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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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소송 중 합의가 되었지만,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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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한 재판’은 ‘적정한 재판’ 못지 않게 중요한 소송법의 원칙

    가사소송법상 ‘직권주의’와 가정법원의 ‘후견’적 역할, 한계는 지켜야..

     

    최근 가정법원의 후견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가사소송법은 일정한 사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과는 달리 직권주의에 의하여 심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뭐든지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결혼식을 치르고 아들까지 두고 살던 A남과 B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성격차이로 더 이상 사실혼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헤어지기로 하였고, 몇 달 동안 자녀 양육문제는 물론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관하여 충분히 의논을 하고 이혼 합의서를 작성한 후 공증까지 했다. 그 후 A남은 B녀에게 합의한 대로 돈을 송금하고 사실혼 관계를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그런데, 그 후 B녀의 어머니는 A남이 다른 여성(C녀)과 결혼식을 치렀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복적 감정이 생겨 B녀를 설득하여 사실혼 부당파기를 이유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사실혼 해소 절차에서 충분히 협의가 이루어졌기에 가사조사기일에 A남과 B녀 사이에는 소를 취하하는 취지로 합의가 쉽게 이루어졌고, 조정담당 판사는 A남과 B녀 사이의 합의 내용을 확인한 후 조정성립을 선언했고, 대법원 사건검색 정보에도 ‘조정성립’ 사실이 전산입력되었다. 그런데 며칠 후 조정담당 판사는 B녀의 대리인이 조정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조정성립 사실을 번복하고 조정불성립으로 처리함과 동시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겠다고 A남의 대리인에게 통보했다.

     

    이혼합의 but 조정불성립-최진석 대법원 사건검색(수정)-2014.1.27

     

    이 사건은 조정이 성립한 것일까?

    이혼사건을 포함한 가사사건은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조정신청을 거치거나 소송 진행 중에 조정에 회부하여 조정을 시도해 보게 된다.

    이혼소송은 당사자들이 합의를 하여 ‘조정’ 또는 ‘재판상 화해’로 종결되거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종결되는 등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혼사건은 ‘조정에 친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혼사건은 협상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소송 전후에 갈등의 정도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슬하에 미성년 자녀라도 있다면 더욱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혼사건은 소송 진행 중에 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합의를 한다고 판사가 모두 조정성립으로 종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혼소송 진행 중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담당 판사가 합의내용을 확인하고 조정성립을 선언한 경우 구체적으로 언제 조정이 성립되는 것일까? 또한, 담당법관은 언제까지 당사자의 합의 내용이 조정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조정불성립을 선언할 수 있을까?

    가사소송법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조정법에는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조정담당판사가 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란 합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그 밖에 가족법이나 가사소송법 등 강행법규에 위배되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정담당 판사가 이혼 소송 당사자인 부부 또는 그 대리인의 면전에서 합의내용을 확인한 후 조정성립을 선언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라는 이유로 조정성립을 번복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재판의 공정’은 ‘재판의 적정’ 못지않게 중요한 소송법상의 원칙이다.

    더구나 ‘대법원 사건검색’ 정보란에 ‘조정성립’이라고 전산입력이 완료된 이후 상대방 소송대리인의 요구에 의하여 조정담당 판사가 조정불성립을 선언한다면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정의의여신-대법원 홈페이지 캡쳐-합의 but 조정불성립-2014.1.27.

    * 관련 법률 규정 *

    가사소송법 제49조(준용법률) 가사조정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조정법」을 준용한다. 다만, 「민사조정법」 제18조 및 제23조는 준용하지 아니한다.

    민사조정법 제27조(조정의 불성립) 조정담당판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제30조에 따른 결정을 하지 아니할 때에는 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시켜야 한다.
    1.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하는 경우
    2.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민사조정법 제30조(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조정담당판사는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사건 또는 당사자 사이에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사건에 관하여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이나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신청인의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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