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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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차 최장 존속기간을 정한 민법 제651조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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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차 존속기간 제한은 ‘계약의 자유’ 침해
    법규정 ‘위헌’ 판결… 권리 구제 계기 시사점 커

    민법은 석조, 석회조 등 견고한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나 식목, 채염 등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0년을 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20년이 넘는 기간을 임대차기간으로 약정하면 그 기간은 20년으로 단축합니다(민법 제651조 제1항). 건물 임대차의 경우 최장기간이 20년을 넘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헌법재판소는 임대차의 최장 존속기간을 정한 민법 제651조는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위헌결정의 배경이 된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A는 예전 OO기차역 자리에 복합용도건물을 신축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건물을 신축할 때는 건물 신축 전에 미리 주요 임차인을 정해 놓고 그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건축비용을 충당하는 예가 많습니다. A는 위 건물에서 의류매장 등을 운영하려고 하는 B와 임대차기간을 30년으로 정하고 선납임료로 750억 원을 받았습니다. 위와 같이 계약한 후 B는 A를 상대로 20년을 초과하는 임대차기간 약정은 민법 제651조에 위반해 무효이므로 20년을 초과하는 임대기간에 대해 납부한 선납임료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에서는 민법 제651조 제1항은 강행규정이므로 이에 위반한 임대차기간 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해 B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제2심은 B가 임대차기간을 30년으로 정하는 것이 무효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도록 A를 유인해 놓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해 그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권리의 행사라고 보아 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제2심의 결론을 뒤집어 제1심과 마찬가지로 임대차기간을 초과한 부분은 무효이며 이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자 A는 민법 제651조 제1항이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651조 제1항은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3. 12. 26.자 2011헌바234 결정). 임대차계약을 통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임차물 관리 및 개량방식의 설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임대인 또는 소유자가 임차물의 가장 적절한 관리자라는 전제하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제한함으로써 임차물 관리 및 개량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임차물의 관리소홀 및 개량미비로 인한 가치하락 방지라는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볼 수 없어 계약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위 조항은 민법 제정 당시 일본의 구 민법 제604조의 규정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한 조항으로 민법 제정 당시와 건축물 구조나 관리방식, 임대차 거래형태가 달라진 오늘날에는 현실적합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 민간투자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사회기반시설(SOC)를 짓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일정기간 이상 임대해 그 건축비를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는 임대차기간에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20년이 넘는 임대차는 사회적으로도 필요할 수 있는데 법으로 기간의 상한을 정하는 것은 계약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은 여러 모로 화제가 됐습니다. 민법의 재산권편에 관한 조항에 대해 위헌이 선고된 것은 최초입니다. 대법원에서까지 패소판결이 내려졌는데도 결과적으로 재판의 전제가 된 법규정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이끌어냄으로써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분쟁해결에 있어 헌법은 실질적인 재판규범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헌법적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 이 글은 2014년 2월 17일자 국토일보 <건설부동산 판례> 칼럼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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