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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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법개정안에 대한 소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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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법개정안에 관한 소견(2)](2014-1-18)

    * 그간 이번 상속법개정안에 관한 소견을 계속하여 개진하였는데, 그동안은 개정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기사들을 읽고 추론하여 적은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개정안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고, 이에 따르면 종전의 소견에 일부 오해의 여지도 있어 다시 소견을 적는다. 종전의 소견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종전의 소견에서 가장 잘못된 점은 ‘선취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는 점에 있다. 아래에서 적는 내용 역시 아직 최종적인 개정안을 충실히 검토하고 적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해되어야 하겠다.

    1. 선취분 개념

    선취분이란 상속개시시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먼저 갖게 되는 50%를 말하는데, 개정안에 따르면 혼인 이후 증가한 재산 중 상속개시시에 현존하는 재산의 50%를 말한다. 따라서 혼인기간 중에 증가한 것이어야 하고, 상속개시시에 현존하여야 한다.
    재판실무를 이해하시는 분이라면, 실제로는 이러한 개념에 따라 범위를 획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될 수 있는 점 몇 가지를 간략히 생각해본다.
    혼인중 증가한 부분에 당사자들의 노력없이도 증가한 부분은 어떠한가? 즉 피상속인이 혼인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다만 혼인 당시 1억원이었다가 상속시는 2억원이 되었고, 그에 대해 부부가 아무런 특별한 기여를 하지 않은 경우는 어떠할까? 이러한 경우에도 그 증가분은 선취분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존하는’의 개념에 관해서는, 일단 증가한 재산이 원상 그대로 존재하는 경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이익이 상속재산의 어느 형태로든 남아있다면 선취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 선취분과 상속분

    앞서의 소견에서 가장 이해가 부족하였던 점이, 과연 선취분은 상속분의 일부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간은 개정안의 구조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선취분도 당연히 상속분의 일부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접한 여러 정보에 따르면, 선취분은 상속분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것 같다. 조문의 위치도 민법 제1008조의 4로 하여, 상속분에 관한 조문을 수정한 것이 아니다. 물론 오로지 이 점만으로 인하여 선취분은 상속분이 아니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나, 입법에 관한 여러 소식에 접해보면, 선취분이 상속분이 아닌 것은 거의 확실하다.
    배우자는 일단 선취분을 갖고,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분을 갖는 이중구조를 취하게 되었다. 선취분이 상속분이 아닌 관계로, 자연스럽게 상속분의 조정에 관한 여러 도구들, 즉, 유류분이나 기여분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러한 도구들은 선취분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분들에 대해서만 적용되게 된다. 결국 배우자가 갖는 유류분은 애초의 소견에 비해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3. 선취분과 유증 및 증여

    어쩄든 피상속인이 사전에 특별한 조치를 취해두지 않으면 상속재산의 대부분, 적어도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즉, 기업주의 경우를 보면 기업을 일단 배우자에게 넘겨주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선취분은 유증에 의하여 침해할 수 없게 되었는데, 유증과의 관계에서는 선취분이 강력하게 보호되나, 개정안을 잘 들여다보면 유증에 대해서만 그와 같은 규정이 있을 뿐, 생전에 증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정함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상속법리의 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즉, 선취분을 그대로 두고 싶지 않으면 미리 증여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선취분이 상속분이 아닌 이상, 선취분에 터잡은 유류분부족분반환청구도 되지 않을 것이니,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선취분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에 대한 유류분까지 침해하는 경우에만 그 부분에 한하여 유류분부족분의 반환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이 말은 선취분에 관하여 어떤 조치를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증을 이용하지 말고 사전에 증여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지금까지는 특별히 특별수익과 관련하여서는 사전증여와 유증에 현가계산의 점을 제외하고는 차이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이 두 가지는 매우 중대한 차이를 갖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유증과 사전증여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유증에 의해서는 생전에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지배권을 그대로 유지하나 사전에 증여를 해주면 피상속인의 지배권이 사라지게 되므로, 피상속인이 쉽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렇게라도 해서 선취분을 제약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남겨둔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선취분이 전체 상속재산에 대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피상속인이 선취분의 대상이 될 재산만 골라 사전에 처분하거나 증여를 하여 선취분을 제거하는 것도,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개정안은 배우자의 권리에 대해 선취분과 상속분이라는 이중구조를 취한 데다가, 그 선취분이 규범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선택에 의하여 없애거나 줄일 수 있게 되어, 앞으로는 상정가능한 경우가 매우 많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 선취분에 터잡아서는 유류분을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이 어우러져, 피상속인이 생전에 자녀들에게 재산의 전부 또는 극단적으로 상당한 부분을 미리 증여한 경우로서 어떤 경우에는 지금보다 배우자의 지위가 오히려 약화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4. 기타의 문제

    이상과 같이 앞으로는 유증과 사전증여이 완전히 차이가 나게 되었는데, 신탁법개정에 따라 도입된 유언대용신탁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유증을 대신하는 제도인데 법적 형식은 유증이 아니므로, 실질적으로는 선취분을 침해하는 형태로 유언대용신탁을 한 경우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다. 일단 지금까지의 검토결과에 따르면, 지금에 비해서는 앞으로 사전증여와 신탁의 활용이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선취분의 포기 문제와 선취분제도의 도입으로 인하여 상속채무는 어떻게 상속되는가에 대한 별도의 검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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