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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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임금 해법, 연봉제 도입으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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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수당을 통합한 연봉제 및 성과상여금 제도의 도입을 중심으로

     

    1. 통상임금 문제가 제기된 배경

    통상임금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법원이 2012년 3월 29일에 선고한 2010다91046 판결에서 매년 분기별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논란은 시작되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3년 7월 26일에 선고한 2010나20053 판결에서 직전연도의 업적에 따라 근로자별로 연간지급액이 다르게 정해진 업적연봉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논란은 더 증폭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매우 당황하고 있다. 근로자들이나 노동조합은 그동안 부진하다고 느낀 임금인상 협상의 결과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임금은 근로자에게는 생계수단의 원천이 되고 사용자에게는 지속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상비가 되어 노사간 합의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근로기준법에서도 임금을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으로 파악하고 소정근로시간과 함께 임금을 근로계약 당시에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17조). 나아가 근로기준법(2조)과 시행령(6조)은 각각 평균임금 및 통상임금의 산정방식에 관한 규정을 두어 퇴직금 및 연장근로수당 등 할증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고 있다. 이와 같은 중요성과 법률규정에 의하면 통상임금은 그 어느 항목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정해져야 할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통상임금을 구성하는 임금항목을 단순하게 정하면 분쟁의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각 사업장에서는 매우 복잡한 임금체계를 운영해 왔다. 현행 임금체계의 문제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의 종류가 많다.

    ② 이들 수당 중 상당부분이 실질관계와 무관하게 명목상 지급된다. ③ 기본급, 수당 외에 상여금 항목이 임금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④ 상여금 역시 성과라는 실질에 근거해 지급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의 배경은 무엇인가. 사용자 및 근로자,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서 이런 임금체계의 형성에 기여한 역할을 생각해 보자. 우선 사용자 입장에서는 경기가 좋으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노동력 가동률을 높여서 생산을 증대하고자한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노동력가동율을 줄여서 인건비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 인건비는 고용량과 임금에 비례한다. 그러므로 인건비 조정은 고용인원이나 임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해고가 엄격히 제한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상 고용인원 조정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임금의 조정 즉 1인당 임금액과 근로시간 조정을 선호한다. 임금 중에서 기본급은 상징적 의미가 커서 조정이 어렵다. 그래서 각종 수당 및 상여금을 만들고 늘려 왔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소득세법이 인정하는 비과세 수당(예를 들면, 식대, 자가운전보조금, 육아수당, 연구활동비 등) 항목을 통해 실질임금이 증가되기 때문에 이러한 수당 신설에 반대하지않았다. 기본급 인상에 매달리면서 임금협상이 지연되기보다는 실제 받는 임금총액이 늘면 조기에 타협한다. 이에 따라 제수당이나 상여금의 비중이 높아지는 임금체계 형성 과정에 일익을 담당했다. 또한 정부는 임금 가이드라인, 총액임금제등을 통해 외견상 비교가 쉬운 기본급의 인상을 주로 규제해왔다. 노사 당사자는 수당이나 상여금 인상을 통해 정부정책의 우회를 시도했다. 이런 노사정 3주체의 행동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서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의 비중은 증가해 왔다.

    이와 같이 기본급을 제외한 각종 수당과 상여금이 늘어나게된 상황에서 통상임금 범위에 관한 최근 판결을 접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나 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통상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 사용자들은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는 정부의 행정해석을 신뢰해 왔는데, 정기상여금도 경우에 따라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결을 접하면서 소송이 제기될 것을 우려하고있다. 더욱이 기업의 가치평가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이런 통상임금 관련 소송의 발생가능성은 매우 심각한 우발채무로 작용한다. 그래서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그 기업이나 이를 인수하려는 기업의 투자동기를 약화시킨다. 이런 분쟁의 위험성과 기업가치 평가의 불이익은 사용자는 물론이고 근로자나 정부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가능하면 조속히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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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된 방안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뿐이 아니라 입법적 제도개선이나 판결을 통한 대법원의 명확한 입장정리 역시 요구될 것이다. 예를 들어 근로기준법 43조에서 임금은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을 중시해 통상임금의 산정대상에 위와 같이 월 1회 이상 지급되는 금액만을 포함한다고 법률로 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개정법률을 이전에 이미 발생한 임금에 대해 소급해서 적용하기는 어렵다. 복잡한 정치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법률개정이 언제 실현될지 기대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임금체계가 개편되지 않으면, 법률이 바뀐다거나 판례가변경되더라도 복잡한 수당과 상여금의 성격상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체계 개편 방안이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근원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이하에서는 주로 연봉제 도입을 통한 분쟁의 자주적이고 근원적 해결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3. 연봉제의 의의

    연봉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당해 근로자가 업적 등에서 목표를 달성한 정도를 평가해 연단위로 설정하는 제도 또는 개개인의 능력, 실적 및 공헌도의 평가와 개별 계약에 의해 연간 임금액이 결정되는 임금지급 형태, 통상 1년을 단위로 해서 능력과 실적을 기준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형태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연봉제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연봉제는 (1) 연단위의 임금액 결정, (2)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개념 요소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연봉제의 ‘연단위 임금액 결정’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상임금 분쟁을 해결해 보자는 제안이다. 연단위의 임금액 결정은 다시 (1) 근로시간과 연계되지 않은 임금지급 형태라는 점과 (2) 기본급 외에 난립된 각종 수당을 통합해 임금액이 결정된다는 개념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4. 연봉제를 통한 분쟁 예방 – 근로기준법상 허용된 예외

    근로기준법은 1주·1일의 법정근로시간(50조)과 주휴제의 원칙(55조)을 규정하고, 시간외 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해 근로시간수에 비례한 할증임금을 지급(56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과 연계된 임금지급 형태인 ‘시간급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연봉제를 도입 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연봉에 가산임금을 포함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통상임금 분쟁에 있어서 가산임금이 사실상 분쟁금액의 전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근로시간 미연계성’이라는 연봉제 고유의 개념요소를 그대로 발현할 수 있는 한도 내(즉 가산임금을 연봉에 포함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서 통상임금 분쟁은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외국근로자와 연구개발 업무 등에 종사하는 재량근로자(58조), 1차 산업 종사자, 감시단속적 업무 종사자, 관리감독기밀 업무 종사자(63조)에 대해 노사합의로 연장근로 등에 가산임금을 포함한 연봉제 약정을 유효하게 체결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통상임금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5. 포괄임금제 방식에 의한 분쟁 예방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연계한 임금이 지급되는 일반적 경우라도 포괄임금제 약정을 통해 연봉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포괄임금제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 산정 방법을 정하면서 일정 항목의 임금을 따로 산정하지 않은 채 다른 항목의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해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 지급 방법을 말한다. 위에서 근로기준법상 예외적으로 허용된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 대해서는 근로시간과 임금이 연계될 것이므로, 포괄임금제를 택하지 않는 이상 연봉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가산임금을 연봉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해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해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9.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이에 따라 (i)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 외 근로(트랙터 트레일러 운전원, 시외버스 운전사), (ii)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 내 근로(염전회사 직원, 격일제 또는 교대제 근무, 상하차 근무, 방송 외부제작 요원), (iii) 감시적 근로(아파트 경비, 버스회사 배차 업무), (iv) 단속적 근무(보일러 운전기사) 등에 대해서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을 인정한 바 있다. 대법원이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업무 분야가 위에서 언급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업무 분야와 일부 중복되기는 하지만, 양 업무 분야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노사는 대법원이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업무영역에 대해 가산임금을 포함하는 연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통상임금에 관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6. 각종 수당의 통합 방안이 될 수 있는 연봉제 도입

    나아가 연봉제는 난립된 수당을 정비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즉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을 더해 근로자에 대한 실질임금 수준이 결정되던 기존의 임금체계를 개선하는 의미에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통합한 연단위 임금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어떤 수당이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연봉제의 개념 요소 중‘ 근로시간 미 연계성’이 가산임금을 연봉에 포함시킴으로서 통상임금 분쟁을 예방하고자 한다면,‘ 수당통합성’은 근로기준법상 가산임금을 연봉에 포함시킬 수 없는 다수의 업무 영역에서 가산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당을 정비하는 의미에서 통상임금 분쟁 예방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7. 연봉수준을 둘러싼 줄다리기 – 제수당과 상여금의 연봉 포함 범위

    연봉제는 근로기준법상 정기불의 원칙(43조)의 예외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당을 통합해 결정된 연봉액은 매월 일정한 날에 지급된다. 이 경우 결정된 연봉액은 정기적·일률적 급여의 성격을 가질 것이므로 그대로 통상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기본급 및 수당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할 경우 어느 수준에서 연봉액을 결정해야 하는지에 관해 노사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연봉제 전환 전의 기본급 및 모든 제수당을 연봉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현실성이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 통상임금에 관한 소송이 제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는 소송이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패소가능성이 100%가 아닌 한 모든 수당을 포함시킬 유인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급 및 연봉제 전환 전에 노사가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왔던 제수당만 연봉에 포함시키자는 주장도 현실성이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노사가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오지 않은 제수당만큼 실질 임금이 감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봉제 전환의 수준은 기존에 근로자가 지급받던 실질임금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즉 연봉제 전후 근로자가 받는 실질임금 총액이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연봉제 도입 전에 근로자가 1년간 지급 받은 기본급, 제수당, 가산임금을 더한 금액을 산출한 뒤, 연봉제로 전환 뒤 결정되는 연봉액과 해당 연봉액을 기초로 산정된 가산임금의 합계액이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연봉액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연봉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이므로 노사 중 연봉제 전환 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는 당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연봉제 전환을 통한 통상임금 쟁점의 해결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용자 및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노사 양측의 대타협을 기대한다.

     

    8. 연봉제의 효과와 상여금의 성과 보수화

    사용자 입장에서는 통상임금 소송이라는 우발채무를 제거할 수 있다. 이런 우발채무는 기업의 순자산가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통상임금 분쟁의 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인수합병의 대상이 될 경우 인수대금에 비해 통상임금 우발채무 금액은 고액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통상임금 분쟁이 제기된 이후 기업간 M&A나 구조조정에 있어서 대상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실무가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런 곤란을 겪는 사용자가 통상임금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연봉제 도입 협상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임금수준에 대한 예측이 쉬어지고, 매월 비교적 고른 임금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연봉제가 현행 임금제도보다는 낫다는 인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통상임금 분쟁으로 인한 기업의 우발채무 발생은 근로자에게도 결국은 직장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을 함께 고려하면 이번 기회에 노사가 상호 적절한 수준에서 통상임금의 대상이 될 연봉 수준을 포함한 연봉제 도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명칭이나 연혁과 상관없이 운영되어 온 상여금제도는 명실상부하게 성과에 대한 기여를 포상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복잡한 제수당과 사실상 통상적 임금의 분할 지급에 가까웠던 정기상여금은 가능하면 통합해서 연봉제의 대상 급여로 정하는 편이 좋다. 그에 비해 성과급적 성격이 짙은 상여금은 회계연도의 결산 이후에 산정해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재의 통상임금 분쟁에 대한 장기적 해결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이 글은 월간 노동법률 9월호 <특집3 통상임금 해법, 전문가에게 듣는다> 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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