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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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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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이른바 ‘담배소송’을 두고 찬·반론이 들끓고 있다. 결국 흡연과 질병과의 인과관계나, 흡연의 종국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에 귀착되겠지만 그 파급효과가 국·내외적으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표명한 가운데 그 귀추에 따라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있는 우리나라도 소송만능주의에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대표적인 ‘소송 천국’이라는 미국의 예를 보자. 당장 세탁소를 운영하던 우리 교포가 800달러짜리 바지 때문에 600억원 소송에 휘말려 2년 동안 고생한 사례를 잊지 않고 있다. 담을 넘어 옆집까지 뻗어나간 덩굴가지와 잎에 대해 어느 집에서 관리할 것인가를 두고 1년 넘게 소송을 끌었다. 바로 그 유명한 ‘덩굴소송’이다. 최근 미국 증권업계에는 여러 기업의 주식을 조금씩 보유해놓고, 주가변동으로 인한 손해를 봤다 싶으면 상습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소위 ‘직업적원고(professional plaintiff)’들이 발호하고 있다 한다. 지나친 권리의식 탓인지, 변호사들의 상업적 부추김 때문인지 대화와 양보로 해결될 일도 소송으로 가는 것이 미국적 현실이다.

    소송,재판

    우리나라의 실상은 어떠한가? 일본과 비교할 때 민사소송은 6배, 형사고소는 사건 수로는 57배이고, 인구 대비로는 155배이다. 한해 형사고소로 입건된 인원이 60만 명이고, 민사소송을 제기당한 사람은 112만 명이나 된다. 민사소송은 가처분을 포함한 3심까지의 소송 인구는 1만 명당 780명으로, 대표적인 ‘소송 천국’이라는 뉴욕 주의 1214명에 근접하고 있다. 입증자료도 없는 ‘묻지마 소송’이나 민사사안인 것도 일단 형사 고소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않은 ‘소송 천국’이 되었다. 공동체 의식의 붕괴와 함께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는 소송 남용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무릇 소송이란 사인간 또는 국가와 사인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절차적 수단으로 공익성을 본질로 한다. 소송의 악용이나 남용은 사회의 균열을 조장하고, 사회의 피로를 쌓게 한다.그 책임은 1차적으로 우리 변호사들에게 있다. 미국처럼 ‘변호사 때문에 망할 나라’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먼저 제도적으로 소송 남용 억제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입증책임의 배분은 물론이고 외국 예와 같이 계약서류가 없으면 아예 소송을 못하게 하거나, 악의적 또는 허위로 소송을 제기한 자에 대한 징벌적 소송비용 부담제도도 검토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긴요한 것은 변호사의 ‘공익정신’의 부활이다. 공익의 수호자인 변호사는 지나친 상업주의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분쟁의 당사자에게 올바른 법률지원과 정당한 변론을 해야 한다. 소송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건은 안 된다고 조언할 수 있는 용기와 맡은 사건에 대하여 성심을 다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소송 천국’을 막는 첩경이고 ‘상어변호사(shark lawyer)’로부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 이 글은 2014년 2월 24일자 법률신문 14면 <서초포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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