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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설특검, 기구특검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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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설특별검사제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내용이다. 민주당 역시 상설특검제 도입에 찬성을 하고 있지만 도입할 특검의 형식을 놓고 제도특검과 기구특검 사이에서 논의가 분분하다.

    기구특검은 별도의 기구와 조직, 인력을 갖춘 특검사무소를 상설로 운영하는 제도이고, 제도특검은 일반법에 특별검사의 근거만을 두고 특검사무소는 특검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꾸리게 되는 제도를 말한다.

    그동안 특검의 역사를 돌아보면 상설특검의 형태에 참고가 될 것이다. 모두 11번의 특검 중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특검들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를 보면, 용두사미로 끝난 특검(스폰서검사특검), 법과 원칙을 저버린 면죄부수사(삼성특검), 밝힌 것은 ‘면죄’뿐(디도스 특검), 특검을 특검해야한다(BBK특검) 등이다. 국민적인 관심속에 출범한 특검에 대해 이런 혹독한 평가가 내려진 이유는 수사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왜 특검의 수사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을까. 그 해답은 그 동안의 특검제도의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특검,-내곡동특검특검은 짧은 기간내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역대 특검에게 수사를 위해 주어졌던 시간은 통상 30~40일이고 여기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0~20일 연장하더도 길어봐야 두달 남짓에 불과하다. 역대 최단기 특검으로 기록된 내곡동 사저 특검은 대통령이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해 수사기간이 고작 30일이었다.

    수사개시 이전 20일 가량 준비기간이 주어지지만 그 기간 동안 특검은 수사를 담당할 인력을 충원하고 수사할 장소와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수사 인력을 검찰, 변호사, 경찰들로 구성하고 수사지원인력을 정부의 각 부처로부터 지원받는 등 100명 안팎의 수사팀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검이라는 것이 검찰과 경찰과 같은 기존 수사시스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제도이므로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이 수사를 하게 하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맞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업무 성격상 수사기관의 반대편에서 피고인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무엇보다 수사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있더라도 퇴직 후 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변호사들이 갑작스런 제안을 받고 하던 업무를 전면 중단하고 휴직계를 낸 후 특검 소속이 되어 정반대의 입장의 일을 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적응력이 뛰어난 변호사라도 수사기록을 숙지하고 검찰의 입장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3주가 필요하다.

    또 수사는 검사나 수사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제대로 된 화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각 기관에서 파견된 인력들과 조율할 시간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로부터 검사 인력을 지원받는다. 파견된 검사들이 수사전문가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속한 기관에서 이미 결론을 낸 사안에 대해 새로운 단서를 쉽게 발견해 낼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면 왜 특검이 필요했겠는가.

    특검의 문제는 수사의 전문성 문제로 인해 수사 초기에는 파견 검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변호사인 특별수사관이 적응을 할 즈음이 되면 수사 기간이 만료되고 만다는 제도적 한계에 있다.

    수사는 사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수사를 할 사람이 먼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적 관심이 쏠린 중대 사건을, 매우 한정된 시간 내에, 그것도 거대 검찰조직이 파헤치지 못한 무엇인가를 밝혀낼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국가적인 욕심이고 불가능에의 도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동안 시행한 특검의 교훈은 상설특검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특검으로는 부족하고 기구특검이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기구특검이 기존 검찰조직의 옥상옥이라고 비판하지만 어차피 특검이라는 것이 옥상옥의 제도 아니던가.

     

    ◊ 이 글은 2013년 9월 11일자 한국일보<아침을 열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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