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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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의식 없는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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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던 도중에 체육관 지붕이 내려 앉아 대학입학을 앞 둔 꽃다운 청춘들을 저승으로 보내고 애통해 하면서, 다시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범사회적 정신계몽을 부르짖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름다운 봄날 일생의 가장 큰 추억을 만들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수학여행을 떠난 다수의 아이들이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침몰로 희생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대를 이어 교육자의 길을 택하여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필자의 입장에서 가슴이 터질듯하고 눈앞이 깜깜할 뿐이다. 언급하는 것조차 부끄럽고 죄스럽다. 멀쩡한 아이들을 이렇게 보내다니 너무 억울하고 비통하고 참담하다.

    압축성장의 현대사를 자랑하며 눈에 보이는 성장의 결과를 두고 세계 10위권이니, 통일한국이 되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느니 하면서 늘 술 취한 사람처럼 자만하면서 내실은 텅 비어 있는 사회구조와 현상에 대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다. 원칙도 없고 기초도 없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공동체의식도 실종된 극도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터에 나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식의 사회분위기!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책임지는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대충대충 편하고 보자는 보신주의!

    끼리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해먹고 즐기는 한탕주의가 팽배하는 사회분위기! 사회가 어른들의 기강해이와 무능과 부패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자꾸만 희생되고 세상은 피폐해지고 미래가 없는 절망의 세상이 되어 가고 만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사회전체의 부실과 무책임·무사안일로 인하여 이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세상이 온전한 세상이란 말인가? 이 판국에 감히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더니 정부의 무기력한 위기대응방식 또한 선사와 선장, 그리고 선원들의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의 오만방자한 무책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냐마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에서, 우선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선원들의 무지와 무책임은 상식의 선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선사도 선장도 항해사도 기관사도 조타수도 모조리 부실덩어리이다. 특히 선장은 선박의 최고책임자이고 지도자인데 수백 명의 승객을 침몰하는 선실에 남겨 두고 나몰라라 제일 먼저 탈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그들이 이 땅의 아버지이고 삼촌이고 형일 수 있을까? 선박직 선원은 기술적으로 선박에 대한 지식이나 항해에 관한 상식이 승객에 비해 월등함에도 복무에 충실하기는커녕, 선박이 심하게 기울고 침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탈출구도 못 찾는 수백 명의 승객들의 생명이 경각지세인 아비규환에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탈출을 시도한 것은 반인륜적이다.

    항해를 감독하고 지도할 기관은 낙하산식 자리 꿰차기에 급급할 뿐 전혀 감독이나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나, 해경의 어리숙한 사고초기의 위기대처능력, 그리고 행정기관의 전반적인 업무 떠넘기기 또는 소통부재로 인한 사태수습과정에서의 엉망진창! 도대체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정부도 감독기관도 선사도 선원도 모조리 부패하고 일은 안하고 사고 나면 내팽개치는 듯한 무질서 속에서 생존자 구조나 사망자 인양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불쌍하고 가련한 실종자 가족들의 오열과 애통에 누군가는 답해야 할 것이 아닌가?

    오리무중 속에서 책임질 사람도, 기관도 없이 엉망진창인 사태수습과정에서의 모습은 모든 국민을 망연자실케 했다. 이에 더하여 유언비어를 마구 유포하여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아픈 가슴을 후비는 쓰레기 같은 존재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일까? 또한 사고 초기에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체 방송사간 보도경쟁에 매몰되어 확인도 안 된 내용을 ‘아니면 말고’ 식의 방송을 해 놓고는 곧바로 사과멘트를 하는 무책임 또한 가관이었다. 이번 사건을 중계하는 신문보도의 태도 또한 국민의 심기를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과 독선의 태도였다.

    이와 같은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씻고, 특히 아이들을 지켜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국가대개혁이 요청된다.

    첫째, 총론적으로 보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시민의식의 생활화가 절실하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불편하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창피인냥 겉만 번드레한 얼렁뚱땅·대충대충식의 일처리방식은 언제나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근본에 충실하고 공동의 선과 공통의 이익추구를 위해 희생하며 헌신하는 시민의식의 대개혁·계몽운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둘째, 온 국민이 생명존중의 정신을 갖고 매사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거듭남이 필요하다.
    또한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의 소중함을 일상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법치의식이 강화되어 생명의 소중함을 최우선으로 하여 매사에 임할 때 책임감이 몸에 배어 주의의무를 다하고 소명의식을 갖고 일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셋째, 다중을 상대로 하는 운송업, 공중접객업 등에서의 고객의 안전을 위한 주의의무는 엄중해야 한다.
    항해를 함에 있어서 승선인원도 파악이 안 되고, 적재하물의 정확한 톤수도 모르고, 하물의 선적방법도 규정에 의하지 않고, 선원들은 직무수칙에 따른 복무도 않은 채 항로를 이탈하는 등의 총체적 부실항행은 사고가 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행정감독이나 지도가 강화되어야 할 부분과 완화되어야 할 영역을 가려서 규제의 완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위험의 확률이 높고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큰 업종의 경우 실질적 감독과 규제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재난구조시스템의 대개혁이 요구된다.
    천재이건 인재이건 사후구제를 함에 있어서 일사불란한 민·관·군·경의 통합통제시스템이 가동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피해를 극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간지원의 신속·원활화를 위한 제도 구축과 정부부처 간의 소통구조 확립을 통하여 피해를 극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의 중구난방식 사고수습과정에서 실종자가족들을 분노케 한 것은 결국 원활한 통합운용시스템의 난조로 인한 불협화의 결과이다.

    다섯째,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재난대비교육이 필요하다.
    사고의 원인은 사소한 실수에 의하나 그 결과는 엄청나다. 국민 누구에게나 위기시를 대비한 훈련과 교육은 필요하다. 이번 사고의 경우 선장의 직업정신 결여와 위기대응에 대한 판단미숙으로 일어난 대형사고이긴 하지만, 복잡다단한 현대생활 환경에서는 언제나 대형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위기대처를 할 수 있는 훈련이필요하다.

    여섯째, 국론분열과 사회갈등을 씻고 국민대통합을 향한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사회갈등과 국론분열을 해소할 근본정책을 제시하고, 경제계는 노동시장에서의 노사갈등해소를 위해 노동계와의 대타협을 통한 노사화합에 노력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양극화를 완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봉사하는 정신을 가져야 하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개인의 경우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공익을 위하여 기여해야 한다. 전 국민이 각자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룰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사회발전을 촉진시키고, 진정한 국론통합·사회통합을 이룩하여 통일한국을 향해 전 국민이 하나 되어 나아갈 때 대형 참사는 줄어들 것이며, 사고발생시 그 수습에서도 일사불란함으로 임하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 다시 인간의 무지와 태만으로 인한 대형사고로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두가 작은 일에서부터, 가까이 있는 일에서부터 원칙과 근본에 충실하여 세상의 평화를 다져 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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