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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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대희 대망론 그리고 전관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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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2일 안대희 전 대법관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안 후보자는 여러 면에서 이회창 전 총리와 닮은 점이 많아 제2의 이회창이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 전 총리와 안 후보자는 모두 경기고, 서울대 출신으로 약관의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엘리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 총리는 1960년 25세에 서울지법 판사로 임용된 후 판사로서의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대법관, 중앙선관위원장, 감사원장을 거쳐 1993년 총리로 발탁됐다. 안 후보자도 1980년 25세에 서울지검 검사로 임용돼 대검 중수부 등 검찰 특수통으로 고속승진하며 2006년 대법관이 되었고, 이번에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미지와 발탁배경에도 유사한 점이 많다. 이 전 총리는 1988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으로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선거법위반을 서면 경고했고, 1993년 7월 감사원장 재직시 율곡비리와 관련해 성역 없이 전직 대통령들을 조사하는 등 ‘대쪽’ 이미지를 쌓았다. 그 후, 1993년 10월 서해 훼리호 사건, 12월 우루과이라운드(UR) 쌀 개방 파동 등 ‘세계화’라는 시대적 소용돌이 속에서 민심을 달래고 강력한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에 총리에 임명됐다.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부터 최형우, 김우석, 서청원 장관 등 민주계 실세장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세장관이니 허세장관이니 하는데 실세장관 아닌 사람이 있느냐”며 스스로 실세총리로 자리매김했고,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면충돌하면서 일약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소신파 이미지를 구축한 안 후보자는 2012년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함으로써 국민적 관심을 끌었고,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중용에 대해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맞서는 강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최근 세월호 참사 수습 및 국가개조의 막중한 책임이 요청되는 시점에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다. 안 후보자는 스스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가가 바른 길을 가도록 대통령께 진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신설되는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를 거느리는 실세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후보자의 향후 행보가 이 전 총리와 유사하다면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대망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먼저 안 후보자가 넘어야 할 산(山)이 있다. 전관예우 문제다. 안 후보자는 변호사 개업 5개월간 16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고 한다. ‘법피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자, 그 중 4억여원은 유니세프 등에 5월 19일 기부했다고 해명했고, 5월 26일에는 나머지 11억원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정치적 기부’니, ‘신종 매관매직’이니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기부의 시기, 배경, 의도, 액수 등을 떠나 기부문화가 척박한 우리사회에서는 기부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을 일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누가 기부하라고 했느냐?’는 식으로 기부행위를 폄하해서는 안된다.

    다만, 전관예우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통계에 의하면, 2013년 변호사 1인당 평균수임사건수가 약 24건, 월 2건이라고 한다. 그 중 소액사건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건당 수임료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5개월간 16억원이면 일요일도 쉬지 않고 하루에 최소한 1000만원 이상을 번 셈이다. 전관예우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수임사건 중에는 형사사건 1건, 민사사건 3건 등 총 4건의 대법원 상고사건이 포함되어 있고, 최근 선고된 형사사건의 경우 유죄부분이 파기환송되었다고 한다.

    변호사법 제31조 제3항은 공직에서 퇴임한 변호사는 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국가기관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한 날부터 1년간 수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수임제한 조항은 전관예우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안 후보자의 경우, 만약 퇴임 후 1년이 안 된 상태에서 대법원 상고사건을 수임했다면 변호사법위반에 해당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규정의 취지에 반하는 것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안 후보자 이후 퇴임한 대법관이 아무도 없다는 점에서 안 후보자는 아직 ‘따끈따끈’한 전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파기환송된 형사판결의 경우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하더라도 전관예우 의심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관예우는 공정과 법치에 반하고 그야말로 반칙과 특권의 전형이기 때문에 국민이 분노한다. 일부 고위직 출신 법조인들의 전관예우 관행이 대다수 서민변호사들은 물론 국민을 자괴감에 빠뜨린다. 안 후보자는 공직사회 개혁의 칼자루를 쥐기 전에 국민의 공분을 사는 전관예우 문제에 대한 시원한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 주길 바란다.

    【편집자주】 이 기고문은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사퇴하기 전에 작성된 글입니다.

    ** 이 글은 2014. 6. 2.자 대한변협신문 쓴소리 바른소리 코너에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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