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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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권, 부모의 권리가 아니라 양육책임에 따른 권한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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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권자 이외에 양육자 개념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한국가족법학회(회장 신영호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와 서울가정법원(원장 최재형)은 지난 10월 24일 서울가정법원 청연재에서 공동학술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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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형 서울가정법원장은 인사말에서 한국가족법학회와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재판연구회(회장 노정희 수석부장판사)가 정기적으로 학술대회를 갖게 됨으로써 가정법원 법관들은 재판실무와 관련하여 깊이 있는 이론적 토대를 확보함과 동시에 외국의 입법 및 학계 지식을 수혈할 수 있고, 학자들은 가족법 연구가 사변적으로 흐르지 않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동학술대회가 실무와 학계 공동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프랑스 가족법에 관한 비교법적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안문희 박사가 ‘2014년 프랑스 친권법 개정안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 발표를 했고, 서울가정법원 임종효 판사가 ‘프랑스 부양법리와 우리나라 부양법리 비교연구’라는 발표를 했다.

     

    안문희 박사는 프랑스 가족법이 부모 이혼시 부부공동친권을 원칙으로 하는 입법개혁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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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소년재판연구회 소속 한 판사는 이혼할 때 친권자를 공동으로 정하는 것이 실제 운용상 쉽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프랑스의 구체적인 운용실태에 관하여 질의했고, 또 다른 판사는 우리 가족법에는 ‘친권’ 개념과는 별도로 ‘양육권’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프랑스에서 친권 개념과 별도로 양육권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지에 관하여 의문점을 표시했다.

     

    안 박사는 ‘프랑스에서 친권 공동 행사에 관한 논의는 양육비 채권을 원활하게 확보해 보려는 노력이 저번에 깔려 있다’면서 ‘프랑스에서도 친권 공동행사를 전제로 미성년 자녀의 이중거소에 관한 가정법원 결정은 17%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공동친권 논의는 국내에서 실무상 시도되고 있는 강화된 면접교섭권을 가진 비양육친에게 공동친권자로 지정하는 논의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친권과 양육권 분리 논의와 관련하여 우리 가족법에는 ‘친권’, ‘친권자’ 및 ‘양육자’라는 개념은 있지만 ‘양육권’이라는 명시적인 용어는 없다.

     

    ‘친권자’ 이외에 ‘양육자’라는 개념을 둔 것은 1960년 민법 제정시 친권자에 관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규정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법 제909조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미성년자인 자는 그 가(家)에 있는 부(父)의 친권에 복종한다(제1항). 부가 없거나 기타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에 있는 모(母)가 친권을 행사한다(제2항). 부모가 이혼하거나 부의 사망 후 모가 친가에 복적 또는 재혼한 때에는 그 모는 전혼(前婚)인 중에 출생한 자의 친권자가 되지 못한다(제5항).”

     

    미성년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을 할 경우 모는 친권자가 될 수 없다. 친권자인 부가 사망하는 등 친권자가 없거나 친권자가 법률행위의 대리권 및 재산관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때에는 후견인을 두어야 할 수 있으나, 이혼한 모가 친권자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런데, 1960년 민법 제837조는 부모가 이혼을 할 때 모가 자녀를 양육할 여지는 남겨두었다. 즉 “당사자간에 그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양육의 책임은 부에게 있다(제1항). 전항의 양육에 관한 사항의 협정이 되지 아니하거나 협정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자의 연령, 부모의 재산상황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며 언제든지 그 사항을 변경 또는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제2항).

     

    1960년 민법에 의하면, 부모가 이혼할 때 미성년 자녀를 모가 양육할 경우 친권자는 부(父) 양육자는 모(母)로 정해야 했다.

     

    현재의 관념이나 실무례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민법 규정은 매우 어색한 상황이다. 모가 서울에 살면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친권자인 부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경우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친권행사가 제때 적절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친권자 관련 규정은 그 후 남녀평등 즉 부모공동으로 개정되었다. 1990년 친권자 관련 민법 규정은 “미성년자인 자는 부모의 친권에 복종한다(제909조 제1항).”고 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친권자에 관한 남녀차별(부모차별) 규정이 철폐된 상황에서 굳이 친권자와 별도로 양육자라는 개념이 필요할까?

     

    대법원은 “민법 제837조, 제909조 제4항,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의 3) 및 5) 등이 부부의 이혼 후 그 자의 친권자와 그 양육에 관한 사항을 각기 다른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혼 후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있어서 친권과 양육권이 항상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혼 후 자에 대한 양육권이 부모 중 어느 일방에, 친권이 다른 일방에 또는 부모에 공동으로 귀속되는 것으로 정하는 것은, 비록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한 허용된다”(대법원 2012.4.13. 선고 2011므4719 판결)고 판시하였으나, 위 사건의 1심은 처인 원고가 대구에서 미성년 자녀를 데리고 살고 남편인 피고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안에서 친권자 및 양육자를 원고(처)로 정한 사례인데, 위 사건의 항소심(수원지방법원 2011.11.29. 선고 2011르677 판결)은 미성녀 자녀의 친권자를 원고와 피고 공동으로, 양육자를 원고로 정하는 취지로 1심을 변경했고, 상고심(대법원 2012.4.13. 선고 2011므4719 판결)은 항소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이와 같이 판시한 것이다. 그런데, 위 상고심 판결은 양유자로 지정된 부모 일방도 친권자를 정하는 것을 전제로 양육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 일방을 친권자로 공동으로 정한 항소심을 용인한 것에 불과하고 양육자를 친권자로 정하지 않고 비양육자만 친권자로 정하는 것까지 가능한 것으로 확대해석 되어서는 아니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 민법 개정으로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어머니도 친권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친권자 개념 이외에 양육자라는 개념을 굳이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친권을 부모의 권한이 아니라 가부장적인 부의 권리로 파악한 연혁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친권을 ‘권한’이 아니라 ‘권리’로 파악할 경우 어색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권리를 남용하는 경우 박탈하거나 정지되는 것은 친권 이외에 찾아볼 수 없다. 친권을 권리가 아니라 권한으로 보아야 친권자와 후견인의 배임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친권자에게 친권이라는 권리가 있다면 후견인에게는 후견권이라는 권리가 있어야 하는데 후견권이라는 권리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친권을 권리라는 전제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친권을 부모의 권리가 아니라 부모의 권한으로 파악하는 것이 미성년 자녀가 부모와 동등한 지위를 가지는 권리의 주체라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정신을 구현하는 방편이 됨과 동시에 미성년 자녀의 복리라는 현대 친권법이 지향하는 가치에도 맞는 논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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