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용숙
  • 변호사
  • 법무법인 지평(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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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의 경제적 및 법률적 환경 및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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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기가 하락한 중에서도 2008년에 6.2%의 경제성장을 달성한 이래 2012년까지 평균 6.2%대의 견고한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 또는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라는 호평을 받았던 인도네시아. 그런 인도네시아가 2013년에 들어 재정 적자 및 경상수지 적자가 동시에 임하는 소위 ‘쌍둥이’ 적자로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2013년 하반기 들어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다 보니 그동안 장미빛 전망에 기대어 인도네시아 투자의 속도를 높여가던 글로벌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은행 등이 발 빠르게 쏟아낸 인도네시아 경제전망 보고서를 앞 다퉈 구해보며 인도네시아 진출 또는 후속 투자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시점에 필자는 인도네시아 업무를 수행하면서 평소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문제되고 따라서 당연히 알아 두어야 할 경제환경, 투자환경, 그리고 법 제도라고 생각해 오고 있던 것들 중 몇 가지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우선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려면 인도네시아 사회의 특색 7가지 정도는 기본으로 알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역사적으로 약 400년에 이르는 식민지배의 경험을 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자국민 보호 경향과 외국인에 대한 경계의식을 보이는 인도네시아의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화교들의 경제 패권을 들 수 있습니다. 화교가 경제권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므로, 화교를 상대할 경우 통상적인 인도네시아인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관료집단은 100% 인도네시아 토속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접근방법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1차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도 자원부국 인도네시아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원보호주의 경향은 날로 강화되고 있는 반면, 제조업 기타 첨단업종에 대해서는 자체 기반이 취약하므로 투자유치에 적극적입니다. 그러나, 양질의 노동력 부족, 부실한 인프라 등은 제조업 등의 적극적인 투자결정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넷째, 1998년 인도네시아 폭동으로 인한 사회 경제 전반의 변화도 비즈니스에 영향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폭동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쉽게 빈곤층으로 대표되는 민중들을 자극하는 경제개혁정책을 강하게 실행하지 못하고 있고, 자카르타 시내 및 외국인 투자기업이 밀집한 공장 지역에는 노동자들의 데모가 빈번한데, 이는 결국 기업들의 노무관리상 어려움으로 이어집니다.

    다섯째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들 수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인구 2억 5,000만 명 중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진 인구는 10% 내외에 불과하며, 따라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라는 외형에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중산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해 보아야 하는데, 극심한 빈부격차가 이미 고착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회계층 이동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여섯째, 문화적으로 낮은 교육열과 성취욕구 미흡도 생각해 볼 만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양질의 노동력을 구하기 어려우며, 노무관리상으로도 성취욕이나 출세, 승진에 대한 생각보다는 단순 급여비교로 쉽게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노무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혹자는 더운 나라의 전형적인 특징상 서민층으로부터 근면성이나 시간 엄수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정부패, 공무원의 복지부동 및 법적 불확실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나라의 역사, 문화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연히 현지화도 달성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설명한 7가지 특색 기타 인도네시아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갖가지 기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결정 및 사업수행 전 과정에 있어 경영적인 관점 및 법적인 면에서 필자가 한국 기업에 대해 아쉬운 부분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기업인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주목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의 발전가능성,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을 타겟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유통업, 모바일 콘텐츠 사업, 레스토랑 기타 서비스업의 관심사항일 것입니다.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바와 같이, 실질 구매력을 가진 인구가 과연 전체 인구의 몇 % 정도가 될 것이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중산층이 얼마나 빨리 증가할 수 있을까에 대해 각종 컨설팅 업체를 통해 사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실질 구매력 인구 산정 시에도 대상 품목이 자동차, 휴대폰 등 고가품인지, 아니면 1~2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업인지 등에 따라 달리 평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롯데마트 등 한국 대형마트 업체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보여집니다.

    투자의사 결정 시의 조급성 내지 단기성과 지향적인 경향도 한국 기업의 문제로 자주 지적됩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와 쉽게 대조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습성상 매우 느긋하므로, 한국인들의 급한 성격과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협상에 있어서도 조급한 접근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파트너 측과 불편한 관계로 발전하고, 내용에 있어서도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신중한 의사결정이 가장 아쉬운 부분은 법률적인 조사 부분입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하면서 기본적인 인도네시아 회사법에 대한 지식, 회사의 이사회 및 주주총회 간의 역학관계,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충분한 지분이 주식 과반이면 충분한지 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실행한 경우도 보았습니다. 석탄에 관한 광업법 기타 각종 투자규정에 대한 사전 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같이 법적 불확실성이 높은 나라일수록 역설적으로 사전 법률검토가 필수적이며,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법 제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조급한 의사결정으로 투자진행단계에서 다양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노무관리 부분은 극심한 빈부격차, 1998년 폭동 등 사회 구조적인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경영자 측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사전에 대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전국 각지의 노동조합이 최저임금 협상, 유가보조금 인상 등의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각 사업장 단위를 넘어서서 전국적인 노동조합 차원에서 자카르타에 운집하여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데,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는 노사 간에 별다른 이슈가 없더라도 집회에 참가하는 등 노무 관리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으므로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투자하려는 기업으로서는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부정부패, 행정절차 지연 등도 누차 지적되는 인도네시아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조림사업,은행, 증권, 보험 등 사업인허가권이 중앙부처 장관에게 집중된 경우, 또는 지방정부의 장으로부터 인허가 전제로서 추천서를 득할 것이 요구되는 경우, 인허가나 추천서를 득하는데 1년 또는 이와 버금가는 정도의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됩니다. 적절한 타이밍이 필수적인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감수하기 어려운 경제적 비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사업 인허가권이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으로 이관된 일반 제조업, 일반 서비스업 등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신속하게 인허가를 득하여 사업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투자법인에 대해서는 점차 인허가권을 관계부처에서 BKPM으로 이관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실행 중이지만, 아직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속도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공무원들 또한 국회에서 부족하나마 통과시켜준 법률의 하위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작업의 속도를 내지 않으며, 내부 행정규칙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투자의사 결정 시 참고할 부분이라고는 담당 공무원의 구두 의견이나 실무 방침밖에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따라서,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기업들로서는 관련 부처 공무원과의 원만한 소통관계를 평소에 유지하여야 하고, 아울러 한발 앞선 리스크 대응을 위해 현지 변호사, 회계사 등 관련 전문가를 잘 활용할 필요성이 큽니다.

    순수하게 법률적인 면에서 투자계약 작성 시 유의할 부분을 간단하게 2가지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로컬 파트너와의 주주 간 계약 등을 체결함에 있어 사전에 철저한 법률검토를 받아야 합니다. 소매업 분야 등 원칙적으로 외국인투자가 금지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타 분야에서는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일부 로컬 파트너의 경우 일단 투자가 유치된 후에는 한국 측 파트너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러한 로컬 파트너의 비협조는 세계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겠지만,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소송 등 법적 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초기 계약 작성 때부터 권리의무를 명확하게 작성하는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둘째, 투자계약 체결 시 분쟁해결기관 및 준거법에 대한 부분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법원을 통한 분쟁해결 속도 및 공정성 면에서 세계 최하위 수준의 사법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에 와서 법원을 통해 원하는 바를 관철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권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 또는 싱가포르 상사중재원의 중재를 활용하기로 하는 중재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준거법 부분에 있어서는 편의적으로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부동산, 회사 운영 등 인도네시아 내국법에 따를 것이 강제된 경우에는 계약서상으로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더라도 실질적인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시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반드시 받아서 처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상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고자 할 경우 참고 및 주의해야 할 사항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투자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법 제도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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