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임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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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법개정에 관한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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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곧 입법예고된다는 상속법(민법 중 상속관련 부분) 개정안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일반론을 중심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1. 곧 입법예고된다는 상속법개정안에 대해, 여러 보도를 통하여 어느 정도 윤곽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배우자는 상속재산의 50%를 선취(先取)하고 나머지 50%를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분배하되, 배우자 선취분에 대해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물리지 않는다(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16/2014011600230.html). 배우자의 혼인기간, 별거한 기간 및 사유 등을 참작해 법원이 선취분을 감액할 수 있고, 유언은  상속재산 중 선취분을 공제한 액수를 넘지 못한다, 즉, 선취분은 유언에 의하여도 침해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민법이 만들어진 이래 상속에 관한 한 가장 혁명적인 변화가 아닌가 싶은데, 이러한 상속법이 시행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잠시 생각해본다.

     

    2. 위와 같은 개정에 의하여 배우자의 몫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특히 고령의 자산가들의 재혼이 매우 신중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 및 자녀 2명이 있다고 할 경우, 상속이 발생하면 현재는 배우자가 42%, 자녀들이 각 28%씩 받게 된다(논의를 간략히 하기 위하여 수치는 대략의 것을 사용한다. 합하여 딱 100%가 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개정안에 따르면 50%를 먼저 떼어 놓고 나머지를 위 비율로 나누므로, 배우자가 71%, 자식들은 각 14%씩 받게 된다. 위 예에 비하여 자식이 많은 경우에는 배우자 몫은 다소 줄어들게 되나, 그렇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경우 배우자 몫은 최소한 60%를 넘게 되고, 현재의 유류분제도를 전제하면 배우자의 유류분몫은 30%를 넘게 된다.

    배우자 몫의 증가는 아마도 이혼시의 재산분할을 염두에 두고 그것과 궤를 같이 하려는 듯한 시도로 이해되는데, 현실적으로 이혼시의 재산분할 실무가 가장 1차적인 참고대상이 될 것이다.

    결국 선취분의 확정을 두고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혼인 이후 증가분의 50%라고 하더라도, 혼인 이후 증가분이 과연 얼마인지 말하기 대단히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 재산가치라는 것은 항상 유동적인 것이며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운 요소가 너무나도 많고, 결국 상당수의 경우 감정을 통하여 확정할 수밖에 없으나, 그 감정결과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범위확정과 마찬가지로 감액을 둘러싸고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혼인기간을 기준으로 감액하더라도 최소한 처음에는 무엇을 기준으로 할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

    이러한 여러 점들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실무기준이 나올 때까지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거니와, 최소한의 기준이 나온 뒤에도 결국 법원의 비송적인 재량이 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3. 기업승계와 관련하여서는, 이제는 상속분 차원에서만 보면 배우자에게 기업을 물려주라는 말과 다름이 없게 된다. 그 배우자도 고령이라면 아마도 얼마 후 다음 세대로 기업을 다시 물려주어야 하는데, 결국 이 말은 자식들 중 누구에게 기업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해 최종적으로 배우자가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유언에 의하여는 배우자 선취분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므로, 유언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다.

    결국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에게 기업을 물려주려면 생전에 미리 물려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경우에도 현재의 유류분규정을 전제로 하면 배우자의 유류분액이 매우 커지므로, 그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승계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4. 한편으로는 기업승계를 늦출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은 상속인들에게 꼭 불리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기업소유자가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상속이 개시된 경우, 지금으로서는 속수무책으로 거액의 상속세를 낼 수밖에 없으나, 개정법에 따르면 일단 대부분의 상속재산이 배우자에게 넘어가고 이어 배우자의 상속단계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게 되므로, 다음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상속재산을 이어받는 데에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5. 개정안대로 입법될 것이라고 하면, 이젠 배우자의 몫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당부문제는 더 논의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배우자와 자녀들이 상속으로 연결된다면 어차피 일단 배우자가 상속을 받더라도 긍국적으로는 자녀들에게 이전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문제라는 점이다.

    즉, 현행 민법으로는 계부, 계모와 전(前)배우자의 자녀들 사이에는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즉, 예를 들어 배우자가 계모일 경우, 그 계모가 받은 상속재산은 장차 그 계모가 사망할 경우 자식들이 아니라 계모가 낳은 다른 자식들이나 그 계모의 친정식구들이 상속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재산을 남기는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될 것까지 의욕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 점 때문에 전배우자 소생의 자녀들은 자신의 부친 또는 모친의 재혼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개정법에서 이러한 점에 대해 대비한 규정을 두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러한 규정이 없다고 하면, 이에 대해 개별적으로 대비하여야 하며, 미리 증여를 하거나 신탁을 통하여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위에 적은 대로 배우자의 유류분이 막대하다는 점이 큰 장애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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