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강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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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준공확약과 건설회사 워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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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하 ‘PF’) 거래에서 자주 문제되는 개념 중에 건설회사의 ‘책임준공확약’이 있습니다. 책임준공확약이란, 건설회사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정준공일까지 대상 시설을 준공하겠다는 확약을 말하며, 실무상 준공보증확약 또는 완공보증(Completion Guarantee)이라고도 합니다.

    원칙적으로 PF는 비소구금융(Non-Recourse Financing)이어서 사업 자체의 현금흐름(cash flow)을 통해 대출상환자금을 마련하며, 실질 차주(Sponsor)에 대한 상환청구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업이 완공되어야 현금흐름의 창출(예를 들면 오피스텔 분양대금, 도로 톨게이트 요금 등)을 기대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완공물을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을 통해 PF 대출금이 상환될 수 있으므로, PF 대주로서는 사업의 완공에 관하여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며 대출 만기 내 사업을 완공하겠다는 의미의 완공보증 즉 책임준공확약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완공보증은 영미에서 기원한 PF 거래에서 파생된 고유한 보증장치이고, 말 그대로 사실상 보증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차주가 자신의 일반재산으로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지만, 대신 사업목적물의 완공을 통해 대출채권에 대한 실질적 담보를 마련하겠다는 확약을 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도 책임준공확약은 대주를 위한 “지급보증” 또는 “물적 담보”로 기능하고 있고, 대법원 역시 책임준공확약은 대주를 위한 실질적 담보 역할을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20628 판결).

    국내 PF에서 책임준공확약은 대주를 위한 시공사의 신용보강으로서 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금력 측면에서 영세한 시행사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대주로서는 시공사인 건설회사의 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주요 담보로 확보하고자 하는데, 최근 건설회사의 자금사정 악화로 더 이상 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요구하기 어렵게 되자 건설회사의 책임준공확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PF 사업장에 시공사로 참여하는 건설회사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에 따른 워크아웃(work-out)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위와 같은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건설회사의 의무가 채권 재조정 대상이 되는 ‘신용공여’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문제되고 있습니다.

    기촉법상 신용공여란, 본래 채권금융기관(신용공여액의 합계 500억 원 이상)이 기업에 하는 신용공여로서, (1) 거래상대방의 지급불능시 이로 인하여 금융기관에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거래와 (2) 지급보증, 유가증권 및 기타 채권 등 채권금융기관이 당해 기업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모든 채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책임준공확약의 경우, 건설회사가 그에 따른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그 결과 대주인 채권금융기관은 건설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게 되고, 건설회사의 지급불능시 채권금융기관에 손실을 초래하는 거래임이 명백합니다. 따라서 책임준공확약 역시 기촉법상 신용공여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채권금융 기관에 의한 채권재조정 대상으로 삼아 동 건설회사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 기촉법의 취지에 부합한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하급심 판결에서는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건설회사의 채무가 이른바 ‘하는 채무’임을 전제로 기촉법상의 신용공여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위 판결은, 책임준공확약이 궁극적으로 대출채권의 상환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시공사의 간접적이고 특수한 보증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시공사가 책임준공확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손해배상액을 대출원리금으로 미리 예정해 두거나,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점에 대출채무를 인수하도록 하는 등 책임준공확약의 신용공여적 성격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 최근의 실무경향에도 배치됩니다. 나아가 시공사가 대출채무에 대한 직접적인 보증이나 채무인수를 한 경우에는 시공사의 워크아웃시 해당 보증채무 등이 ‘신용공여’로 분류되어 채권재조정 대상이 되는 데 비하여, 간접적인 보증형태인 책임준공확약만을 한 경우 기촉법상 채무재조정 대상에서 제외되어 결과적으로 관련 대주에게는 손해배상금 전체를 배상해야 하는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됩니다. 이는 채권금융기관 간의 불평등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부실징후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라는 기촉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게 될 것입니다.

    건설회사의 워크아웃이 많아지고 있는 요즈음, 책임준공확약의 본질과 PF 거래실무에 부합하는 판례의 정립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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