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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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경희법학연구소장
와이오밍대학교 로스쿨 방문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감사
한국경제법학회, 한국피해자학회 이사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출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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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스쿼팅 증가에 따른 법적 대응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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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터넷 도메인네임의 종류가 증가하면서 자신의 실체와 전혀 관계없이 다른 사람 또는 기업의 상호나 상표에 관련된 인터넷 도메인네임을 미리 확보해 놓고 관련 기업 또는 사업자에게 이를 고가에 매도하여 이익을 편취하려는 이른바 ‘사이버스쿼팅’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도메인네임 신청자는 도메인네임을 이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기업체 또는 개인은 단순히 횡재를 위하여 당장 사용하지도 않을 도메인을 선점해 놓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사이버스쿼팅은 정당한 권원을 가진 다른 사업자의 정상적인 사업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국제적 동향이다. 예컨대, com, net, org 등과 같은 세계 공용도메인의 등록을 관장하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1999년 말부터 사이버스쿼팅을 불법행위로 간주하여 등록을 취소시키거나 정당한 권리자에게 이전하도록 조치해 오고 있다. ICANN은 사이버스쿼팅에 대한 분쟁이 접수되고 상표권자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되면 불법점유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불복 여부를 묻고 이의가 없으면 상표권자에게 도메인 이름을 이전하거나 등록을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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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인터넷 도메인네임 분쟁은 맥도널드사와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지 기자 사이에서 발생하였는데, 해당기자는 ‘mcdonals.com’을 선등록하고 맥도널드사에게 도메인네임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초등학교에 컴퓨터를 기부하라는 기사를 게재하였고 맥도널드사가 이 조건을 수락하여 도메인네임을 찾아갔다. 세계적 케이블 음악방송사인 MTV와 전직 비디오자키 간 분쟁에서 MTV사는 ‘mtv.com’이라는 도메인을 통해 매일 록음악 소식을 제공하던 아담 커리에게 상표권침해와 불공정경쟁이라는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양자가 화해하여 현재 MTV사가 ‘mtv.com’을 사용 중이다. 우리 법원이 재판한 도메인 분쟁으로는 세계적 스포츠용품 판매업체인 아디다스와 철자가 유사한 ‘addidas.com’이나 씨티카드와 철자가 유사한 citycard.com, 등산용품 전문업체인 K2코리아와 유사한 ‘k2.co.kr’사건 등이 있었다.

    미국은 1999년 反사이버스쿼팅법을 입법하여 사이버스쿼팅 행위자에게 민사적 책임과 형사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 제12조에서 부정한 목적의 도메인이름을 등록, 보유 또는 사용하여서는 안 되며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는 이에 대하여 법원에 그 도메인이름의 등록말소나 이전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즉 ICANN의 이사회는 기업 간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확장하기 위하여 신규 최상위도메인의 도입을 결정하고 신청을 받아 심사하였으며 그 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종래의 com, net, org 등 한정된 최상위도메인 이외에 회사가 아예 자신의 상표나 브랜드네임을 일반 최상위도메인으로 사용하게 되면 지정된 단일한 도메인 하에서 더욱 안전하고 통합된 브랜드관리가 가능해질 것이고 이를 통하여 보다 활발한 사업기회가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com 등이 붙지 않은 최상위도메인 .samsung이나 .kia 등이 도메인주소로 등록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신규 최상위도메인이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혼동가능성을 줄이고 상표가 특정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출처표시기능을 담당하여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소비자들은 기존 도메인이름과 함께 새로운 도메인이름을 다시 인식해야 하므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은 복수의 상표권자중 누가 도메인명의 등록자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떠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상표권자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최상위도메인을 보유하더라도 기존 도메인명을 포기하기는 어려워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므로 도메인 관리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신규 도메인명을 추가로 확보만 하고 기존 도메인명을 계속 사용할 경우에는 신규 최상위도메인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궁색해질 염려가 있다.

    이러한 신규 최상위도메인 하에서는 사이버스쿼팅이 더욱 늘어날 것임은 자명하다. 즉, 최상위도메인명의 신청 또는 회복 등에 관한 법률분쟁이 크게 늘어나고 도메인네임 확보를 위한 법률자문의 기본적 수요 자체도 크게 늘어날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국내 법률전문가 중에는 인터넷 도메인네임에 관한 전문가가 그다지 많지 않음을 고려할 때 이 분야의 법률전문가 육성은 매우 시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개최된 제10회 인터넷주소분쟁조정세미나에서도 신규 최상위도메인 도입에 따른 다양한 논의가 있었는데, 여기서 제시된 법적 쟁점을 보면, 먼저 ICANN에 등록신청 된 최상위도메인의 등록절차상의 이의제기에 대하여는 문자열 혼동, 법적 권리침해, 커뮤니티 이해관계 침해, 공공의 이익제한 등 네 가지 근거가 인정되고 있고, 각 경우에 당사자 간 합의, 커뮤니티에서의 우선적 평가요소, 상표권의 존재, 경매 등의 방법을 통하여 권리자를 확정하게 된다.

    최상위도메인에 대한 사이버스쿼팅 분쟁해결에 관하여는 통합긴급중지시스템(URS), 상표위임후 분쟁해결절차, 등록제한 분쟁해결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는바, 예컨대 통합긴급중지시스템은 분쟁도메인네임이 자신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등록인에게 도메인네임에 대한 정당한 권리나 이익이 없으며, 도메인네임이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점 등을 입증하면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이버스쿼팅 방지입법은 ‘부정경쟁방지법’과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에 이중으로 규정되어 있고 내용도 약간 달라 유사한 사안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다 확실한 해석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양 법률의 규정을 합리적으로 검토하여 보다 명확한 규정으로 개정하여야 할 것이며, ICANN 절차에서의 이의제기 및 분쟁해결 절차에 대한 깊이 있는 법적 검토와 연구를 통하여 목전에 다가온 신규 최상위도메인네임 체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2013년 10월 21일자 법률신문 12면 <법조광장>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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