거의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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