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허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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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에서 보이는 법률적 오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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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lawtimes.co.kr/LawEdit/Edit/EditContents.aspx?serial=75606&kind=ba04

    방송사의 정책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의 이메일 편지함에는 매일 아침 각종 기사 스크랩들이 들어와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서 보내오는 최근의 미디어 동향에 관한 주요 최신 기사들이다. 2년째 매일 그러한 기사들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방송과 미디어 전반에 상식들이 조금씩 늘어남을 느끼게 된다.그런데, 언론 보도를 유심히 보셨던 법조인 분들이라면 이미 느끼고 계시겠지만, 법률적 문제를 언급하는 기사들 중에는 틀린 부분이 제법 발견된다. 물론 대부분의 기자들은 사실 조회를 세밀하게 하고 어느 정도 검증된 내용의 기사를 쓰고 있지만, 일부 기사 중에는 잘못된 내용들이 적지 않다.

    첫 번째 사례. 최근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꿈꾸는 건달 학생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어 화제가 된 적 있는데, 영화의 제목이 ‘파파로티’였다. A신문의 기자는 이 영화의 감독이 한 말을 인용하여 “주인공의 롤 모델이 ‘파바로티’인데 제목을 ‘파파로티’로 한 것은 저작권 때문이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이후 나온 수십 개의 기사들도 별다른 수정 없이 동일한 내용을 보도했다.

    우리의 저작권법과 판례에 따르면, 제목(제호)에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파바로티’ 이름을 쓰지 못 하는 이유는 저작권 때문이 아니라, 유명인인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설령 영화 감독이 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한 실수였어도, 법률 전문 기자들이 표현을 바로잡아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례이다.

    두 번째 사례. B신문의 음악저작권 단체에 관한 기사에도 지속적인 오류가 있었다. 저작권법상 공연은 실연·음반·방송 등을 연주·상영·재생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인데, 이 기사는 단순히 “판매용 음반을 사용해 공연을 하는 것은 공연권이다”라고 쓰고 있어 일반인들에게 혼동을 유발하게 한다. 음반을 사용해 공연을 하는 것 모두가 공연권에 해당하는 것이며, 기사의 표현처럼 공연이 ‘판매용’ 음반의 사용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아마도 스타벅스 및 현대백화점 판결문이 판매용 음반에 관하여 설시한 것을 보고 쓴 것으로 추측된다). 이 기사의 더 큰 오류는, 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신탁받은 것으로 쓰고 있는 부분이다.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과 같은 저작인격권은 양도가 불가능한 권리이므로 음저협이 신탁관리하지 않으며, 2차 저작물 작성권도 음저협의 신탁관리 대상이 아니다.

    세 번째 사례. 종전부터 지상파 방송국과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간에 의무재송신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은 종편도 ‘의무재송신’의 특혜를 얻었다고 보도하는데, 이는 용어 자체도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방송법에 대한 확인과 이해가 결여된 보도이다. 방송법 제78조에 근거한 지상파의 의무재송신은 SO가 KBS1과 EBS 방송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전송하는 것으로, 채널사용대가(저작권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플랫폼사업자인 SO와 위성방송이 자신들의 운용채널에 종편채널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종편에는 의무재송신이 아니라 ‘의무편성’이 타당한 용어이다. 이는 방송법 제70조 제1항 및 시행령 제53조 제1항 2호에 근거한 것으로, 종편의 방송을 그대로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들이 프로그램 사이에 큐톤 광고(지역광고)를 삽입하는 등 변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의 의무재송신과는 법적·현실적 의미가 전혀 다르다. 이 점에 대해 많은 지적들이 있었지만, 아직도 일부 기사들은 지상파도 아닌 종편에 대해 ‘의무재송신’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입장에서, 열악한 취재비와 바쁜 마감시간에 쫓겨 기자들이 고생하는 현실은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사의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와 전문가의 확인 후 기사를 쓰는 것이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법률 관련 영역에서 양질의 기사가 더욱 늘어나고 법조 전문 기자들이 활약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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