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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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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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칠곡의 아동학대 사건에 이어 또 구미에서 두 돌 된 아들을 한 달간 방치하여 굶어 죽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라서 그런지 그 충격이 더 컸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작년에 공식 보고된 아동학대는 총 6791건으로, 2012년 6403건보다 늘었고, 2001년 2105건보다는 3배 이상 증가했다. 학대로 숨진 아동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97명으로 한해 평균 8~9명에 이른다. 가해 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이고, 계모보다 친부·친모가 대부분이다. 학대 장소도 피해아동의 가정이 79.6%이고, 학대 빈도도 피해 아동 중 절반 이상이 사흘에 한번 이상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울산, 칠곡사건에 대해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죄’로 의율한 형사사법적 판단 만을 꼬집어 성토하고 있다. 이 사건들의 범인이 계모인 데다 친부가 방조한 사실에 대한 집단적 분노의 표출이 무거운 처벌의 요구로 이어지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이러한 감성적 접근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칠 수 없다. 한마디로 진단이 잘못된 것을 모르고, 처방약만 탓하는 격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식을 공동체의 일원이 아닌 하나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전근대적 사고와 가정 내 폭력을 친권자적 지위에서의 훈육으로 애써 미화하려는 왜곡된 시각에 있다. 우리의 아동복지법에는 아동을 18세 미만인 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각종 학대, 즉 ‘신체적학대’, ‘정서적학대’, ‘성적학대’, ‘방심’으로부터 보호할 제반 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제도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울산이나 칠곡 사건의 경우도 피해아동에 대한 치료 과정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되었고, 담임선생이 신고까지 한 상황이었으므로 문제의식을 갖고 제대로 조치했다면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아동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먼저 보호대상의 조정이다. 우리 법이 규제하는 18세 미만의 아동 가운데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나이, 예를 들어 고등학생 이상의 청소년은 제외하여 꼭 보호할 필요가 있는 아동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효율적 신고관리 체계의 확립 및 운영이다. 대부분의 아동학대가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현실에서는 결국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신고 접수와 처리에 관한 구체적인 매뉴얼은 물론 ‘선조치 후조사’ 등 현장에서의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해야 한다.

    셋째는, 아동학대에 대한 관용주의적 태도의 지양이다. 이제 ‘훈육적 폭력’은 아동의 건전한 성장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더 이상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동학대가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더 우리 모두가 ‘아동학대의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어른들의 약속이 제발 이행되기를 바란다”는 칠곡사건 재판을 지켜본 어느 초등학생의 소망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 이 글은 2014년 4월 24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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