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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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인신고 전 혼인의사 철회’했다면 ‘혼인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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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행위 소명되면 혼인 기록 남지 않아

     

    혼인신고를 한 후 단기간에 헤어지는 남녀는 이혼보다는 혼인무효나 혼인취소를 선호한다. 이혼녀, 이혼남이라는 말을 듣기 억울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혼인신고 자체가 말소되기를 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헤어지는 남녀가 모두 혼인무효나 혼인취소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할 수는 없다.

    최근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때 혼인의사가 철회되었다면 그 혼인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년 정도 교제를 하던 A씨와 B씨는 2014년 1월 결혼을 반대하는 A씨의 부모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혼인신고서를 작성하였고, 그 무렵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교부하여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때에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 며칠 후 A씨는 B씨에게 혼인신고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고, 그 다음날 오전 A씨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이 혼인신고서 제출에 사용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 자신의 운전면허증 분실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그날 오후 B씨는 시청에서 미리 작성해 둔 혼인신고서를 접수하면서 A씨로부터 받아두었던 A씨의 운전면허증을 제출하였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단독 김홍기 부장판사는 “혼인 당사자 사이의 혼인할 의사의 합치는 혼인신고서를 작성할 때는 물론이고 혼인신고서를 가족관계등록공무원에게 신고할 때에도 존재하여야 한다”며 “B씨가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A씨가 혼인의사를 철회하였으므로 A씨와 B씨 사이의 위 혼인신고는 혼인의사의 합치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혼인신고는 시청이나 구청 또는 읍·면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데, 부부가 모두 출석하거나 부부 일방이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 출석하지 못하는 부부 일방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혼인신고를 할 때 부부가 동시에 구청 등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신분증명서를 제시하여 단독으로 신고가 가능하고, 혼인신고서 작성 자체를 부부 일방이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혼인의사의 합치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신분증명서를 보관하게 된 것을 이용하여 혼인신고서를 임의로 작성하여 신분증과 함께 제출한 경우에는 사문서위조죄,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혼인무효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것임을 소명되면 가족관계등록부 자체가 재작성되어 혼인신고 기록 자체가 남지 않지만, 단순히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혼인신고 사실 및 혼인무효 판결을 받아 혼인이 무효로 되었다는 사실은 기재된다.

    ‘혼인무효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것임을 소명하는 서면’으로는 형사판결문이나 검사의 기소유예처분결정문 등을 들 수 있고, 그 밖에 형사고소 또는 고발을 하였으나 기소중지 상태에 있거나 공소권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당사자 사이에 작성한 사유서의 제출만으로는 불가하고, 형사고소 또는 고발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러한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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