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권(개인정보보호법)의 사문화 현상에 대한 소고(채동욱 총장 혼외 아들 의혹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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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자 신문에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채동욱 총장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학생의 혈액형 입수경위와 관련된 거짓말 의혹에 대한 기사를 보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채동욱 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해당 학생의 학생기록부 내용은 언제, 누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유출하고, 입수한 것일까? 해당 학교 관계자가 아니라면 조선일보 기자는 누구로부터 위 정보를 입수한 것일까? 이를 굳이 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언론기관의 취재의 자유나 알권리와 11세 학생과 그 엄마되는 임모씨의 개인의 사생활 내지 정보보호권이 충돌하는 기본권 충돌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조선일보가 내세우는 ‘국민의 알권리’, ‘언론의 자유’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이라는 기본권과 충돌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며 이러한 배경과 원인을 무시한 채 임 모씨와 채 총장의 혼외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는 언론의 선정적이고 편파적인 보도태도가 이 사건의 주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알권리(정보공개청권)는 표현의 자유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고 정보의 공개청구권은 알권리의 내용이 된다. 그리하여 알권리는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고 그 밖에도 국민주권주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정보 주체의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는 서로 충돌한다. 정보공개청구권은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는 기본권으로서 개인의 자유권적 기본권에 해당하고,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기본권에 해당하므로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정보 주체의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 중 어느 하나를 상위 기본권이라고 하거나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보며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공적인물이론, 권리포기이론, 공익의 이론 등이 있다. 그러나, 위 모든 해결 방법에 의하더라도 그 사람이 공인이 아닌 한 개인정보 보호는 사생활보다 더 우월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 통설의 견해이다.

우리 헌법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역시 국가안전보장이나 공공복리 및 질서유지를 위할 경우에는 제한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또한, 언론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신문윤리강령에는 ″신문은 특히 개인의 명예를 존중해야 하며 공공의 이익이 아닌 호기심 또는 악의에서 개인의 권리나 감정을 침해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나아가 신문윤리실천요강에는 “공공이익을 위함이 아니고는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 및 평론을 해서는 아니 된다”,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지 않는 한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 또는 평론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가능한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받아야 한다. 물론 범죄자나 공적 인물처럼 개인이 일정 정도의 프라이버시권을 포기한 경우에는 이러한 제약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공인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명백하게 자기의 사생활의 공개를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생활 포기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공인의 프라이버시권이 어느 정도 축소된다고 할지라도 전부가 상실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이 사건에서 채 총장은 공인이나 임 모씨와 그 아들의 경우는 공인도 아니기 때문에 그의 프라이버시는 공적 관심사항으로서 일반인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채총장이 아무리 공인이라 해도 그 주변 관계인에 대한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갖기 때문에 그의 순수한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 일반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공익적인 것이라 할 있다. 즉 사회구성원이 어떤 사실을 아는데 대하여 정당한 관심을 가지며, 또한 그것을 아는 것이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해당된다. 하지만 타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에 불과한 것은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전교조 명단공개 사건에서 나타난 법원 판결의 견해도 대체로 마찬가지이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법의 제정과 정보통신망법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끊이지 않고 오히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바, 이는 개인정보의 취급 및 관리와 관계 법령들이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억제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금번 사건의 경우 학교에서 특정 학생의 개인 정보가 너무나 쉽게 유출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예방과 명확한 후속조치를 위해 개인정보 유출 기관에 대한 형사제재나 과징금 확대와 집단소송 제도 도입과 같은 법적 구속력 강화가 요구된다. 개인정보유출문제는 개인이 해결하기 쉽지 않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사회가 공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본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는 정부와 지자체 또한 금번 11세 초등학생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해 학교 교사나 학교 기관의 부주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예방 및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앞서 나열한 헌법 규정에서 명시된 바 와 같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 국민의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근거 법령

대한민국 헌법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5조 (학교생활기록)

 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에 따른 학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자료를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하여야 한다. [개정 2013.3.23 제11690호(정부조직법)]

1. 인적사항

2. 학적사항

기타..

제30조의6 (학생 관련 자료 제공의 제한) ① 학교의 장은 제25조에 따른 학교생활기록과 「학교보건법」 제7조의3에 따른 건강검사기록을 해당 학생(학생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학생과 학생의 부모 등 보호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학교에 대한 감독·감사의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 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2. 제25조에 따른 학교생활기록을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이용하기 위하여 제공하는 경우

3.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목적을 위한 것으로서 자료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

4.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경우

5.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4조 (정보주체의 권리)

정보주체는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권리를 가진다.

1.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2.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3. 개인정보의 처리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정보에 대하여 열람(사본의 발급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요구할 권리

4. 개인정보의 처리 정지, 정정·삭제 및 파기를 요구할 권리

5. 개인정보의 처리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구제받을 권리

 제5조 (국가 등의 책무)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정보의 목적 외 수집, 오용·남용 및 무분별한 감시·추적 등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여 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4조에 따른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법령의 개선 등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③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불합리한 사회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하여 개인정보처리자의 자율적인 개인정보 보호활동을 존중하고 촉진·지원하여야 한다.

④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법령 또는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우에는 이 법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하여야 한다. 

제15조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

1.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2.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3.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4. 정보주체와의 계약의 체결 및 이행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

5. 정보주체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로서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6.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

제71조 (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7조제1항제2호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같은 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2. 제18조제1항·제2항, 제19조, 제26조제5항 또는 제27조제3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3. 제23조를 위반하여 민감정보를 처리한 자

 관련 판례..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정치인들과 언론사가 거액의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배호근 부장판사)는 최근 전교조가 조전혁 전 의원과 동아닷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124405)에서 “16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교조 가입현황을 공개한 것은 전교조와 소속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전교조의 활동이나 목적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해서 그 소속 교원들의 개인정보가 공적 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들의 정보를 띄웠다. 법원은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조 전 의원에게 정보공개를 중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하루 3000만원을 낼 것을 명령했지만 조 전 의원은 상당 기간 조합원 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다. 이에 전교조는 조합원 실명과 소속 학교 등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불법이라며 2011년 11월 소송을 냈다.

또한, 부산지방법원 2011. 2. 17. 선고 2010가합10002 판결【손해배상(기)】에서도 [1] 甲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한 교원들의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현황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개한 사안에서, 위 정보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헌법상 보장된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서 비롯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제한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으로서 정당한 범위 내에서 공개될 경우에만 허용되므로, 甲이 위 정보를 공개한 행위는 일반 국민의 알권리의 정당한 범위를 초과하여 해당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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