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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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개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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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로 한참 불붙던 규제 개혁이 잠잠해졌다. 선령 제한을 완화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는 비난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화물 선적이나 평형수에 관한 안전수칙 위반 등 사고 원인이 보다 복합적이다. 그 사고의 이면에는 시장 가격을 밑도는 낮은 운임 규제가 깔려 있다. 한마디로 규제 자체나 규제 완화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규제란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룰이다. 공익과 사익 간은 물론이고, 개인과 개인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규제의 역할이다. 그래서 규제는 ‘이해 상충성’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해관계의 조정에 따른 이해충돌이나 규제 의도와는 다른 반작용을 피할 수 없는 것이 규제의 속성이다. 또한 규제는 본질적으로 획일적이고 경직적일 수밖에 없다. 규제의 실행과정에서 구체적인 합리성을 고려하다 보면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규제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규제를 동원한다. ‘숨은 규제’, ‘작은 규제’, ‘그림자 규제’가 바로 그것이다. 규제의 실패는 결국 자유와 창의를 위축시키고, 사회·경제적 기반을 해치게 된다. 그래서인지 규제 대신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자는 부정적 입장에서부터 공동체적 정의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는 긍정적 입장까지 규제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규제의 기능이나 역할에 관한 역사적 경험이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규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도 확립되어야 한다. 규제가 기업의 논리나 공익우선적 사고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규제 내용도 중요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규제의 남용이다. 규제가 공공선(common good)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역대 정부의 규제개혁의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없다. 규제개혁은 그 목표와 성과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함께 국민의 동의하에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규제 개혁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가치중립적 기준을 세워 ‘필요한 규제’와 ‘불필요한 규제’로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의 안전, 건강, 환경과 직결되는 규제는 기업 활동에 불리하더라도 유지되어야 한다. 규제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전통시장 내 떡집의 인터넷 판매금지’, ‘선행학습 금지’, 사회 여건 변화로 필요없게 된 ‘공인인증서’제도는 폐지되야 한다.

    다음으로 규제 개혁의 주체는 국민이어야 한다. 지난 3월 20일 ‘규제 개혁 끝장토론회’에서 국민들의 생생한 소리를 들었다. 정부나 기업의 입장이나 생각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있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규제 개혁의 목적은 ‘규제 총량제’와 같은 계량적 목표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규제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나쁜 규제’를 발굴·개선할 수 있는 민간참여형 협의체와 규제의 폐해를 법률적으로 해석하고 구제해 줄 준사법적 기관의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

     

    ◊ 이 글은 2014년 6월 26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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